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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선거철에는 건망증환자가 되는 국민들

by 장복산1 2012. 11. 28.

제18대 대통령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 오전 창원 정우상가 건너편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유세가 있었습니다. 날씨가 좀 싸늘한데다 장소마저 그늘진 편이라 매우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오전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 유세의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사상이 시작이다"라는 구호로 생전 처음 국회의원 선거운동에 나섰던 문 후보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다시 한 번 부산 시민들 앞에서 결의를 다진다는 의미였던 모양입니다. 문재인 후보는 부산유세에 이어서 같은 날 오전 이번 대선과 함께 광역자치단체인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창원을 찾았던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돌발적인 사퇴로 인한 부담 때문인지 아니면 잃어버린 경남지사 자리를 다시 야권으로 찾아 오겠다는 간절한 소망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민주통합당은 당내경선을 거쳐 선출한 공민배후보가 무소속 권영길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사퇴한 문제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침묵을 넘어 문재인 후보도 공민배 후보의 결단을 치켜세우며 권영길 후보와의 선거공조를 약속했습니다.

 

 

 

 

유세장에는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 경남지사직을 사퇴해서 이번 경남지사 보궐선거의 빌미를 만든 김두관 전 지사도 참석 했더군요. 김 전지사는 자신의 중도사퇴문제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대통령후보인 문재인 후보의 당선과 권영길 경남지사 무소속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군중들과 문답식 유세를 하는 것이 좀 이체로웠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어떻게 정권교체를 하고 정치는 어덯게 바꾸겠다는 이야기 보다는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후보를 바판하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네가티브로 유세를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선거철만 되면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후보들은 실행불가능한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상대후보를 마타도어식으로 마구잡이 공격을 해서라도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네거티브 공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죽했으면 안철수 전 후보가 절대 자신은 네거티브로 공격하는 선거는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지만 이번 대통령선거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와 같은 일들이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원인이 사실은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선거철만 되면 모두가 건망증환자가 됩니다. 며칠 전 경남도민일보 발언대에 창원민예총 대표인 김유철 시인이 쓴 <금지곡콘서트를 하는 이유>라는 글을 여기에 인용해 봅니다.

 

사람의 기억력은 참 묘하기 그지없다. 수십 년 전 어린 시절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를 때가 있는가 하면 불과 며칠 전의 일도 어떨 때는 까마득히 생각이 안 날 때도 있다. 이것은 그 사건이 얼마나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는가에 따라서 기억의 농도가 달라지겠지만 아무튼 인간이 가진 기억의 값어치는 그리 믿을 만한 것이 못 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국민들이 선거철만 되면 건망증 환자가 되는 것은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인지 모릅니다.그래서 선거철만되면 후보들은 국민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마구 합니다. 나는 지난 11월 27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경남지사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의 인터뷰 내용이 너무 당혹스럽습니다.

 

◆ 홍준표> 네. 지금 전국에서 꼴찌에서 세 번째로 부채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부채를 어느 정도 청산하지 않고는 도 운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특히 복지예산이 금년부터 대폭 줄어듭니다. 예산 운영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도청부지가 7만평인 것을 이걸 좀 팔아서 지금 하겠다. 그 뜻입니다.

 

도청을 팔아서 부채를 갑겠다는 허무맹랑한 공약은 거의 막가파식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도청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 도청을 팔아먹고 도청을 마산으로 옮기겠다는 이야기 같이 들립니다.

 

◆ 홍준표> 그래서 제가 내건 게 한 2년 동안은 행정절차를 마무리 짓고, 나머지 2년 동안 이전하겠다. 그런 취지로 말씀을 드렸는데. 다음에 기회가 오면 다시 도지사 재선에 나가겠습니다. 나가서 이게 경남도 전체가 균형발전하고 도 부채도 청산하기 위한 공약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번에 만약 제가 도지사가 되면 다음에도 출마를 해서 그걸 마무리 지으려고합니다. 이는 도민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식 발언입니다.

 

무소속 권영길 후보는 "잘못 끼워진 단추 마산창원진해 통합을 원상회복하는 것과 서부경남의 진주권 허브 도시 건설, 조선산업 위기의 선제적 대응 등 행정에 원대한 비전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경남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정권교체와 경남의 도약을 동시에 이룰 인물, 경남에는 권영길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권영길 후보가 마창진 통함문제를 잘못 끼워진 단추 정도로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주민투표절차를 생략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행정편의적인 발상으로 주민자치권을 국가가 몰수해 버린 자치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입니다.

 

나는 권영길후보가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선거공조를 한다면 마창진 재분리 문제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마창진 통합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인 주민투표를 반드시 실시한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마창진 재분리공약은 대통령의 의지가 있어야 실행이 가능한 공약이 됩니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들을 속이고 우롱하는 엉터리 선거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국민들도 이제는 더 이상 선거철만 되면 건망증 환자가 되는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조금만 관심을 두고 살피면 후보들의 허무맹랑한 공약들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모두가 SNS로 소통하며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사는 시대입니다. 더는 선거철 건망증 환자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행히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특보단장인 신계륜 의원이 27일 창원에 와서 "문재인 후보와 권영길
경남지사 후보가 손을 잡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도록 공동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신의원은 시민캠프 허정도 공동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함께 발표했더군요.
권영길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통합 창원시의 행정구역 분리와 관련해 그는 "반드시 주민의견 수렴과 투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입법이 필요하다면 당 차원에서 적극 돕겠다"고 했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