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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요즘은 장사도 충격요법이 필요하다.

by 장복산1 2013. 5. 28.

서울 송파구 거여역 2번 출구 앞에는 SK네트웍스가 직영한다고 하는 셀프 주유소가 하나 있습니다. 나는 최근 주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베비라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사무실을 송파에 마련했습니다. 나 같이 승용차를 운행하는 사람은 사무실을 가는 길목에 있는 주유소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주유소별로 표시해 놓은 휘발유 가격은 보통 1,800원대, 1,900원대와 2,000원대로 구분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은 1,999원이나 2,010원의 차이는 1리터에 11원 차이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앞에 1자가 붙은 주유소와 2자가 붙은 주유소는 느낌이 다르게 구분되기 마련입니다. 우리 사무실을 가는 길목에 있는 송파 셀프 주유소는 앞에 1자가 붙은 주유소 중에서도 가격이 저렴하다고 느낄 수있도록 1,898원 이라고 가격표시를 큼지막하게 해서 주유소 앞에 게시해 놓고 있습니다. 

 

요즘은 주유소마다 가격표시를 하면서 휘발유 가격 경쟁도 하지만 서비스 경쟁도 시작된지 이미 오래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유소마다 세차서비스를 하는 것은 기본이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사는 신영통 현대아파트를 가는 길목에는 현대주유소가 있습니다. 아파트 앞에 있는 주유소도 2,000원대를 넘기지 않고 1,900원대에 가격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앞에 있는 셀프 주유소의 1,898원이라는 휘발유 가격은 1,900원보다 2원이 싼 가격입니다. 말이 1,800원대지 사실은 아파트 앞에 있는 주유소의 1,900원대와 별로 다르지 않은 가격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사무실 앞에 있는 셀프 주유소에서 주로 주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주유소는 특이하게 주유한 고객들에게 세차서비스를 하면서 세차비를 4,000원이나 받습니다.

 

다른 주유소는 보통 1,000원~ 2,000원하는 세차비를 4,000원씩이나 받는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자 자기들이 발행하는 고객서비스 카드를 만들라고 권합니다. 카드를 하나 만들려고 하니 이번에는 카드 발급비용 25,000원을 요구 합니다. 어이 없다고 하며 쳐다 보니 자기들 카드를 만들면 세차서비스를 몇번 무료로 하고 엔진오일 교환비용을 어떻게 활인하고 하며 설명하는데 괜스레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카드발급을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휘발유 값이 앞에 18로 시작한다는 생각에 어제도 사무실 앞에 있는 셀프 주유소에서 가득 주유를 하고 집으로 출발 했습니다. 차가 좀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세차비 4,000원이 마음에 걸려 그냥 집으로 출발 했습니다. 집으로 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난번 아파트 앞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차게 주유하고 받은 세차권이 생각납니다. 이상하게 5장이나 호치킷으로 찍어 준 세차권을 찾아보니 특정한 기간도 없고 한 번 세차시 1,000원을 내라고 합니다.

 

나는 당당하게 1,000원을 꺼내 들고 아파트 앞에 있는 주유소 세차시설 앞으로 들어 갔습니다. 주유소 사장인 듯한 사람이 다가 오더니 말 없이 쳐다 보기만 합니다. 나도 창문을 열고 왜 그러느냐고 하니 세차하러 왔냐며 세차권을 달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세차권을 꺼내서 한 장을 떼어 주려고 하자 그냥 모두 다 달라고 합니다. 엉겹결에 5장을 모두 주었습니다. 세차권을 받아 든 주유소 주인은 아무말 없이 돌아 가서 주유기 위에 내가 준 세차권을 던져 놓고 다른 일을 합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화가 납니다. 왜 내가 가지고 있던 세차권 5장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달라고 해서 가지고 가는지 나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차를 세우고 문을 열고 나가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그 사람을 쳐다보니 다가 옵니다.  "왜 그러세요?" "왜? 고객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세차권 5장을 달라고 해서 가지고 가지요?" "아~! 그거 5장이면 무료세차 하는 겁니다." "그러면 고객에게 그런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안내문도 없던데..." "받을때 못들었어요?" "못들었습니다" 문제는 이사람이 세차권을 회수 해 가지고 가는 태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유소 주인도 오늘 자기들 주유소에서 주유도 하지 않고 세차시설로 바로 접근하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투덜대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리고 주유소 주인의 결정적인 실수는 나하고 언성이 높아 지면서 "여기가 세차장인줄 아세요?" 하는 말을 나에게 하고 말았습니다. 나도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만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야~! 임마...내가 언제 여기가 세차장이라고 했냐? 너희들이 서비스로 세차해 주겠다고 해서 온 것 아니냐? " 하며 시비가 크게 번지고 말았습니다.

