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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경남교육

by 장복산1 2012. 7. 30.

지난 7월 26일 오후 5시부터 경남도의회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경상남도의회와 경남교육발전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책읽는 경남,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토론회가 경남도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나는 도의회에서 이런 토론회를 준비하고 진행한다는 사실자체가 경남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무척 희망적이고 발전적인 행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경남도의회 의원들 12명이 모여서 경상남도 교육정책의 연구와 분석을 통한 의정활동 능력강화 및 대안마련을 위해서 "경남교육발전연구회"라는 모임을 조직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진지하게 토론하는 토론회도 처음 경험 했습니다. 애초의 계획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을 예정 하고 시작한 토론회는 저녁 8시가 넘도록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진지하고 생생한 이야기들을 토론하며 진심으로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나는 처음에 경남교육의 희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선 경남도의회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고민을 한다는 자체가 매우 의망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도의회 의원들이 여와 야를 구분하지 않고 경남교육발전연구회를 결성해서 교육문제를 고민한다는 자체가 경남교육의 희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은 책읽는 경남,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이라는 토론의 주제도 경남교육의 희망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나라 교육문제를 이야기하면 항상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뒤로하고 입시를 교육의 최상목표로 하는 사회적 병패를 이야기합니다. 교육현장의 지상목표가 된 입시전쟁으로 인하여 공교육 시스템과 질서는 이미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오직 입시를 위한 주입식 교육과 사교육이 교육현장을 지배하는 사회적 병패를 해결할 특별한 방안도 없습니다. 결국은 학교폭력 문제가 국가적 어젠다(agenda)가 된 현실에서 책읽는 경남,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토론을 한다는 것은 경남교육의 희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경남교육의 수장이 외면을 하고 심지어 경남교육청 실무 담당자 마저 참석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경남교육의 절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경남도의회 도의원들과 교육위원들이 모여서 함께 경남교육의 문제점들을 고민하고 대안마련을 하려고 결성한 "경남교육발전연구회"가 주최하는 토론회를 경남교육청에서 외면한다는 사실을 나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는 마치 경남교육의 캄캄한 미래와 절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날 주제발표를 한 양재한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가 시행되기 전인 1967년도에 경상남도는 타 시,도에 비해서 학교도서관 수가 월등히 앞서 있었으며 특히 학생 1인당 장서수는 전국평균의 2배에 달하여 타 시도와 큰 격차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80년대, 90년대를 거치면서 경상남도 학교도사관은 지방자치시대에 오히려 전국 최하위권으로 내 몰렸다고 합니다.

 

물론 이 날 토론에 참석한 참여자들이 대부분 경상남도 학교도서관을 관리하는 비정규직 사서들이 모였다는 관점에서도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이 날 토론이 진정으로 학교도서관의 활성화 정책을 위한 정책토론인지 아니면 비정규직 사서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문제를 고민하는 토론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학교도서관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학교도서관을 관리할 사서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토론자의 이야기같이 아무리 좋은 시설에 병원을 지어놓았다고 한들 의사가 없는 병원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설명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경남교육청에 수 억원의 불용예산이 남아 있음에도 학교도서관 비정규직 사서들의 정규직전환이나 무기계약문제를 외면하는 문제에 분노하는 모 도의원의 모습에서도 경남교육의 절망을 느꼈습니다. 경남교육의 수장은 이와같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들을 어쩌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문제는 경남의 공교육을 담당하는 경남교육의 수장이 학교도서관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나는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은 초,중등교육법이나 교육법시행령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책을 읽도록 하고 책읽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은 사교육에서 절대 담당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당연히 국가 기관인 공교육시스템에서 최 우선하는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지금 국가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비정규직문제를 국가기관인 경남교육청에서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듯 한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경남교육청 예산의 상당액을 불용예산으로 이월하면서 학교도서관 사서들의 무기계약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 도의원은 경남교육청 사무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경남교육청이 시용하지 못하고 이월한 상당액의 불용예산들을 확인했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선출직 교육감인 고영진 교육감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육자치의 기본은 지역의 실정에 맞게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반연되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것 입니다.  경남 교육감은 학교도서관 사서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지역주민들의 대의기관인 교육위원회나 도의회 의사까지 외면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고영진 교육감은 교육자치에 대한 기본인식이나 사고를 잘 못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경남교육감은 도의회와 경남교육발전연구가 주최하는 「책읽는 경남,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 적극 참석해서 서로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밤 8시가 넘도록 저녁도 거른체 진행된 "책 읽는 경남,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경상남도 교육감이 의도적으로 외면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안타까운 일 입니다. 지역의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경상남도 교육감의 직무유기 입니다. 나는 「책읽는 경남, 학교도서관 활성화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서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경남교육의 현실을 보았습니다.

 

경남도의원들과 학교도서관 사서들이 도의회에 모여서 경남교육을 함께 고민한다는 것은 경남교육의 희망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교육정책 토론회를 외면하고 지역 교육문제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민심과 소통하지 못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권위적 사고에서 안주하는 경남교육의 실종된 정책은 절망입니다. 경상남도 교육정책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