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강기갑 후보 선거사무소

지난 28일 오후 6시 반 부터 사천, 남해, 하동 선거구 통합진보당 강기갑 후보와 갱불 블로거 합동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마산에서 4시반에 출발하면서 담당기자가 강기갑 후보 수행비서와 통화를 하더니 좀 일찍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랍니다. 한 30분 정도는 일찍 도착할 것 같다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사천을 향했습니다.

 

마산, 진주간 고속도로가 왕복 8차선으로 개통한 이후로 처음 달려보는 길입니다. 도로가 좋아저서 그런지 예상보다 빨리 사천 강기갑 후보 선거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선거사무소에서는 자신을 선대본부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름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와 동명2인 이라는 분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우리와 인터뷰를 약속한 강기갑 후보는 보이지 않고 이정희선대본부장은 우리에게 우선 자리에 앉으라고 하는군요. 우리가 좀 일찍 도착해서 강기갑 후보가 아직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아서 우리를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강기갑 후보는 국회활동을 하면서 좀 특이하게 수염을 기르고 한복을 즐겨 입으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강달프라는 별명과 털보 강기갑으로 통하는 모양입니다.

 

선거사무소 벽에 걸린 현수막도 정말 특이하다는 생각에 사진을 한 컷 찍었습니다. 사실 나는 강기갑 후보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것은 없습니다. 그는 사천에서 농민운동을 하다가 국회의원이 되었고 국회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펴기 위해서 매우 열정적으로 국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강기갑 후보는 통합진보당 원내 대표이기도 하지만 아마 국회에서 그 유명한 공중부양으로 인해서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강후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매우 특별한 국회활동을 하던 분이라 그에 대한 기대도 많았습니다.

 

그런대 강기갑 후보 선거사무소 선대본부장이라는 분의 말이 너무 어이 없고 황당합니다. 멀리 마산에서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로 미리 약속하고 경불공 블로거들이 차량을 두 대에 나누어 타고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강기갑 후보가 남해와 하동을 거쳐 약속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 오자면 밤 9시는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자기들 잘못이라고 사과는 하지만 황당합니다.

 

사연은 선대본부와 수행비서간에 서로 소통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경불공에서는 며칠 전에 약속을 잡았고 강기갑 후보가 제공하는 자료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마산을 출발하면서 확인전화까지 하고 출발한 사실은 무시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내부소통이 잘못 되었다는 이야기와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그렇다고 3시간을 남게 기다린다는 것도 문제고 우리가 하동으로 이동하면 8시쯤 인터뷰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 할 의사가 있는 블로거는 없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사천지역 선거구가 남해, 하동을 합쳐서 선거구조정이 되는 바람에 그만큼 더 넓은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해야하는 관계로 애로사항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스케줄을 조정하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은 갑니다. 그러나 자꾸 정말 항당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와 같은 일정조차 조정하지 못하는 선대본부를 운영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나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우리 일행은 일단 창선대교를 건너 남해로 이동해서 저녁이나 먹고 돌아 가자는 생각으로 의견이 모아지자 강기갑 후보를 인터뷰하기로 한 일정은 자연스럽게 취소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남해를 가려면 하동 입구까지 가서 남해대교를 건너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천에서 창선 삼천포대교를 건너면 바로 남해를 갈 수 있습니다. 다리가 개통된 것은 오래 전 일이지만 나는 처음 건너는 길입니다.

 

다행히 일행 중 선비님 고향이 남해라고 합니다. 선비님이 앞장서서 창선대교를 건너자 아름다운 바닷가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남해군 삼동면 바닷가에 있는 이름도 특이한 "달반늘"이라는 장어구이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주변에는 갯벌체험과 죽방체험도 할 수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저녁 노을과 어울어진 바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누가 특별히 제안한 사실은 없지만 이미 모두가 주변 분위기에 취해서 사진도 찍고 주변을 산책하며 붉게 물든 남해바다의 석양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식당 이름이 의미하는 "달반늘"이라는 의미를 정확히 알지는 못합니다. 저녁을 먹고 나오다 주변사람들에게 듣기로는 달이 늘 반쯤 걸쳐있다는 이야기도 하고 주변에 달반늘이라는 지명이 있다는 이야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식당 이름이 특이한 만큼이나 장어구이 맛도 특이한 것 같았습니다. 원래 장어구이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라 느끼한 느낌을 가지고 먹는 음식입니다. 그러나 전혀 그런 느낌이나 냄새가 없이 담백합니다.

 

모두가 장어구이가 매우 맛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장어구이에 소주가 서너순배 돌았습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시작하면서 '달반늘' 메뉴에 대한 이상한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배달된 국과 밥이 과연 메뉴판에 표시된 공기밥(씨락국 포함)2,000원과 장어탕 정식 5,000원 중 어느것이냐 하는 문제였습니다. 나는 장어탕 정식 5,000원에 한표를 던지고 달그리메님은 공기밥(씨락국 포함)2,000원에 한표를 던졌습니다.

 

 

우리가 이런 논쟁을 하고 서로 투표까지 한 이유는 장어국의 양이나 질이 기대보다 좀 부실하다는 문제일 것입니다. 보통 그간 우리가 장어국을 먹어본 경험은 양도 많고 장어고기도 풍성하게 넣어 주던 장어국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결론은 모두가 장어구이는 맛이나 양에 불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녁 식사로 차린 상에 올라 온 장어국이 5,000원짜리 장어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모두가 실망하는 분위기입니다.

 

'달반늘' 식당의 장어탕을 사진찍어 인터넷에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찍은 사진입니다. 지금 보아도 장어구이는 맛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장어탕은 빈약해 보이는군요. 모두가 황당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