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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김병로 후보의 통 큰 양보를 기대합니다.

by 장복산1 2012. 3. 19.

갱상도 블로그-창원(을) 진보진영 후보 합동인터뷰가 지난 12월 30일 오후 2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민주노총, 진보의 합창, 진보 경남 교수 모임 등이 모여 꾸린 '창원(을) 진보 통합후보 후보발굴위원회'가  손석형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문제로 진보진영단일화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잠정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손석형(통합진보당)·김창근(진보신당)·박훈(무소속) 후보가 동시에 한 자리에 모여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손석형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가 논쟁의 중심에서 도마에 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손석형 후보는 기꺼이 합동인터뷰에 응했으며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도 인터부가 끝나고“선출직 중도사퇴논란 중심에선 손석형 후보라는 글을 쓰면서 손석형 후보의 중도사퇴 문제를 비판한 일이 있습니다.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와 무소속 박훈 후보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3시간 동안 손석형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를 집중 거론했습니다.

 

남이하면 불륜이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는 논리는 진보적 가치의 문제다. 도의원 중도사퇴하지 말고 명분 없는 총선후보를 사퇴할 것을 공식적으로 권고한다. 등 강하게 비판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지난 16일자 보도에 의하면 김창근 후보가 손석형 후보에게 ‘도의원 중도사퇴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공개사과와 도의원선거 보전비 환급조건을 내걸고 ’손석형과 조건부 단일화 가능‘ 기자회견을 합니다. 이에 손석형 후보는 즉시 “단일화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통 큰 양보를 하는 기자회견으로 화답을 합니다. 김창근 후보의 조건부 단일화 제안이 새누리당 심판을 위한 야권단일화에 큰 힘이 될 것을 기대한다며 정치적 결단을 하는 손석형 후보의 행보는 분명한 정치행위였습니다.

 

나는 진해에서 3선 시장을 역임하고 진해의 자치권 회복을 주장하며 무소속 국회의원후보로 출마한 김병로 후보에게 이와 같은 통 큰 양보를 요청합니다. 진해 야권 및 무소속 후보단일화가 지지부진하면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선거 전략이라는 이유로 다른 후보들과 토론회나 합동인터뷰조차 거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꼼수에 불과합니다.


지난 2월 3일에는 오후 2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넷 매체인 100인닷컴 공동 주최로 '제19대 총선 진해 야권 후보 초청 블로거 합동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도 김병로 후보는 집안사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집안 사정보다는 평소 김 후보가 이야기하는 선거 전략상 참석을 거절한 것이라는 의문에 더 큰 비중이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진해무소속 후보들의 단일화를 위해서 시민후보단일화추진위에서는 수차 접촉을 하고 협의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김병로 후보는 3선 진해시장이라는 높은 지명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다른 후보들은 단 한 번이라도 토론회나 정견발표 같은 기회제공을 하고 하자는 여론조사방식의 경선요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김병로 후보는 선거 전략을 노출한다는 이유로 다른  후보들의 토론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시단추는 촉박한 선거일정을 이유로 서둘러 무소속 후보단일화 문제를 결론지었습니다.


'창원(을) 진보 통합후보 후보발굴위원회'가 손석형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문제로 진보진영단일화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잠정 활동을 중단했던 상황과 다른 무소속 후보들의 강력한 반발을 예상하면서 진해 시민후보단일화추진위가 기자회견을 강행한 문제는 지역시민단체의 정체성 문제에 대한 자성과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먹고사는 문제로 지난 토요일 다시 서울에 와 있습니다. 어쩌면 화요일 진해로 내려가겠다는 약속을 이번에도 지키지 못할 사정이 생길지 모릅니다. 그라나 내가 참석하지 못한 회의에서 결정한 문제라고 해서 무조건 동의하고 따라야 한다는 논리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저항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다.’ 는 윌콕스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나는 분명히 내가 참석하지 못한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사실이 없습니다. 단지 공동주진위원장에게 통보조차 없이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외부에 발표하고 통보한 사실에 대한 절차적 하자를 문제 삼았습니다. 그리고 최종 결정사항을 다른 무소속 후보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통보했어야 한다는 명분이나 절차적인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 정치원로인 김병로 후보의 통 큰 정치적 결단을 기대 했습니다. 


나는 정치적 중립과 공평성을 담보해야할 시민단체가 스스로 상대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되는 명분 없는 기자회견을 강행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꼭 해야 한다면 시민단체가 그동안 노력한 사실관계(fact)만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자는 나의 간곡한 요청마저 시단추가 거절한 이유를 아직 동의하지 못합니다.


나는 진해시의 잃어버린 자치권을 되찾겠다는 생각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한 김병로 후보에게 통 큰 양보를 기대합니다. 강제 통합된 지자체를 다시 분리하는 입법을 하려면 전국에서 선출된 똑똑한 국회의원들 300명을 설득할 통 큰 정치력이 필요 합니다. 같은 지역구에서 진해의 자존심과 잃어버린 자치권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서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출마한 몇 명 안 되는 무소속 후보들을 설득하고 협상할 정치력도 없다면 초선국회의원이 국회입법으로 진해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공약은 명백한 공약(空約)이 됩니다.


나는 존경하는 김병로 후보님이 진해주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지역원로다운 통 큰 양보를 기대합니다. 지자체통합과정에서 3선 시장을 지낸 지역원로로서 시장출마가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선언하고 강력하게 지자체 통합을 앞장서서 반대하지 못했던 과오를 진해주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통 큰 양보를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야권 및 무소속 후보들과 만나고 손을 잡으십시오. 좀 더 솔직하고 진솔하게 지역문제를 그들과 토론하고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지역의 모 시민단체 간부는 나에게 이런 충고를 합니다. 내가 시민단체의 결정에 무조건 동의하지 못하고 알량한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나무라는 이야기 입니다. “제가 볼 땐 자신이 느낀 자존심의 상처 때문에 전체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내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는 내가 진해에서 특별히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무엇을 특별히 잃어버릴 것도 없습니다.


나는 내가 지역에서 가지고 있는 나의 자존심을 모두 잃어버리더라도 진정한 야권 및 무소속 후보가 단일화해서 새누리당과 1:1구도로 시민들의 정당한 심판을 받기를 원합니다. 김병로 후보의 통 큰 양보와 정치력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