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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로또복권을 꿈꾸는 진해 국회의원후보들

by 장복산1 2012. 1. 22.

내가 사는 진해 중앙시장에는 아침마다 가개문을 열면 일수로 돈을 쓰라는 작은 명함크기의 전단들이 짜증날 정도로 주변에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심지어는 영업시간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골목을 돌면서 집집마다 가개마다 일수돈 쓰라는 명함전단을 날려보넵니다. 치우면 또 뿌리고 뿌리면 또 치우는 일이 반복되면서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이제는 짜증이 나면서 시장상인들에게는 거의 공해수준 입니다. 

 

도대체 누가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남에게 빌려주지 못해서 안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시장 상인들에게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 오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명함돌리기행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총선과 대선이 아직은 멀었지만 예비후보라는 공직자 선거법이 만든 선거운동제도 덕분에 로또복권을 꿈꾸는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날개를 달았습니다.

 

융단폭격하는 의정보고서

현역국회의원의 의정보고서는 마치 융단폭격을 하듯 최고급 하얀 봉투에 '세대주님께  드립니다.' 하는 문구를 무기로 집집마다 마구 뿌려지고 있습니다. 

 

최고급 아트지로 인쇄된 38페이지 분량으로 제작한 진해지역 김학송 국회의원의 의정보고서의 외형이나 내용은 화려함의 극치를 넘었습니다.

 

어제, 오늘, 내일의 진해가 온통 김학송 국회의원 한 사람에 의해서 다 이루어졌군요. 진해 주민은 없습니다. 오직 지역국회의원 한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했다는 자랑만 즐비합니다.

 

국가사업으로 한 일도 모두 지역국회의원이 한 일이 되고 창원시에서 한 일도 모두 지역 국회의원이 한 일이 되는군요. 지자체가 통합되고 창원시에서 3개 프로잭트추진단인 마산 르네상스, 스마트 창원, 진해 블루오션 추진단을 구성하고 막대한 예산을 지원해서 중점사업을 연구한 일이 있습니다.

 

진해 불루오션 추진단장은 김학송 국회의원 비서관을 지내던분이 맏았습니다. 창원시 예산을 투자해서 중점과제로 연구한 "제황산공원 개발조감도"나 "신항발전 조감도"는 아무리 봐도 '진해불루오션 추진단'에서 보던 조감도가 그대로 김학송 국회의원 의정보고서에 실려 있습니다. 참 대단한 국회의원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도 있습니다. 진해시가 탄생한 이래 최대의 사건인 지자체통합에 대한 국회의원의 역할이나 자랑은 하나도 없습니다. 진해시가 사라지고 진해시청이 없어져 버린 진해, 마산, 창원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지역국회의원의 역할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자랑을 빼 먹은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주민투표 없이 지자체 통합을 하는 방법은 법에도 없던 일을 시의회 의결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진해시의원들의 역할은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지역 국회의원이 서 있었다는 사실을 알만한 진해 사람들은 다 아는 아주 중요한 사실입니다. 김학송 국회의원이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일보다 더 중요한 지자체통합에 기여한 중요한 공적을 의정보고서에서 빼 먹은 이유가 너무 궁금합니다.

     

로또복권을 꿈꾸는 진해 국회의원후보들

진해 김학송 국회의원이 지자체통합과정에서 보여준 혁혁한 전공 때문에 진해에는 로또복권을 꿈꾸는 국회의원 후보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도 국회의원후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퍽 많습니다. 현역의원인 김학송 의원을 필두로 최윤철씨, 이기곤씨, 백승원씨 등이 도전을 하는 모양입니다.

 

 

야권 및 무소속 후보군은 그야말로 인사이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3선 진해시장을 역임한 김병로씨가 이미 출마를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김하용 창원시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했습니다. 변영태씨, 임재범씨, 주정우씨, 심용혁씨, 김종길씨, 김종율씨, 최충웅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했거나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진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습니다.

 

지자체가 통합되고 진해가 사라지는 과정에서 이들은 과연 모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도 궁금합니다. 이제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진해를 되찾겠다고 하는 코미디 같은 "꼼수"들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통합을 막지도 못하고 이제와서 진해를 되 찾겠다는 자신들의 주장에 진해주민들이 동의의할 것이라는 한심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아마 이들은 진해 주민들을 바보천치 정도로 무시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나는 이제 세상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총선을 마라톤 경주로 착각하는 어느 국회의원 후보

국회의원 선거를 하프코스의 마라톤경기 정도로 착각하는 총선후보도 있습니다. 물론 국정에 참여하는 국회의원선거에 출마를 결심할 정도라면 누구나 당선을 자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국정을 책임질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는 사실도 자신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닙니다. 난립하는 후보군들을 조정하고 협의해서 여권과 야권이나 무소속 후보군을 1:1 대결구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정책연합이나 연대라는 어려운 용어까지 동원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아예 야권 및 무소속 후보단일화 협의자체를 부정하고 완주를 주장하는 후보를 나는 어떻게 이해할 방법이 없습니다. 아마 이런 사람은 국회의원 출마가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완주가 목표인 마라톤 경주정도로 착각하는 모양입니다. 국회의원에 당선이 목표가 아니고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목표라면 완주를 고집해도 됩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마다 가개문 앞에 쌓이는 일수돈 쓰라는 명함전단지 같은 후보자 명함을 돌리는 일은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어느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자신이 명함을 돌리며 겪었던 무용담을 들려주기도 하더군요. 나는 국회의원 선거가 자신의 얼굴이나 알리고 명함이나 돌리는 기회로 착가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는 국정을 책임질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중요한 국가적 대사입니다. 하프코스의 마라톤경주 정도로 착각하고 완주를 고집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수돈 쓰라는 명함전단 같은 후보자 명함이나 돌리는 일도 자제하면 좋겠습니다.

 

이미 국민들은 거리에 나뒹구는 명함때문에 지치고 식상해 있습니다. 이제 주민들은 정책개발이나 공약개발을 위한 주민토론회 같은 획기적이고 참신한 행동을 공유할 수 있는 용기있는 후보자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작정 없이 뿌리는 국회의원 후보들의 명함위에 새겨진 얼굴들을 보며 마치 로또복권을 꿈꾸는 진해 국회의원 후보들의 모습으로 연상하는 내가 더 한심스럽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우리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가 좀  한심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해에는 내가 생각을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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