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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새로운 도전 협동조합이 사는 길

by 장복산1 2013. 4. 24.

요즘 내가 묵고 있는 수원 영통 현대 아파트 앞에는 “정선가는 길”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어쩌다 식당 앞을 지나다 보면 항상 출입통로를 중심으로 좌, 우로 8개씩 있는 16개 테이블에 손님들이 가득하고 장사가 퍽 잘 되는 식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6개 테이블에 4명씩 앉으면 한 번에 64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식당입니다. 식당 이름이 '정선가는 길'이라는 사실도 좀 특이하고 <점심특선 곤드레 정식 10,000원>이라는 현수막이 시선을 끕니다.  


곤드레 나물은 학명으로 고려엉겅퀴, 곤달비 라고 하며 태백산의 해발 700m 고지에서 자생하는 야생나물로서 담백하고 영양가가 풍부하며 우리나라의 산나물 중 종류만도 500여종이지만 그 중에서도 곤드레 나물은 귀한 나물입니다. 곤드레는 부드러운 맛이 있으며, 향기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곤드레 나물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 A등의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곤드레를 쌀과 섞어서 밥을 지어 양념장과 곁들여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며, 요즘 건강식으로 좋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곤드레는 곰취와 같은 용도로 약용으로 쓰이며 민간에서는 부인병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정맥증을 치료하고 지혈, 소염, 이뇨작용을 하며 당뇨와 고혈압,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성인병에 매우 좋은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곤드레 나물은 구황식품으로 정선 아리랑 가사에도 등장하는 정선, 평창지역이 무공해 특산물로 매년 5월쯤 채취하여 이용할 수 있어 이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하였으며 이 음식점은 “정선가는 길”이라는 음식점 이름과 함께 “곤드레”가 이 음식점의 이니셜로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곤드레 나물이 실제 그런 약효가 있거나 곤드레 정식이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모르지만 나도 아내가 올라오면 같이 한 번 곤드레 정식을 먹어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느 마케팅기법을 강의 하는 교육에 참석해서 들은 이야기 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주인 진로소주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진로소주의 광고 마케팅을 담당하던 어느 카피라이터의 이야기 입니다. 예전에는 두꺼비로 상징되던 진로소주에 "진로 한잔 하고 뚞딱!!" 하는 로고송도 있었지요. 그러나 진로소주 하고 두꺼비를 연상하면 왠지 촌스럽고 논두렁에서 마시는 술 같은 값싼 막 소주 다음 레벨의 소주라는 연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진로수주 홍보실의 마케팅담당 어느 여성 카피라이터가 아주 대수롭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의 차이로 진로를 마시기 좋은 고급스럽고 순한 소주로 변신시키며 매출에 대박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진로라는 소주의 이름을 한자로 쓰면 (진) (이슬로)입니다. 한글로 풀어 쓰면 "참이슬"이 되지요. 그냥 지금까지 사용하던 진로(眞露)라는 이름을 "참이슬" 이라고 한글로 풀어 쓴 사실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진로의 알콜 도수를 조금 내렸습니다. 그러나 대박이 터지고 말았다고 합니다. 발상의 전환을 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보지 못하던 새로운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어제는 남양주에 있는 이디점에 갔습니다. 이디점은 토이탑이라는 상호로 남양주 외곽에 아주 큰 규모의 완구 유아용품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며 베비라 전문점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디점 사장님인 정병천 사장님이 우리 조합의 감사님라 감사님을 만나 '전주곰탕집'에 가서 점심을 얻어 먹으며 베비라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판매가격을 어느 수준에서 책정하는 것이 맞느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두 시간 이상을 토론하며 협의 했습니다.

