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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불법속에도 적법한 절차가 있다.

by 장복산1 2013. 9. 18.

지난 9월 12일 대전중리 베비라 김이사님과 같이 대방동에 있는 서울시 여성제단에서 소상공인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소상공인 지원센터에 베비라협동조합이 예산지원 신청을 하면서 의무적으로 구성원의 80%이상이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 신청할 때 12명을 신청했습니다. 모두 교육울 받고 3명이 교육을 이수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나하고 대전중리 사장님이 교육을 받으면서 교육문제는 이제 해결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실제 조합원수가 43명이 넘지만 전국에 산재한 조합원들의 의무교육이 문제가 되어 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남성연대라는 단체의 대표인 성재기씨가 한강에 투신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일이 있습니다. 남성연대는 주로 여성들을 사회적 약자라고 우대하는 정책을 펴면서 이제는 오히려 남성들이 약자가 되고 있다는 생각으로 남성 역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단체입니다. 서울여성제단 건물을 들어서면서 남성연대가 생기고 그 대표가 한강에 투신하는 사고까지 난 이유를 알만합니다.

 

 

 

잘 정돈된 시설하며 규모가 남성들을 기죽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처음에는 서울여성제단에는 화장실도 여성용만 있는줄 알았습니다. 남자화장실이 얼른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육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더군요. 2차에 걸쳐서 진행한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진행하는 보충교육이라 몇 명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참석인원도 많고 교육열의도 넘쳐 흐르면서 강의장에는 열기마져 느껴집니다.

 

 

 

오전강의를 마치고 점심시간에 김이사님과 베비라 채권문제를 이야기하다 황아무개씨 생각이 났습니다. 황아무개씨는 베비라를 인수하겠다고 계약하고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파기한 후 회사 채권서류를 불법하게 끌어 안고 돌려주지 않고 있는 사람입니다. 최근 나는 황xx에게 채권 원인증서를 받아 내려고 내가 수차 연락을 해도 황xx는 이리피하고 저리피하더니 결국은 내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파산관재인이 담보해지를 하려고 소송을 하려고 해도 근거서류가 없다고 하면서 전문점 계약서라도 모아 달라고 했습니다.

 

황xx가 움켜쥐고 있는 원인증서가 있어야 담보해지를 위한 소송도 진행하기가 쉽고 담보가 없는 채무자들의 신상을 파악하기도 좋습니다. 그러나 내가 너무 적극적이면 상대가 오히려 기고만장할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전화를 하다가 받지 않으면 말고 하며 시간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전화를 받더군요. 사연은 내가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010으로 전화번호를 바꾸고 전화를 하니까 황xx가 미쳐 내 전화인줄 모르고 엉겹결에 받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한 번 만나자고 했지요.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라도 해 보자고 해서 약속을 받았습니다. 저녁에 우리 사무실로 오라고 했습니다. 사무실로 불러서 사무실을 보여주고 술 한 잔하자고 사무실 앞 그램그램으로 갔습니다. 그램그램은 소고기 전문점입니다. 아마 고기의 용량을 속이지 않고 팔겠다는 의미로 그램그램(gg)이라는 상호로 체인점사업을 하는 체인인 모양입니다.

 

엉터리 생고기 자리에 돈좀 드려서 인테리어를 하고 최근 개업했습니다. 갈비살 4인분을 시키면 4인분을 더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갈 때는 문제가 되더군요. 둘이서 4인분을 시켜서 덤으로 주는 것 까지하면 8인분을 먹어야 한다는 고역이 있습니다. 그래서 2인분을 시키면 양이 너무 적습니다. 천상 4인분을 시키고 배터지도록 먹어야 하는 고기집입니다. 황xx하고 둘이서 4인분을 시켜서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둘이서 소주 세병을 마셨으니 나에게는 용량초과입니다. 고기도 용량초과고 술도 용량초과입니다. 남자들 세계는 술을 마시면 안 되던 일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술이 한잔 거하게 되면서 황xx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담보가 있는 전문점들은 모두 돈을 거두어서 파산재단에서 채권을 인수하고 담보해지를 위한 소송을 진행하는 중이다. 그러니 원인증서를 내 놓아라. 지금 당신이 그 셔류를 가지고 있어 보아야 나중에는 휴지밖에 않 된다. 어차피 우리는 담보해지되면 끝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전문점들은 담보도 없고 연락도 잘 않되는 전문점들 몇개밖에 없다." 그러면서 내가 주머니에서 협의회 통장을 꺼내서 황xx가 읽고 살필 시간이 없는 빠른속도로 황xx 얼굴 앞으로 휙 지나가게 보여주었습니다. 얼굴이 벌개 지면서 펄쩍 뛰더군요. 그래서 다시 그러면 내가 한 5백만원 줄터이니 내 놓으라고 하니 어림도 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러면 당신 혼자 그거 끌어 않고 잘 해보라고 하면서 술만 마셨지요. 

