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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합천 삼가 한우 즐기기

by 장복산1 2012. 9. 25.

합천에 가면 양천강변에 있는 삼가에 들려서 '삼가 황토 한우'의 맛을 필히 보아야 합니다. 합천까지 갔다가 자칫 삼가한우를 맛보지 못했다면 내내 후회를 할지도 모릅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소고기와 한우를 다르다고 구분하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어쩌면 한우와 삼가 황토한우도 구분을 해야할 것입니다.

 

원래 합천군 삼가면에는 우시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우시장을 중심으로 한우고기를 판매하던 것이 점점 그 맛의 유명세를 타면서 이제는 진주, 마산에서 삼가황토한우의 맛을 보려는 원정 맛 기행팀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나는 지난 해에 블로거 팸투어를 하면서 처음 삼가 한우의 맛을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블로거 팸투어를 하면서 어김 없이 들리는 삼가황토한우 맛 탐방에 기대와 설레임이 가득합니다. 

 

삼가장터 입구의 어느 식당 앞에 서 있는 장식품이 유난하게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마다 얼마나 만졌던지 특정 부위가 반질반질하도록 새까만 때가 끼어 있습니다.

 

아마도 삼가황토한우를 먹으면 이렇게 힘이 좋아 진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광고하는 조각품인 모양입니다. 참 재미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예약한 식당에 들어서자 이미 식당에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미리 주문을 하면 생고기를 포장해서 판매한다는 사실을 식당문을 나설 때 알았습니다. 실비단안개님은 어떻게 알았는지 미리 삼가한우 생고기를 주문해서 우리가 식당을 나설 때에 스치로폼 박스에 주문한 한우를 포장 하고 있습니다. 

 

음식은 오직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먹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제는 허기진 배를 체우는 문제도 있지만 음식을 즐기면서 먹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맛과 냄새를 음미하며 즐기는 기분 좋은 식단을 찾아서 사람들은 백리 길을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김밥집도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시대입니다. 라면집도 체인점으로 운영을 합니다. 커피 한 잔이 밥 한 그릇 보다도 비싸게 팔립니다.그래서 아마 실비단안개님도 합천삼가에서 한우를 사 들고 제법 먼 길인 집으로 가는지 모릅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허기진 배를 체우는 방식으로 삼가한우를 구어서 먹기로 하고 작정 없이 불판에 고기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고기를 굽는 순서와 방법을 설명합니다. 처음에는 기름기가 많은부위부터 올려서 불판에 기름을 두르고 조금씩 조금씩 구어서 바로 먹어야 제맛이 난다고 합니다.

 

식당에서 써빙을 하는 아주머니의 설명도 같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주문한 모듬 한우를 불판에 올리는 순서를 설명합니다. 누군가 그렇다면 아예 접시에 고기를 담을 때 순서에 따라 돌아가면서 담아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어쩼거나 이미 마구잡이로 불판에 올려서 익어가는 고기를 다시 내리지도 못하는 우리에게는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적당히 익어가는 한우를 아주 맛있게 즐기며 먹고 있습니다.

 

다른 테이불에서는 불판을 소주로 닦아내는 새로운 방법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정말 고기를 먹고 즐기는 방법도 서로 다르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나에게는 맛이 넘치는 삼가 한우고기 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배불리 먹은 다음에 나오는 먹음직 스러운 된장찌게가 다시 나를 유혹 합니다. 내가 식탐의 유혹에 빠질 정도로 그렇게 미련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토록 부른 배를 껴 안고 다시 수저를 들고 있습니다. 아마 내가 육고기의 유혹에 약하기 때문에 고혈압과 통풍약을 20년이 넘도록 복용하고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