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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강기갑의원 공중부양 업그레이드버전 나올까?

by 장복산1 2012. 1. 1.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2일 국회에서 농성 중이던 민주노동당 당직자에 대한 강제해산에 항의하며 국회 업무를 방해한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지난 2009년 1월 미디어법 처리에 반발해 국회 사무총장실에서 집기를 부수고 소위 ‘공중부양’ 을 해 기소된 사건입니다.

 

그런대 어쩌면 우리는 머지 않아 강기갑이원의 공중부양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버젼을 대한민국 국회에서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갱상도 블로그-창원 을 진보진영 후보 합동인터뷰가 30일 오후 2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손석형(통합진보당)·김창근(진보신당)·박훈(무소속) 후보가 같이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양아치변호사'로 묘사된 무소속 예비후보인 박훈 변호사가 "강기갑 공중부양"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예고했습니다.

 

나는 "2012 진해 시민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 공동추진위원장을 맏았습니다. 그래서 걱정이 좀 많습니다. 생각만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은 했지만 이만저만 난감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작정하고 창원 을 진보후보 블로거 합동인터뷰에 참석을 했습니다. 

 

그런대 합동인터뷰에서 만난 사람이 영화 '부러진화살'의 '양아치 변호사'입니다. 부러진 화살은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된 김경호 교수가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한 사건입ㄴ다.

 

격렬한 몸싸움, 담당판사의 피 묻은 셔츠, 복부 2cm의 자상, 부러진 화살을 수거했다는 증언, 곧이어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사법부는 김경호의 행위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 피의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합니다. 

 

비타협 원칙을 고수하며 재판장에게도 독설을 서슴지 않는 김경호의 불같은 성격에 변호사들은 하나둘씩 변론을 포기하지만, 마지막으로 선임된 자칭 ‘양아치 변호사’ 박준의 등장으로 재판은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박준이라는 '양아치 변호사'로 묘사된 사람이 바로 창원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박훈후보 입니다. 그는 진보정당 통합을 추구하는 경남지역 '진보합창'의 집행위원장을 맏아 진보정당의 통합을 위해 노력을 했으나 실패하자 무소속으로 출마를 결심한 모양입니다.  

 

'양아치 변호사' 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모르지만 박훈후보를 처음 본 인상은 사회적 반항아(反抗兒)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국가를 경영할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역언론사에서 파워블로거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하는 그의 거침 없는 언행 때문입니다.

 

하기사 국가경영에 참여할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했다면 지역언론이건 블로거를 만나는 일에 특별히 신경쓸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편하게 자신의 참된 모습을 보여 주면서 하고싶은 이야기를 하면 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도 법을 다루는 변호사라는 그의 직업이 주는 선입견과 다르게 우리나라에는 법이 한 3천개 정도 있는데 전부 쓰레기라는 표현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과연 내가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하는 것이 맞는지 한참을 망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나도 대한민국 법들은 쓰레기 같은 법이라는 생각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에도 "2012 진해 시민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진해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한 사실이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설명대로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나 화가 났던지 모릅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국가를 경영할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에 국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좋은 후보를 추천하거나 선출하는 일을 이렇게 막고 저렇게 제한 한다는 사실은 엄연한 국민의 참정권을 법으로 제한하는 행위라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교묘한 방법으로 선거법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빈대잡기 위해서 초가삼칸을 태운다는 말 같이 공명선거를 핑계로 국민들의 참정권 자체를 제한하는 법이라면 쓰레기 같은 법이 맞습니다.

 

이날 인터뷰는 주로 진보 1번지 창원에서 권영길 국회의원이 진보대통합을 위하여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문제에 대한 서로 엇갈린 해석이 쟁점이었습니다.

 

창원을을 새로운 진보정당의 몫으로 남겨둔 상태를 리틀 권영길을 자처하며 총선출마를 선언한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가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 하는 문제를 서로 따지고 답변하는 형국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이 박훈후보에게 질문한 답변이 압권(壓卷)이었습니다. 질문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강기갑의원의 공중부양이나 김선동의원의 국회 최루탄 투척사건을 박훈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리고 만약 박훈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그와 같은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지 그보다 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대응할 것인지 답변하라"는 취지의 질문이었습니다.

 

박훈후보의 답변은 정말 간단명료 했습니다. 당연히 강기갑의원의 공중부양이나 김선동의원의 최루탄 추척사건을 지지한다. 그리고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면 그 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버전을 보여줄  것이다. 강기갑의원의 공중부양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을 보고 싶으면 자신을 국회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 합니다. 어쩌면 이와 같은 모습이 대한민국의 참 모습입니다. '나꼼수'에 열광하는 국민들의 정서일 것입니다. 

 

  (박훈 후보의 동영상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날 인터뷰를 지켜 보면서 과연 '강기갑의원 공중부양 업그레이드버전이 나올까?'하는 문제에는 회의를 느끼며 돌아 왔습니다. 모두가 말들은 진보 대통합이니 진보합창이니 하지만 실상은 통합이나 후보단일화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려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갱상도 블로그-창원 을 진보진영 후보 합동인터뷰는 손석형 통합진보당 후보의 후보자격에 대한 시비로 시작해서 변명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김창근후보와 박훈후보는 손석형후보가 도의원을 중도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려고 하는 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특히 손석형후보를 동지로 호칭하는 김창근 후보가 이날 손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파고 들더군요.

 

불과 4년 전 한나라당 강기윤 도의원이 도의원을 사퇴하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한다고 했을 때 당시 민주노동당에서 손석형후보 자신이 중도사퇴하면 안 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사실을 상기 시키면서 손석형후보의 보편적인 윤리문제나 진보의 가치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창원 을 진보후보 세사람이 아주 다정하게 손을 잡고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다정하게 손을 잡고 연출한 미소속에는 서로 다른 생각과 자기 중심적 판단기준들이 얽혀 있습니다.

 

후보 단일화도 어렵겠지만 진보 대통합은 더욱 어렵겠다는 생각들이 마구 머리속을 맴돌며 나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고사성어가 머리속에 떠 오릅니다. 자기 자신들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가정을 다스리고 나라 일을 도모하겠다고 나서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그런 사람들이 갑자기 많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더 혼란스럽습니다. 

 

진해가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서 걱정이 많습니다. 진해, 마산, 창원이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로 통합될 때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람들이 요즘 갑자기 진해를 되찾겠다고 하면서 나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번에는 진해 국회의원 선거구에 한나라당에도 예비후보가 3명이나 등록을 했습니다. 야권인 민주통합당과 무소속으로 6명이나 예비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자천타천으로 거명되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야권후보만 9명이 넘을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이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무소속후보를 포함한 야권후보 9명을 단일화 한다는 일이 그리 쉬운일은 아닐 것이라는 사실이 요즘 내가 하는 걱정입니다.

 

도의원을 중도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이유를 가치의 문제, 논쟁이 없진 않지만, 당원들의 엄중한 명령이라는 손석형후보의 이야기도 맞는 것 같습니다. 김창근후보가 이야기하는 진보신당이 대안이 아니라고 여기는 동지와 통합진보당에 실망하는 동지들을 모으는 게 과제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맞는 것 같습니다. 박훈후보가 이야기하는 강기갑의원의 공중부양 업그레이드 버전을 보기위해서는 자신을 국회로 보네야 한다는 이야기도 맞는 것 같습니다.

 

나는 아마 진해에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하는 열명이 넘는 사람들도 똑 같은 이유와 변명들이 있을 것이라는 문제가 더 걱정이 됩니다.   내일은 손석형 후보의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