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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3)

by 장복산1 2012. 12. 21.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와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관하는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블로거 팸투어의 최종 목적지는 해맞이 마을로 불리는 임호마을 이었습니다. 해딴에는 농촌마을인 임호마을의 마을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도시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편안한 마음으로 농촌을 찾아오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이 교류하면서 농가체험이나 숨은 농촌지역의 관광지를 개발해서 농가소득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농촌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사회적기업 ‘해딴에‘에서 처음 선정한 마을이 임호마을 이었습니다.

 

도시의 마을가꾸기에 성공한 대표적 마을은 통영의 동피랑벽화마을이 있습니다. 통영의 대표적 어시장인 중앙시장 뒷쪽 언덕에 있는 마을로 동피랑이란 이름은 동쪽벼랑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벼랑끝에 버려지다 시피한 마을에 자원봉사자들이 벽화를 그리면서 이제는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유명한 관광지로 마을이 바뀌었습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마을을 가꾸고 삶을 발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임호마을은 함양여씨(咸陽呂氏)의 본거지로 여이메 시조의 묘와 고려 중엽 여진족 정벌에서 순절한 여림청 대장군의 묘가 마을 입구에 있습니다. 

 

함양여씨 시조 여이메(呂御梅)는 중국 당나라 때 황소의 난을 피해 우리나라에 왔다는 안내문이 있습니다. 그는 여임청과 여광유 등 두 아들을 두었고, 여임청의 아들 여자장과 여존혁 형제, 그리고 여광유의 후손들이 함양을 본관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마을 입구에는 잘 가꾸어진 함양여씨의 제실뒤로 함영여씨 시조묘와 장군묘가 있습니다. 제실을 끼고 오른편을 돌아 마을입구에 이르자 30여 가구가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대부분은 나이드신 어르신들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농촌은 어디나 연세가 많은 노인들만 남아서 농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농촌에는 죽은 사람들의 묘지만 남아 있고 산 사람들은 모두 떠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임호마을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마을을 오르자 간혹은 사람이 살지 않고 비어 있는 집들도 보입니다. 아직 농촌에 남아서 농사일을 하는 어르신들이 어떤 변화를 바라거나 농촌마을을 가꾸어 보겠다는 일에 참여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을을 돌며 우리를 안내한 '해딴에'의 박영주씨는 집집마다 들려 주인을 불러 인사를 나누면서 우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을가꾸기 사업을 계획하고 '해딴에'가 사업설명회를 개최한지 얼마 않 되는 시점에 벌써 마을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진심으로 반갑게 맞이 하고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의 표정에는 고마움이 베어 있습니다. '해딴에'의 마을가꾸기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좋은 느낌들이 성공을 예감하고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의 표정에서 고마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바뀌는 마을의 모습은 우선 집집마다 새로 단장한 예쁜 이름표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마을 입구에 서있던 방향표지판도 아주 특이합니다. 가끔 농가숙박집을 표시하는 작고 앙증맞은 표지판들도 방문객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붙어 있는 이름표의 모양도 예쁘지만 내용들이 더 재미있게 꾸며 놓았습니다. <허금순님,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마을 첫 집에 사시는 정취댁 할머니 입니다.> 하는 식이지요.

 

집집마다 달려있는 이름표뿐 아니라 바가지 샘이나 대밭길 같은 안내표지판들도 참 재미있고 예쁘게 만들어 마을을 가꾸고 있었습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기쁜 표정으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연인지 다행인지 휴천면장님도 임호마을 출신이라고 합니다. 마을 어르신들이 면장님이 거들며 설명을 하니 마을가꾸기 사업에 이해가 빨랐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침 면장님이 오셨군요.


 

 

 

우리는 마을을 둘러 보고 마을회관에 모였습니다. "버스타고 함양속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각자의 의견이나 마을가꾸기 사업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는 토론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우선 군내버스를 타고 함양에 숨어있는 관광지들을 둘러보는 군내버스 이용 방법을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내버스 승차권으로 타고 내릴 때 마다 요금을 지불하기가 매우 번거롭다는 생각입니다. 일정한 기간을 정해서 군내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발행하는 방법을 모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을가꾸기도 우선은 마을주민들이 아이디어 개발단계에서 부터 스스로 참여하고 마을 주민들의 의지로 마을가꾸기를 진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한 것은 군내버스의 자유이용권도 이미 계획되어 있으며 마을가꾸기도 집집마다 이름표를 다는 단계에서부터 일일히 이장님과 문구 하나까지 협의를 했다고 합니다. 저녁식사는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이 손수 차린 시골밥상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고향냄새가 베어 있는 시골밥상을 받아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지만 이와 같은 상차림을 하신 마을 어르신들의 수고를 생각하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딴에' 김훤주 대표의 설명으로는 시골에서 보통으로 식사하는 상차림에 수저 하나 더 놓는 것으로 생각하고 부탁을 했다고 하지만 상을 차리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여실하게 눈에 보이는 상차림이었습니다.

 

임호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차려주신 시골밥상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몇몇은 마을회관에서 자기로 하고 몇몇은 농가숙박체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선비님과 같이 임호마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농가로 안내되었습니다. 박영주님이 우리가 묵을 집 주인은 군의원도 했다는 설명도 합니다. 새로 산 것 같은 요 이불이 준비되어 있고 세면도구도 세로 구입한 것을 준비 했더군요. 과연 이렇게 하고 하루 숙박비를 얼마를 받을지 모르겠습니다. 서로 편하게 어울려 묵을 수 있는 숙박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