 

과연 지금 '베비라'의 브랜드 파워 위치가 어느 지점에 와 있느냐 하는 문제가 관건입니다. 이디점 감사님과 같이 점심을 먹은 전주곰탕집의 곰탕 한 그릇 가격은 8,000원입니다. 차돌곰탕은 10,000원입니다. 곤드레 정식과 같은 가격이군요. 그러나 왠지 곰탕 한 그릇에 8,000원이라는 가격에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식당 마당 한 구석에 쌓여 있는 장작더미가 맛을 더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장작불에 끓인 곰탕이 더 진국일 것이라는 연상을 하게 합니다. 사실 장작불에 끌인 곰탕과 가스불에 끌인 곰탕의 맛이 어떻게 다르다는 과학적 분석이나 자료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막연하게 연상하고 상상하는 단순한 맛의 차이일지 모릅니다. 사람들의 시각이나 청각을 활용하는 감성마케팅기법 입니다. 사실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면 인터넷에서 11,800원에 판매하는 '까꿍이'라는 내의나 과거 베비라 정상무가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해서 이마트에 납품해 11,800원에 판매하는 제품에서 특별한 차이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아가방이나 해피랜드에서 27,000원 이나 32,000원에 판매하는 제품도 아주 특별한 차이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단지 내의를 디자인한 모양이 좀 다르고 나염이나 포장제료와 가격 택에서 풍기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 제품을 브랜드로 만들고 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디점 감사님은 주로 가격 경쟁력에 주안점을 두고 이야기 했고 나는 베비라라는 제품의 브랜드화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주장의 차이라기 보다는 베비라 협동조합에서 생산할 제품의 브랜드 마케팅 포지션을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느냐 하는 문제를 바라 보는 시각과 견해의 차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베비라 본사가 부도나고 회생하다 다시 파산과 매각을 거치는 동안 베비라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태 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는 것 같이 우리는 베비라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애증()이 있고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베비라 간판을 내리지 못하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단순한 제품의 판매가격으로 승부를 보기 보다는 '베비라'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복원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내가 매일 받아 보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좋은 구절이 있어 소개 합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분명한 변화를 요구하는 전환점에 와 있습니다. 변환점은 방향을 바꾸는 자리를 말합니다. 방향을 바꾸면 절망의 자리가 희망의 자리로 바뀝니다. 같은 자리인데 불행이 행복으로 슬픔이 기쁨으로 바뀝니다. 생각과 발상을 바꾸면 오늘이 바뀌고 오늘이 바뀌면 인생이 바뀝니다. 참 좋은 말이고 지금 베비라 협동조합의 현실에 딱 맞는 말이라는 생각으로 옮겨 봅니다.

 

지금 새로 생산하고 있는 여름내의를 처음에는 가격표 택도 스티커라벨이나 핸드라벨로 부착하기로 했던 계획을 내가 진해에서 정식 라벨출력기를 가지고 와서 라벨택을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내의포장도 백판투명지로 하기로 했던 계획을 다시 40원을 더 주더라도 0,4mm 투명포장지에 베비라 로고를 넣어 인쇄하는 것으로 변경합니다. 베라 협동조합 이미지택도 추가 합니다.

 

'정선가는 길' 곤드레 정식과 '전주곰탕집' 장작불 곰탕이 10,000원을 받고 8,000원을 받아도 그다지 가격이 비싸다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맛이 있다는 연상을 하면서 기분은 좋아지고 그 식당을 다시 찾게 됩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내의도 고객들은 협동조합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품질좋은 제품이라는 믿음을 주고 거품을 뺀 가격이라는 연상을 할 수 있도록 조합원 모두가 같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작의 전환점에 와 있는 베비라 협동조합의 힘찬 출발을 위해서 오늘도 조합원 모두가 화..이..팅..!! 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진심은 언젠가 통하기 마련이라는 믿음을 쉽게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심과 정성을 담아 우리 아기를 키우는 정성으로 제품을 생산하면 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고객에게 단순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겠다고 서로 다짐하고 출발한 베비라 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한 조합원들의 의지가 영원하기를 기대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