 

길길이 뛰는 나를 주유소 종업원 두명이 와서 말리고 주인은 어디로 슬금슬금 도망을 갑니다. 이 주유소 주인은 도대체 서비스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고객 서비스의 개념도 없이 남이 하니까 남 따라 장에 가는 식으로 세차권 서비스를 하다가 그만 낭패를 보고 말았던 것입니다. 나는 지금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탈출하기 위해서 서로 돕고 힘을 합치자는 생각으로 판매자와 생산자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하자고 제안해서 진행하고있습니다. 오늘도 서비스정신을 한 수 배웠습니다.

 

사실은 협동조합정신의 서로 돕는다는 의미는 우리를 위해서 나를 희생할 수 있는 용기와 서비스 정신이 우선해야 합니다. 인간은 태어 나면서부터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태어나게 됩니다. 우리 보다는 내가 우선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심리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나는 우리속에 포함되는 하나의 객체라는 사실조차 잃어 버리고 세상을 살아 가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이와 같은 자아의식을 되 찾는 길입니다.

 

 

나는 위와 같은 사진을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백전무에게 보여 주며 느낌을 이야기 해 보라고 요구 했습니다. 나는 지금 우리가 설립한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판매가격에 대한 거품을 빼고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승부를 걸자는 제안을 하고 있는 중 입니다. 과연 착한 가격에 대한 기준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에 대한 설득력있는 제안을 하지 못하던 내가 목욕탕에 카메라를 숨겨서 들고 들어가 촬영한 사진입니다.

 

소비가 미덕이라고 하던 80년대에는 팁문화가 반짝 발전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도 팁을 주어야 했고 목욕탕에서 전신 오일맛사지를 하고 나면 가격표시는 3만원이지만 5만원을 쥐어 주고 나와야 대접을 받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너도 나도 경기가 어렵다며 지갑을 잠궈버리고 다시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경기의 악순환이 시작된지 오래 입니다. 그냥 3만원만 받겠다고 해도 하루에 손님은 두 세명을 넘지 못합니다. 목욕탕 바닥은 항상 물기가 없이 흰색으로 말라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탈출하는 방법은 순간을 탈출할 돌파구가 있어야 합니다. 심장이 멈춘 사람에게도 전기충격요법으로 기사회생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도 합니다. 특별한 증세를 가진 환자에게 충격을 주어 치료하는 방법인 충격 요법 [衝擊療法]은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ECT로 불리는 전기충격요법은 약물치료나 정신요법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심각한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작년 12월 발효되어 이제 막 시행되기 시작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제운영 시스템을 도입한 것입니다. 나는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은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않았던 생각을 해야 합니다. 누구도 하지 못할 생각이 필요합니다. 누구도 하지 않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충격적 생각과 행동이 발상의 전환입니다. 지금은 장사도 충격요법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나는 이 문제로 백전문와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못하고 아직도 논쟁은 진행형 입니다. 나는 목욕탕에 게시된 두 가지 요금표를 보고 느낌을 이야기 해 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백전무는 우리가 생산하는 제폼의 가격도 3분의 1로 책정하자는 이야기냐고 따집니다. 나는 단지 느낌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들의 소비자 가격을 어느 선에서 표시를 해야 소비자들은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소비자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20%~30%를 깎아 주어야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방식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방법을 답습하자는 것은 발상의 전환이 아닙니다. 목욕탕 전신 맛사지 가격을 3만원 에서 2만5천원이나 2만원으로 표시한다고 해서 목욕탕 손님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목욕탕안에 있는 왼쪽 가격표와 오른쪽 가격표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을지 매우 궁금합니다.

 

우리는 매월 5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정기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6월 5일은 조합 정기모임과 가을의류 품평 및 주문회를 같이 개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을의류 판매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 입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 모두가 주인입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진정으로 주인을 위한 협동조합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