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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4)

by 장복산1 2012. 12. 24.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임호마을을 마을가꾸기 사업 제1호로 선정한 이유가 임호마을 뒤에 있는 화장산을 염두에 두었던 모양입니다. 해딴에 김훤주 대표가 화장산에 감탄을 하면서 자랑을 하는 것으로 보아 내일 새벽에 한 번 꼭 올라가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화장산은 함양군의 가장 동쪽에 있는 산으로 해발 586,4m의 산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함양이 다 보인다고 할 만큼 안의, 지곡, 병곡, 백전, 함양, 유림, 휴천이 다 보인다고 합니다.


화장산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은 화장산을 둘러싸고 있는 지리산 천왕봉, 준봉, 법화산, 삼봉산, 오봉산, 월경산, 백운산, 괘관산, 거망산, 황석산, 기백산, 감악산, 황매산, 둔철산, 오봉산, 필봉, 왕산, 욍등재 등의 유명산들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져진다고 자랑을 하는데 나는 산 이름조차 모두 기억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벽 6시반에 화장산에 올라 가기로 약속을 하고 청한 잠이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쉽게 잠들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자다말다하고 눈을 뜨니 새벽 6시 반입니다. 전화가 오겠지 하면서 기다리다 선비님하고 같이 마을회관으로 내려 갔습니다. 일행은 이미 산행을 떠나고 마을회관은 비어 있더군요. 선비님하고 둘이서 이정표를 따라 화장산을 오르다 우리는 정상을 찾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화장산으로 오르는 길이 그렇게 험하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생각하던 정상과 다른방향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오르다 정상쪽으로 길을 찾아 셋길로 들낙거리기를 서너번 하고 나니 이미 해가 떠 오르고 있었습니다. 정상에 올라가 일출을 맞이하겠다는 희망이 없어지자 산행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화장산 가는 길에 새로 신축한 집들이 두어체 보이느 것이로 보아 도시에서 갓 귀농한 농가 같았습니다.

 

마을가꾸기 사업이 성공하려면 이와 같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농한 젊은층 사람들이 적극참여하고 주축이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마을가꾸기 사업을 통해서 마을 원주민들인 어르신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친숙하게 살아 가는 것이 성공적으로 농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방안도 됩니다. 선비님과 나는 화장산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대신 화장산 일출의 장관을 일행들 사진으로 감상해야 했습니다.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블로거 팸투어는 마치 함양속에 숨어있는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그냥 지나쳐버릴 것 같은 함양군 산하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찾아내는 기쁨이 있습니다. 거다란님은 화장산 일출을 보고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명소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신기하다며 연신 감탄을 금치 못하고 화장산 정산에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들을 나에게 보여줍니다.

 

아침식사를 하려고 휴천면 사무소 앞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만났던 도원다방이라는 간판도 무척 정겹게 느껴집니다. 이제 도시에서는 보기조차 어려운 다방이라는 간판과 다방입구의 풍경이 세월을 10년은 뒤로 돌려 놓은 것 같은 정겨움으로 다가 옵니다. 도원다방 옆에 있는 도원식당의 상차림도 여기가 시골이라는 충분한 분위기와 느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휴천면사무소 앞 들녁에 있는 함양 목현리의 구송도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목현리의 구송은 소나무의 한 품종인 반송으로 밑동에서부터 굵은 가지가 여러갈래로 갈라져 옆으로 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 나무는 가지가 9갈래로 갈라져 구송(九松)이라 불렸는데 그 중 2개는 죽고 지금은 7개의 가지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높이가 약 5m, 가슴높이의 직경이 1,6m의 크기로 약270년 전 이 마을에 처음 들어온 진양 정씨 학산공이 심었다고 합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한 그루의 소나무 같이 보입니다.  

 

 

함양하면 뻬 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림인 상림이 있습니다. 상림은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곳 태수로 부임해서 함양읍 시가지 중앙을 흐르던 위천이 자주 범람하자 물길을 돌리고 뚝을 샇은 뒤 뚝을 따라 조성한 숲이라고 하는군요. 숲을 조성할 때는 상림과 하림이 있었지만 지금은 하림은 도시개발로 소멸되고 상림의 숲만 보전되고 있다고 합니다.

 

상림은 계절이 변할 때 마다 그 아름다운 자태를 달리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가 지난번 상림을 처음 만났을 때는 녹음이 있고 주변에는 꽃들이 이름답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았던 기억입니다. 추운 겨울에는 앙상한 나무가지들이 겨울다운 색다른 풍경을 품고 있군요. 천년의 사랑을 약속한다는 사랑나무인 연리목주변에서는 상림을 찾은 여행객들 쌍쌍이 손을 잡고 천년의 사랑을 약속하며 기념쵤영을 하는 모습들이 무척 정겹게 보입니다. 마치 천년의 새월을 품고 있는 숲에서 천년의 정기를 받으려는 것 같았습니다.  

 

 

 

 

함양군청 앞에는 신라시대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학사루라와 500년을 훨씬 넘긴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함양 학사루 느티나무는 조선전기의 성리학자인 점필재 김종직이 1470년 함양현감으로 지낼 당시 학사루 앞에 심었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540년이 넘는 수령의 느티나무입니다. 학사루는 통일신라시대에 함양태수를 지냈던 최치원이 이 누각에 자주 올라 시를 지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숙종 18년 중건하고 1979년에 함양군청 앞으로 옮겨졌다고 하는 기록으로 보아 느티나무가 있는 함양초등학교 자리에 학사루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해서 알 수 있습니다.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블로거 팸투어 마무리는 지리산 흙돼지 삼겹살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마무리 과정에서 돌아 보면 함양군내 버스를 타고 돌아볼만한 숨은 보물들이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해딴에'가 추진하는 임호마을 가꾸기 사업이 모두 끌어 안고 가려는 생각에는 동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군내버스를 타고 돌아볼 구경거리에 임호마을이 가려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통영 동피랑마을은 마을벽화 하나로 관광객들을 블러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버스타고 함양 속으로" 는 벽송사, 서암정사, 용유담, 상림 같은 관광지에 임호마을이 가려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호마을과 화장산이 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임호마을에서 주말농장을 체험하거나 김장담그기 또는 장담그기 같은 농촌체험을 하면서 임호마을을 떠나지 말고 농촌마을 체험숙박을 하고 화장산을 등반하는 프로그램개발이 필요합니다.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면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