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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야단법석 국회 전어시식회

by 장복산1 2013. 10. 4.

지난 2일 국회의사당 후생관 앞마당에서는 진해 앞바다에서 나는 전어, 피조개, 홍합 무료 시식회를 한다고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진해출신 국회의원인 김성찬 의원실과 진해, 마산수협이 공동으로 지역 특산물인 피조개와 전어, 홍합을 홍보하기 위해서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단지 "진해"라는 단어 하나가 나를 행사장으로 이끌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내가 진해에 있고 진해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면 별로 관심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서울이라는 지리적 여건이 나도 진해사람이라는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 모양입니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하더니 나도 진해를 떠나서 서울에서 생활한지가 반년이 넘으면서 이제는 진해가 그리워지는 모양입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한 번 들려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차를 몰고 양제역을 지나는데 세차가 비가 내립니다. 이정도로 비가 계속 온다면 국회의사당 후생관 앞마당에서 행사를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여의도로 가던 길을 몇 번은 되 돌리려고 하면서도 차는 계속 여의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올림픽 대로를 들어서자 서울에 언제 비가 왔는지 모를 정도로 날씨가 멀쩡하게 개어있습니다. 국회의사당 후생관 앞마당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더군요. 진해에서 올라온 것으로 보이는 생선운반용 탑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고 탑차 뒤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열심히 전어를 다듬는 모습도 보입니다. 생선 비릿내를 맏으며 들어선 행사장에는 마침 진해출신 김성찬 국회의원을 비롯한 많은 국회의원들이 전어와 피조개를 맛있게 시식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시식행사장 밖에서 손님을 맞이하던 김성찬 의원이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고향사람을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만나니 서로가 반가웠던 모양입니다. 뭐 좀 많이 들라고 권하지만 내가 끼어들 좌석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행사장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박완수 창원시장께서도 오셨군요. 별 생각 없이 고향에서 온 시장님이 반갑다는 생각으로 다가 가서 "시장님 안녕하세요?" 하며 손을 내밀고 보니 시장님은 지금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하고 무언가 열심히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시장님 갑자기 내가 끼어들어 판을 깨는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 그래도 반갑게 악수를 하며 맞아 주니 고맙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장님을 서울에서 만나니 반가웠습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천지를 진동하며 국회의사당 후생관 앞마당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야단법석입니다. 피조개, 전어, 홍합, 초밥에 찌지미까지 얹어서 푸짐하게 담아 줍니다. 이날 국회 후생관 영업은 완전히 접은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후생관 앞마당을 완전히 점령하고 진해 특산물인 전어와 피조개 맛에 흠뻑 빠진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음식들을 준비한다고 진해수협과 마산수협에서 돈도 많이들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돈도 돈이지만 사람들 고생께나 했다는 생각이 드는 큰 규모의 행사였습니다.

 

배식대 입구에는 피조개 유래 이야기를 현수막으로 게시하고 피조개 간단히 먹는 법도 적어 놓았습니다. 옆에는 간단한 해산물 판매대도 보이지만 먹을거리를 받으려고 접시를 들고 늘어서 있는 사람들 눈에는 판매대가 잘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가끔은 진해수협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는 홍보 멘트도 나옵니다. 어쩌다 수산물 판매대에서 누가 카드결제가 되느냐는 질문을 해 보지만 현금으로 만 판매 한다고 합니다. 지역 특산물을 대한민국 국회에서 소개하자는 행사의 취지는 참 좋습니다.

 

그러나 뭔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어수선하게 먹을 거리를 펼처 놓고 누구나 와서 먹으라는 먹고 놀기 행사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나는 지역 국회의원이 주도적으로 지역 특산물을 동료의원들에게 소개하며 시식하는 행사를 진행해서 지역 특산물의 소비촉진과 판로개척을 위한 행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인 규모나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규모에 비교한 기대효과는 진해수협이 투자한 행사비용이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 같은 행사였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행사기획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