 

술이 좀더 취하자 내가 술취한 표정으로 C자를 쓰면서 여xx과 김xx이 욕을 마구하면서 이놈들 내가 욕좀보게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xx이 채권도 7백여만원 있는데 내가 지구 끝까지 따라가서도 받아넬 것이다. 김xx이 이놈도 제주도 사귀포까지 가서 서귀포점 채무금 2천5백만원에서 5백만원을 받아 입금도 않 시키고 개인이 착복한 것 내가 다 조사해 놓았다.

 

그리고 김xx 관리인은 울산 중앙점 담보물건을 경매처분해서 3천만원 배당을 받아갔던데 회사 장부에는 입금도 시키지 않고 개인이 착복한 모양인데 관리인이 검사출신이라고 하던데 검사출신도 내가 욕좀보게 만들 것이다. 이건 완전히 회사돈을 횡령한 횡령죄에 해당한다. 내가 법원에 진정을 하던지 검찰에 고발을 해서라도 이 문제를 만드시 밝혀내고 말 것이다."

 

황xx 안색이 변하더니 "형님 울산 중앙점은 내가 받았습니다." "그러면 그거 왜 회사에 입금하고 장부정리도 하지 않고 착복했는데? 명백한 횡령이야!!" "그거 받아다 직원들 월급주었어요." "말도 않되는 소리하고 있네, 직원들 월급 주었으면 당연히 회사 장부에 입금이 잡히고 잔고에서 상계처리되어야 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건수 하나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술도 오르고 해서 큰 소리로 황xx를 몰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진주 신안점을 정리하면서 받은 2천만원도 황xx가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자기 개인통장으로 받았다가 탈로가 나는 바람에 변상한 문제도 이야기 하고, 오xx 남편이 정형외과 의사라는 사실, 그리고 베비라 인수하기 몇달 전에 방배동 오xx집을 담보로 수협에서 18억을 대출받은 내용들까지 이야기하며 겁을 주었지요. 황xx 생각으로는 내가 전혀 모르고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을 계속 이야기하니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정확한 사실이라는 사실에 상대는 점점 당혹스러워 합니다. 

 

내가 울산 중앙점 문제뿐 아니라 몇군데 더 조사해 놓은 것이 있는데 끝까지 법적대응을 해서 어느놈이건 걸리기만하면 작살을 내고 말 것이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었습니다. 술이 한 잔되고 나니 이야기도 잘되고 목소리도 커지면서 황xx를 마구 몰아 붙였습니다. 나중에는 "형님 내가 형님하는 일 도와드릴께요"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면 서류부터 내 놓으라고 했지요. 처음에는 기세등등하게 펄펄뛰던 황xx가 이제는 고맙게도 나를 진심으로 도와 주겠다고 합니다.

 

나도 술이 거나하게 취하면서 고기 8인분을 둘이서 다 먹고 소주를 세병이나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황xx가 "형님 내가 힘껏 밀어드릴께요." 하고 나는 "황회장 고맙소, 내일 서류나 가지고 오시요." 다정한 형제같이 손을 잡고 밀고 땡기며 해어 젔습니다. 나는 졸지에 동생하나 생겼습니다. ㅋㅋㅋ~  분명한 것은 지금 황xx가 하는 일은 분명히 불법한 일입니다. 그러나 불법속에 숨어있는 적법한 절차를 찾아서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야 합니다. 불법을 불법으로 무조건 몰아 가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황xx가 어제 저녁에 우리 사무실에 다시 왔습니다. 자기가 어제 술 한잔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더니 마음을 비우고 나를 도와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항복을 한 것인지 모르지만 나를 도와 주겠다고 할 때 빨리 서류나 챙겨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서류 가지러 가자고 했더니 "돈은 500있습니까?' 합니다. "내가 그까짓 돈 500도 없으면서 헛소리하겠냐. 가서 서류 가지고 오면 당장 준다." 

 

그래서 내차로 토xx에 장xx가 없는 시간에 가서 채권 원인증서들을 실어 왔습니다. 황xx 말로는 조금만 더 기다리면 자기가 토xx도 인수를 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면서 나 보고 입 다물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나는 황xx가 토xx를 인수하던 롯데시네마를 인수하던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황xx가 불법하게 가지고 있는 채권 원인증서만 받아 오면 됩니다.

 

불법과 적법한 절차나 내용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법은 어떤 기준과 잣대로 사회정의를 판단하는가?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법은 항상 그 중간에 있어야 합니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판단과 기준으로 세상을 살아 가는 일상에서 과연 법은 어떻게 중간에 위치할 수 있을까? 불법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기준의 적법한 절차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