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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정동영에게 들어 본 '대선의제(議題)2013'

by 장복산1 2012. 10. 22.

어제는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만났습니다. 지난 2011년 7월 9일 한진 중공업 크레인에서 고공 시위를 하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한 '희망버스'에 동참하러 가던 중 마산에 들려 갱불 불로거들과 간담회를 한지 1년 3개월 만입니다. 한 해가 니났지만 그 때 만났던 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더군요.

(내가 "소금꽃 나무"를 읽고 Posting 을 망서린 이유 http://blog.daum.net/iidel/16078476)


지난 대선에서 낙선하고, 3년 넘게 그는 용산, 쌍용, 한진 등 투쟁현장마다 찾아가 위험천만한 현장을 누비고 있었습니다. 이번 총선에도 강남에서의 용기 있는 도전과 낙선을 경험하고 다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남북경제연합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그가 지난 3년 넘게 보여 왔던 모습이 이번 대선에 다시 출마할 명분을 쌓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치부했던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와 같은 의문들을 가볍게 떨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약과도 같은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정치인들의 마약과 같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유혹 때문에 지역 시민사회의 반대도 무시하고 결국은 경남지사자리를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도 “왠지 불편한 김두관 지사의 대권행보” (http://blog.daum.net/iidel/16078586) 라는 글을 쓰며 김전지사의 신중한 행보를 요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에서 반성을 제일 많이하는 정치인이라는 정동영의 이미지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불로거 간담회는 일요일 정오 창원호텔에서 아주 편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번대선에는 의제가 상실되었다고 진단을 하더군요.

 

사실 국민들은 보수세력이나 진보세력이 이번 대선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분명한 구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면서 과거 문제에 매몰되어 2012대선의 명확한 의제(議題)가 실종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안철수현상이라는 아주 특별한 국민들의 집단적요구의 핵심은 정치쇄신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기득권을 해체하고 새로운 페러다임으로 정치지형을 바꾸라는 국민들의 집단적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판단에 나는 적극 동의합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각 정당들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독일식 귄역별정당명부제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적극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엄청난 일은 감히 누구도 시도하기 조차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국민들의 '정치쇄신'에 대한 집단적 욕구가 분출하는 대선정국이 새로운정치의 페러다임으로 정치판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입니다. 나도 전적으로 동의할 수 이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는 과연 이와 같은 의제를 도출할 수 있는 동력이 민주통합당에 있을지 하는 의문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불로그간담회에서 내가 초등학교 학생수준이면 답변이 가능한 질문을 한 이유도 정당에 대한 작은 신뢰마저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하고 아주 쉬운 일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누구도 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난해한 통합이라는 어렵고 힘든 의제들만 들고 국민들에게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가 불로그간담회에서 정동영 고문에게 질문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민주통합당 대선경선이 끝나고 치열하게 대선경선에 참여했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경선후보들이 경선이 끝난 시점에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설출된 문재인후보를 위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대선경선과정에서 그토록 국가를 위하고 민주통합당을 위해서 목슴까지 바칠 것 같았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경선후보들이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서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원의 한 사람의 입장에서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정고문은 이 문제에 대하여 경선이 시작되기 전 부터 '팀업 라이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경선과정에서 라이벌관계였던 경선후보들을 어떻게 포용하느냐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아니고 최소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었다면 경선을 거쳐 자기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자신의 모든 능력을 보태고 합쳐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다. 그러나 이렇게 너무 당연한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아쉬움이 그의 표정에 숨어있습니다.

 

정 상임고문은 현 선거제도를 고치지 않고 정치쇄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과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선거를 치루는 정당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2012 대선의 의제를 공천권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선거제도를 독일식 권역별 정당명부제를 도입해서 가치중심 생횔중심으로 정치의 페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일식 권역별정당명부제가 통합민주당의 당론으로 결정되었느냐는 나의 질문에 통합민주당의 당론은 중대선거구제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도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 박근혜 후보만 찬성하면 선거법 개정이 가능한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에 동의하기 어려운 것은 아직은 민주통합당의 당론도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대선후보가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들고 나온다고 해서 선거법 개정이 가능할지 하는 문제는 아직도 나에게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지금 정치쇄신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강력한 집단적 요구가 안철수 현상이라는 특별한 사회적 현상으로 분출되는 시기에 국민들을 우군으로 만들 수 있다면 선거법 개정을 하지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험에 의하면 일제청산을 하지 못하고 기득권세력들이 청치의 중심에서서 우리의 정치문화를 좌지우지하면서 기득권을 지켜왔습니다. 이제 정치인들이 공천권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지방권력까지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과연 혁명적발상인 정치기득권을 내려 놓으려고 할지 하는 문제는 의문입니다.

 

오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 민주캠프에서 열린 새로운정치위원회 1차회의에 참석해 "지역주의 정치구조를 지속시키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지역주의의 기득권을 깨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구 의석을 대폭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려야 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아~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불로그 간담회를 진행한 다음에 바로 문재인 대선 후보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경선후보들과 만나는 좋은 모습도 보이더군요.

 

나는 이와 같은 생각들이 대통령 후보의 새로운정치위원회에서 발표하는 발표수준에 머물지 말고 정 상임고문이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번 대선의 중심에 서서 강력한 '의제(議題)2013'으로 체텍되도록 민주통합당의 혁명적변화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경선에 참여했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경선후보들도 대선의 전면에 나서기 바랍니다. 이제는 야권의 단일화에 매달리면서 시간만 보넬 것이 아니라 민주통합당이 집권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전달할 확실하고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정동영 상임고문은 2013년에 집권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려고 올해 대선의 의제를 '의제2012'가 아니라 "의제2013"라고 하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