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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1)

by 장복산1 2012. 12. 17.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와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관하는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블로거 팸투어를 다녀 왔습니다. 잘 갖춰져 있는 함양 군내버스를 타고 지리산에서 흘러내리는 엄천강을 따라  용유담, 마천, 칠선계곡, 벽송사, 서암정사 같은 함양에 숨어있는 명소들을 여유롭게 관광하면서 시골정서를 느끼며 하루 밤을 묵는 여행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블로거팸투어 행사입니다.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의 초록문명 지역아카데미 공모사업에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응모하여 선정된 사업이라고 합니다.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프로젝트는 친환경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동시에 마을 주민들에게 소득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도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시외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이동해서 함양 군내버스를 이용해서 함양군내 관광명소를 관광하고 다시 이동하는 여행을 실제 체험하는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출발점인 지리산고속 터미널에는 함양군내버스를 운영하는 지리산고속 사장님도 블로거 팸투어에 관심이 가는 모양인지 마중을 나왔습니다. 해딴에 김훤주 대표에게 전달한다고 꽃다발까지 준비를 하고 추성마을 까지 동행을 합니다.

 

사실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는 얼마 전 경남도민일보에 근무하는 김훤주 기자가 출판한 "시내버스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라는 책에서 시작하는 프로젝트 같습니다. 얼마 전 김 기자가 책을 출판하면서 하던 이야기가 아직 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아무 준비 없이, 어디론가 훌훌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여유롭게 자연도 즐기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다는 생각에 작정 없이 길을 나섭니다. 멀리 가긴 부담스럽고, 집 근처는 너무 심심하고, 자동차는 만만치 않은 기름 값에, 너무 피곤한 게 흠이 됩니다.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시선도 따갑고, 무엇보다 술도 마음껏 마시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시내버스를 타고 군내버스를 타고 경남을 돌면서 쓴 글들을 엮은 것 입니다."

 

 

초록문명 지역아카데미 공모사업에 선정된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프로젝트는 김 기자의 '시내버스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를 모티브로 군내버스를 이용해서 함양군 관광사업과 농촌마을 소득사업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입니다. 군내버스는 농촌지역을 이동하는 한 두명이라도 태우고 운행을 해야합니다. 우선 군내버스를 최대한 황용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군내버스 1일 자유이용권 같은 제도를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일행은 군내버스 이용 체험을 하기 위해서 함양군 지리산고속 터미널에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지리산고속에서 유림, 용유담, 마천을 거쳐 칠선계곡 입구 추성마을까지 군내버스 요금은 3,900원 입니다. 군내버스 운행시간은 매 30분 간격으로 운행을 한다고 하지만 한 두번은 한 시간 간격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삼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군내버스를 타고 하는 여행은 여유를 즐기는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지리산고속을 출발한 버스는 유림, 용유담을 거쳐 마천면사무소까지 들어 갔다 다시 돌아 나와서 칠선계곡까지 가는 동안 왼편으로는 엄천강이 흐르고 오른편으로 스치는 산이나 시골풍경들이 그다지 지겹다는 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쌀쌀하던 날씨마저 풀리면서 마음은 더욱 여우가 있습니다. 마천면사무소까지 들어 간 버스가 잠시 쉬더니 다시 가던 길을 돌아 나옵니다. 칠선계곡으로 가는 길에는 차량이 한 대만 지나갈 수 있는 폭이 아주 좁은 다리도 있어 반대편애서 오는 차가 있으면 기다려야 합니다.

 

쌀쌀하던 날씨가 풀리면서 군내버스는 여행객의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합니다. 추성마을 주차장은 제법 넓습니다. 군내버스는 추성마을에서 쉬다 돌아서 다시 지리산고속 터미널로 가는 모양입니다. 추성마을 입구에서는 할아버지가 텃 밭에 앉아 여유롭게 대나무 빗자루를 엮고 있습니다. 길가에는 미쳐 녹다 남은 눈들이 지금이 겨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점심 식사는 산나물에 시골밥상을 연상했는데 닭도리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산나물에 배추잎을 걸친 찌짐이 나는 무척 반갑습니다.

 

 

 

 

나는 배추잎을 걸치고 지져낸 찌짐을 특별히 좋아 합니다. 내 고향인 충청도에서는 찌짐을 '적'이라고 합니다. 밀가루로 지지면 밀가루적이되고 뫼밀가루로 지지면 뫼밀적이 됩니다. 겨울철이면 늘 적을 지져먹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떠 오릅니다. 점심상에 차라리 닭도리탕이 없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점심을 든든하게 차려 먹고 벽송사로 향했습니다. 벽송사는 '한국 선불교 최고의 종가 벽송사'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벽송사는 조선 중종시대인 1520년 벽송지엄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수행하여 도를 깨달은 유서 깊은 절이라는 설명을 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건축물들은 최근에 신축한 흔적들로 보아 화제로 소실되었거나 어떤 사연이 있는 모양입니다. 벽송사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는 변강쇠와 옹녀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목장승이 있다고 합니다. 도인송과 미인송이라는 소나무 두 그루도 방문객의 시선을 끌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