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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은 사회적 기업이다.

by 장복산1 2013. 4. 26.

토지개혁(土地改革)을 영어로 land reform이라고 합니다. 리폼이라는 것은 새로 고친다는 의미입니다. 농지개혁이란 농지의 소유방식·경작방법, 또는 농업과 기타 경제부문과의 관련방식 등에 대한 의도적인 변화를 말하며 이 같은  개혁들은 보통 정부·이해집단, 또는 혁명에 의해 주창됩니다.


최초의 토지개혁은 BC 6세기 아테네의 솔론이 소작농의 땅과 노동력을 지주에게 저당 잡히도록 강요하는 부채제도를 폐지한 것으로부터 유래합니다. 한국의 경우 8·15해방 이후 미군정에 의해 1945년 10월 5일 소작료 3·1제 인하조치와 일본인 소유 농지를 농민에게 유상 분배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이는 토지소유제도 자체를 변화시킨 것이 아니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토지개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부각한 경제자유주의 중 하나인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인 Neoliberalism은 자본의 집중에 대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대한 국가 개입을 반대하고 시장의 자유로운 흐름을 중요시하는 신자유주의는 1%를 위한 99%의 희생을 강요하는 폐단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초기 농경사회에서 토지의 소유권 집중을 금지하는 조치로 탄생한 토지개혁과 같은 맥락에서 신자유주의의 폐단인 부의 쏠림현상과 자본의 집중을 막을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기가 형성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 월가()에서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구호 아래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방값·빵값 걱정 없게 해달라"고 하며 브루클린 다리 등을 점령한 시위가 노조원·일반 시민들도 합류하면서 정치를 불신하는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형유통과 골목상권이 충돌하면서 새로운 경제조직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작한 아름다운 가게를 모토로 탄생한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의 형태로 새로운 사회적 경제불록을 형성하며 협업화를 통한 제3지대의 새로운 사회적 경제조직의 생성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송파구청에서는 ‘송파 사회적 경제 허브센터’를 설립하고 “사회적 경제조직 판로개척 및 공동구매 활성화 세미나”를 25일 오후 3시부터 송파구 가든-5 세미나실에서 개최 했습니다.

 

 

 

송파구청 구매담당 공무원이 집적 참석한 것으로 보아 단순한 민간단체 차원의 사회적 경제조직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국가적 관심과 정치적 영향력이 미치는 행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행사장에는 송파구청 관내에 설립한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최근 유아의류,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전문판매점과 생산업체들이 협업화 사업을 통해서 설립하는 '베비라 협동조합'의 설립과 성공을 꿈꾸며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어제도 송파구청과 송파 사회적경제허브센터가 공동개최하는 사회적 경제조직 판로개척 및 공동구매 활성화 세미나에 '베비라 협동조합'에서 공동생산 공동판매하는 제품을 출품해서 전시하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12월 발효된 <협동조합 기본법>에 근거해서 '베비라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24일 서울시에 설립신고를 마치기까지 수 많은 어려움과 난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송파구청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베비라 협동조합"이라는 작은 간판을 걸면서 이제는 우리가 실제 협동조합의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행사였습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이 얼마나 국가기관이나 공공분야의 조달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 하는 문제는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베비라 협동조합이 설립되는 시기에 협업화를 통한 사회적 경제조직의 필요성이 새로운 사회적 트렌드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한 현실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기업의 시각은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시해적 차원이나 사회복지 차원의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협동조합 기본법의 제정으로 협동조합이 사회적 기업의 범주에 들어 가면서 집단적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경제불록이 우리사회에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협업화를 통한 새로운 도전의 꿈을 꾸는 사회적 기업들이 내가 예상하던 것 보다 의외로 많았습니다. 디자인 마케팅 협동조합이라는 이색적인 협동조합도 만났습니다. 이미 송파구 관내만 이정도 많은 협업화 사업을 시작한 사회적 경제조직의 불록이 형성되었다는 사실은 협동조합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공기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세계적 경제위기의 벼랑끝에 서 있는 베비라 전문점이나 생산업체들의 위험한 시기를 베비라 협동조합의 설립을 통해 새로운 기회로 반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어제 오전에는 베비라 협동조합이 입주할 사무실에 필요한 책상이나 의자 같은 집기들을 구입하려고 백전무와 같이 을지로 거리를 배회하다 결국은 중고제품으로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책 걸상이 아니라 전문점에서 판매할 착한 가격표가 붙은 베비라 협동조합의 신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걸상이나 컴퓨터는 기회가 되면 얼마던지 좋은 것으로 구매할 수 있고 사무실도 치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전문점에서 판매할 제품생산에 필요한 자금이 없이 신제품을 생산할 방법은 없습니다. 언제일지 기약은 없지만 베비라 협동조합이 성공하는 날이 오면 나는 오늘을 분명히 기억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