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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 토크콘서트 "우리는 협동조합"

by 장복산1 2013. 10. 15.

협동조합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 모여라! 하는 구호를 따라 불광역 인근에 있는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다목적 홀로 갔습니다. 나도 협동조합을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작정없이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말았습니다. 건실하던 중소기업이 M&A 전문가들에게 경영권이 넘어 가면서 회사가 부도나고 파산하는 과정에서 납품업체들과 전문판매점들은 이유 없이 막대한 피해를 당하고 피해구제를 할 방법조차 없었습니다.

 

정말 막막하고 답답하다는 생각으로 전문점들의 단합을 호소하면서 전국전문점 협의회를 만들고 무식하리만치 용감하게 법과 싸우고 "갑"에 대항하는 과정에 협동조합을 만들고 법인등기를 하기까지는 정말 힘들고 험한 여정이었습니다.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고 발효되기까지 전혀 알지도 못하던 협동조합을 막연하게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협동하면 모두가 잘 될 것이라는 향긋한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 토크콘서트 "우리는 협동조합"은 서울시가 주최하고 위즈돔이라는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였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함께해 온 '협동조합 토크콘서트'를 통해 만난 협동조합들과 협동경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협동한마당이라고 하니 나도 특별히 참석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나는 65년이 넘게 세상을 살면서 보수꼴통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나의 삶이 송두리체 바뀌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이런 나를 보고 경남지역의 모 일간신문 편집국장은 나를 만날 때 마다 이춘모 선생은 "멀티인간"이라고 지칭합니다. 내가 너무 갑자기 변했다는 이야기를 그렇게 표현하는 모양입니다.

 

 

협동조합 토크콘서트 제1부는 '협동하는 인간 '호모 레시프로쿠스'의 탄생'이라는 부제를 단 직원(노동자)협동조합 이야기였습니다. 노동자가 주인 되는 회사. 갑의 횡포는 물론 을의 눈물도 없으며, 민주적․자주적․자립적으로 운영되는 회사. 그것은 과연 이뤄질 수 없는 꿈일까요?

지금 베비라협동조합이 꾸는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간 체인스토아 방식으로 운영하는 전문점영업은 "갑"인 본사는 왕이고 "을"인 전문점은 종같은 주종의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습니다. "갑"의 횡포에 "을"은 어떤 대항권도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체인사업은 냉혹한 자본주의 이론이 치밀하게 적용되는 구조적 모순을 태생적으로 타고 태어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한계를 대표하는 사업입니다. 

 

공정무역커피와 초콜릿을 중심으로 식품을 다루고 연구하는 노동자 협동조합 ep coop (커피노동자)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떤 사람도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하고 음으로 양으로 모두는 서로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들립니다. 모두는 그렇게 서로를 살리는 존재들임을 자각하고 협동하는 것이 협동조합이라고 합니다. 나는 갑자기 아직도 내가 혼자서는 세상을  단 하루도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잃어 버리고 살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누구를 인정하기에 인색했고 언제난 상대를 나무라고 비판하는 일에 열중했던 것 같습니다.

 

경력단절여성들이 모여 육아와 사회․경제활동을 균형 있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실행하는 협동조합인 '소셜메이트 솜 (경력단절여성)'협동조합이 작은 힘들을 모아서 큰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국어사전은 협동조합(協同組合)을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소비자, 농민, 중소기업자 등이 사업의 개선 및 권익 옹호 등을 위하여 조직한 협력 단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토크콘서트 "우리는 협동조합"에서 발표를 하는 조합들도 모두 약자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노동자협동조합인 ep coop이나 경력단절여성들이 모인 소설메이트 솜 직원협동조합도 스스로 약자들이라고 생각하며 모인 모임이었습니다.                                                                                                                        

외식 프랜차이즈, 주식회사에서 노동자협동조합으로 전환한 해피브릿지협동조합의 이야기는 우리와 같은 프랜차이즈 사업라는 사실에 더욱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해피브릿지는 년매출 320억원의 중소기업인 주식회사를 2013년 2월 21일 창립총회를 열고 3년 이상 근속직원 67명을 조합원으로 하는 직원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회사입니다. 해피브릿지 이야기는 MBC와 한겨례등 언론매체에 소개된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협동조합 기본법이 발효되고 우후죽순같이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 해피브릿지는 아직도 설립등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유는 창립자 6명의 지분율 68%를 30%만 남기고 67명의 장기근속자들에게 지분을 넘기기로 했습니다. 주식액면가 5,000원을 기준으로 양도한 지분에 대하여 국세청은 기업평가결과 1주당 10만원의 차액이 발생하면서 주식을 양도한 조합원 1인당 2억원의 양도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문제가 협동조합의 설립등기를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법은 항상 만인에게 편등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협동조합 기본법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좋은 법을 나쁜 방향으로 역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누가 봐도 동의할 수 없는 해피브릿지에 대한 국세청의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요즘 제벌들이 양도세 탈루를 목적으로 이용하는 편법증여 방법이 교묘하고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에 자칫 협동조합이 제벌들 먹이감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법의 또 다른 양면성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문제로 국회에서 공청회도 했다고 하더군요.

 


협동조합 네트워크 파티에서 나는 서울성수동수제화생산협동조합 김현호 이사를 좌장으로 맞아 서로 인사를 하고 구릅소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울성수동수제화생산협동조합 이야기는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서 들어 본 기억이 납니다. 언론에도 보도된 사실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온라인 마케팅을 잘 활용하는 협동조합 같았습니다. 나도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서 TV광고나 일반매체광고를 한다는 것은 꿈도 꾸기 아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합원들이 개미군단같이 힘을 합해서 온라인에 소문을 퍼트리는 온라인마케팅에 열중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근 개인도 블로그마케팅이나 카페를 통한 세일즈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40여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조직적으로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나의 기대로 끝나고 있습니다.

 

 

창조예술인 협동조합인 Cancoop의 공연을 보면서 협동조합의 끝은 어디일까? 하는 멘션을 Face book에 날렸습니다. 나는 막연하지만 협동조합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 사람입니다. 협동조합에 대해 특별히 공부를 하거나 연구를 한 사실은 없습니다. 막연 하나마 어쩌면 협동조합은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여야간에 경쟁적으로 쟁점화한 경제민주화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경제민주화의 대안은 협동조합이다.-->http://blog.daum.net/iidel/16078671    (역인 글 )

 

박원순 서울시장께서도 협동조합 콘서트에 영상메시지를 보넸군요. 박시장은 원래 정치를 하기 전에도 대한민국의 협동조합 창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 입니다. 아름다운 가개도 사실은 협동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일종의 협동조합입니다. 나는 베비라협동조합이 진정으로 조합원들이 주인이 되는 모범적인 협동조합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협동조합 공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