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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화련한 외출 마산 창동예술촌

by 장복산1 2012. 9. 26.

지난 주말에는 마산 창동예술촌으로 화려한 외출을 했습니다. 언제부터라고 딱 집어서 기억을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유통구조의 현대화를 이유로 대형유통업체들이 유통시장에 진출하면서 유통시장에는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대형유통 체인들이 지방상권을 잠식하며 수백년을 이어 오던 전통시장들은 대형유통에 상권을 빼앗기며 시장자체가 초토화되고 말았습니다.

 

전통 재래시장마다 셧터를 내리는 점포들이 늘어 가면서 시장자체가 어둠침침한 슬럼가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한 때는 마산 창동하면 전국에서도 땅 값이 제일 비싸기로 소문이 날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사람들이 붐비던 상가입니다. 3,15 의거와 부마항쟁의 발원지이기도 한 창동은 그 만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상권이었습니다.

 

그토록 화련한 창동거리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언제부터인지 하나 둘 사람들이 떠나자 시름시름 중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셔터 문을 내리는 빈 점포들이 늘어나면서 골목은 어둠침침하게 어두워지고 상권은 활기를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2010년 마산, 창원, 진해가 자치권을 포기하고 통합창원시로 통합하고 새로운 출범을 하면서 창원시는 마산 원도심재생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창동, 오동동상가 상인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통합 창원시가 도시의 균형발전을 목표로 추진한 마산 원도심 재생사업은 드이어 2011년 2월 국토해양부로 부터 도시재생 R&D 테스트베드 지역으로선정이 되었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중소기업지원청에서 선정한 상권활성화 구역으로 선정되어 100억 규모의 국비지원을 받게 됩니다. 금년에는 국토해양부의 도시활력 중진지역 개발사업으로 95억원의 국비도 지원 받습니다.

 

유통구조의 변화와 함께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재래시장의 빠른 몰락과 슬럼화를 탈출하기 위해서 지금 나라에서는 국가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재래시장과 지역전통상권은 정치권의 가장 중요한 관심대상에 포함되면서 지방자치단체 마다 몰락하는 재래시장을 되살리려고 각고의 노력을 다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마다 대형유통업체의 영업일자를 규제하는 조례까지 제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마산 창동은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창동상가의 화려했던 시절을 꿈꾸며 국토해양부, 중소기업지원청, 창원시가 창동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상인들도 창동상가 상인회, 오동동 상인회, 부림시장 상인회, 어시장 상인회가 힘을 합하기 위해서 "창원시 상권활성화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창동상가 뒤 편의 골목마다 비어있던 점포들을 창원시에서 일괄해서 임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입주를 희망하는 예술가들에게 무상으로 재임대를 하면서 창동은 예술촌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지금 창동 예술촌에는 50여명의 예술가들이 입주해서 창동골목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습니다. 나는 지난 주말에 경남도민일보와 그 자회사인 사회적 기업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에서 주관하는 창동예술촌 블로거 팸투어에 참여했습니다. 마산 창동예술촌 탐방은 나에게 예상하지 못했던 화려한 외출이었습니다.

 

 

 

 

기억속에 남아있던 어둡고 침침하던 창동상가 뒷 골목은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골목마다 페인트를 칠하고 새로운 간판을 달아 외형적인 변신도 있었지만 점포마다 예술가들이 작업을 하는 망치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이 보입니다. 창동상가 주도로에는 Free Market 이라는 새롭고 이색적인 난장이 서면서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창동예술촌 블로거 팸투어에 참여한 우리 일행은 회화팀,  조각 도예팀, 공예팀, 잡탕팀으로 편을 나누어 창동예술촌을 탐방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조각 도예팀에 참여해서 창동아트샵을 방문했습니다. 조각예술가인 조정우작가가 열심히 작업하던 일 손을 멈추고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우연한 인연이겠지만 조정우님은 저녁에 블로거들과 예술가들이 자리를 같이한 예술가와의 간담회에서도 내 옆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는 창동예술촌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예술가들이 예술촌을 떠나지 않고 더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예술촌으로 가꾸는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가들도 사람인지라 우선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서로가 공감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창동예술촌 블로거팸투어 진행과정에서 모 예술가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만약 창원시에서 2년을 계약하고 지원하는 점포세를 계약기간이 지나서 자부담으로 하라고 할 경우에 계속 창동예술촌에 남을 것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제 출발한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2년 후의 문제를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국가에서 몰락하는 재래시장이나 전통상가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지원하는 지원방법이 보통은 외형적인 지원인 하드웨어적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햇빛을 가리는 차양막 공사나 해 주고 공영주차장 건설이나 해 준다고 해서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다시 돌아 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는 이제 소비자들의 기데수준이 너무 높게 상향조정되어 있습니다.

 

조각예술가인 조정우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도 나는 주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아고라광장도 좋고 공연이나 전시행사도 좋지만 창동예술촌에서 예술가들이 창작한 작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경매시스템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문제를 서로 고민해 보았습니다. 역시 닭이 먼저냐 알이먼져냐 하는 논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나는 당분간 예술가들이 자기를 희생하는 정신으로 자신들이 창동예술촌에서 창작한 작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경매를 진행하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해 보았니다.

 

그러나 예술가인 조정우님의 생각은 다른 모양입니다.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을 단순한 가격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아마도 창원시에서는 서울의 인사동 골목을 롤모델로 마산 창동예술촌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예상합니다. 누구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던 창동 예술촌이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뛰어 놀고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주부들과 외국인들의 발길이 보입니다.

 

나는 창동예술촌 아고라광장 앞에 자리잡은 '창동아트샵' 조정우 예술가의 저 환한 미소가 영원히 변하지 말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