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마산 창동예술촌 보리 도예공방

by 장복산1 2012. 9. 27.

 보리 도예공방은 아늑한 차집 같은 느낌을 주고 있었습니다. 도예 공방이라는 상호가 던지는 선입견은 흙을 만지고 물레를 돌리며 장작불 속에 혼을 담는 덥수룩한 수염을 연상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보리 도예 공방은 입구에 걸린 간판부터 여성스럽게 예쁩니다.

 

보리 도예 공방의 주인인 작가는 흙을 만질 사람 같지 않은 여성 도공인 김은진 작가였습니다. 아주 편하게 우리를 맞아 주고 편하게 설명을 합니다. 가끔은 농섞인 짓궂은 질문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진지하게 답변을 하더군요. 마침 누가 선물했다는 무화과도 친절하게 접시에 담아 넵니다. 마침 '진해무화과연구회' 에서 생산한 과일이라 진해에 사는 나도 처음 보는 진해 무화과가 반갑고 관심이 갑니다.

 

무화과를 먹고 차를 마시며 제법 긴 시간을 여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티브이 화면이나 사진으로 접하던 생각보다 도예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도예하면 떠 오르던 물레돌리는 단순한 모습 뒤에 숨어있던 작가의 생각과 숨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은진 작가의 호가 보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공방의 이름도 보리 도예공방으로 지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작품마다 보리문향이 담겨있습니다. 모든 예술작품이 그러하듯 작품에 실린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작품을 감상하는 것 보다는 작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품을 바라보는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흙의 겸손함과, 물의 관용과, 불의 정열을 가지고 도예작품 하나 하나를 만들었을 작가의 정성이 이제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작품 하나 하나에도 작가의 혼과 의도가 숨어 있다는 사실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보리의 이삭 하나를 작품에 세기기 위해서 작가가 쏟은 정성은 마치 작가의 혼을 담은 것 같은 느낌마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컵을 하나 만들면서도 오른손으로 컵을 들었을 때 상대에게 그림이 보일 수 있도록 배려를 해서 문향을 세겨 넣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컵이 새롭게 보입니다. 접시는 아래 부분을 받쳐서 들게 된다는 사실을 생각 해서 아래 부분에 감각으로 요철을 느낄 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었다는 작품도 설명을 듣고 보니 다른 접시같이 보입니다. 마산 창동 예술촌은 이렇게 실제 체험을 하면서 예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산 창동 예술촌은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렘들이 있습니다. 한번 체험하는 체험비가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말 프로그렘으로 운영하는 프리마켓에서도 체험프로그렘이 많이 있지만 평소에서도 각 공방이나 작가들 작업실에서 직접체험하며 같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작가들이 지도를 하는 프로그렘들이 많이 있습니다.

 

창동 예술촌을 진짜로 즐기려면 그냥 스쳐가는 아이쇼핑이나 눈팅하는 정도로 둘러 볼 일이 아닙니다. 가능하면 자녀들과 함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체험프로그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한 번에 여러가지를 욕심내지 말고 한 주일에 한 가지나 두 가지 만 미리 계획을 짜서 체험프로그렘을 예약하고 창동 예술촌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매주 토요일 열리는 프리마켓을 구경하며 창동 예술촌을 미리 함 번 둘러 보면서 체험프로그렘 참여계획을 세우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