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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감의종류 보고 깜짝놀란 사연 [창원단감축제③]

by 장복산1 2013. 11. 10.

어린시절 나의 감에 대한 기억은 홍시나 곶감이 전부였습니다. 어쩌다 한 번 얻어 먹는 홍시나 곶감은 무척 달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홍시나 곶감이 아니고는 너무 떫은 맛 때문에 땡감은 먹지 못하는 과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홍시가 되지 못한 감은 침을 담근다고 해서 소금물에 담구었다가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감물이 옷에 들면 잘 빠지지 않았던 기억도 있군요. 

 

겨울이면 사랑방에서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듣던 기억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추운 겨울 어느날 먹을 것을 찾아서 마을로 내려 온 호랑이가 우는 아이를 달래는 할머니가 문앞에 호랑이가 왔다고 해도 그치지 않더니 곶감이라고 하니 뚝 그쳐서 어리석은 호랑이는 저보다 곶감이 더 무서운 것으로 알고 도망을 같다는 이야기 입니다. 곶감이 그만큼 달아서 아이들이 좋아했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감에 대한 또 다른 기억은 누가 좀 게으름을 피루려고 하면 "감나무 밑에서 홍시 떨어지기를 기다린다."고 호통을 치던 어른들 생각이 납니다. 그만큼 홍시가 익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야기를 비유한 것 같습니다. 나는 1960년대 중반에 해군에 입대하며 진해에 와서 단감을 알았고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서 부산항을 출발한 미군 수송선 안에서 달고 맛있는 밀감을 처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에 대한 별 생각 없이 2년전에도 나는 창원 단감축제 팸투어에 참여했습니다. 올해도 동읍농협 김순재 조합장이 창원단감축제 제전위원장을 하면서 전국 파워블로가들을 초청하는 단감축제 팸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창원단감축제 두 번쩨 체험은 블로거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단감농가를 직접 방문해서 체험하고 취재하는 형식의 팸투어프로그렘을 진행했습니다. 나는 주남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 오는 언덕위에 단감나무 12만주를 심어 단감농장을 운영하는 "준현농장" 의 박영수님을 따라갔습니다. 

 

  

농장입구에 "준현농장"이라는 입간판이 참 예쁩니다. 우리를 안내하던 박영수 님은 준현농장은 '탑프루트 프로젝트'에 가입된 농장이라고 자신의 농장을 자랑합니다. 탑푸르트 프로젝트는 농사일을 하는 농부가 직접 일정기간 교육을 수료하고 정부의 지원으로 자신이 제배해서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품질을 보증할 수 있도록 풀질개선을 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입니다. 농장간판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이 인식하면 자신의 농장에 대한 모든 정보가 제공된다고 하면서 QR코드 인식 시범도 보여 줍니다.

 

 

 

    

농장에서는 단감수확이 한참이었습니다.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우리를 안내하는 박영수 사장님은 이제 인생의 절정기를 맞은 45세의 젊은 농부입니다. 그는 젊은 농부답게 '탑푸르트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서 농장을 소개하는 정도의 현대적 농장경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를 안내하며 설명하는 수준도 내가 미처 알지 못하던 많은 단감에 대한 새로운 지식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준현농장은 단감나무에 감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부터 철저하게 "1지1과 (1枝1果)"방식으로 나무 한 가지에 과일 하나를 가꾸어 재배 한다고 합니다. 박영수 사장님은 자신이 재배하는 단감에 대한 공부를 정말 많이 한 진실한 농부같았습니다. 농장을 돌아 보고 잠시 쉬는 자리에 특별한 감을 내어 놓습니다.

 

 

창원지역에서 재배하는 단감은 주로 "부유"라는 품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시험재배하는 "서초"라는 품종에 대한 설명을 해 줍니다. 단감종류는 일일이 세기가 어려울 정도로 품종이 많다고 합니다. 그중에 "서초"라는 품종은 추석 전에 수확이 가능해서 시기적으로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는 품종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감에 흠집이 잘 나는 것이 문제라는 군요.

 

단감나무 농장에는 반드시 숫감나무를 한 두구루 심어 두어야 수정이 잘되어 감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씨가 없는 감은 낙과가 잘 된다고 하면서 그가 고른 감을 칼로 반을 가르자 반은 씨가 영글어 있고 반은 씨가 없는 특이한 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씨가 영근부문은 검은 색으로 단맛이 나는 반면 씨가 없는 쪽은 먹지 못할 정도로 떫은 맛이 납니다. 위에 있는 사진의 씨가 골고루 들어 있는 감은 단맛의 당도가 12brix 정도라고 합니다. 잘 익은 수박정도의 거부감 없는 당도가 입맛을 당기게 합니다. 

 

 

감의 품종을 일일이 세기가 어려울 정도라는 박영수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 본 감의 종류를 보고 나는 깝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과일의 생산지를 지칭하는 것 같은 대구 사과니 제주 감귤, 함안수박이니 하는 호칭을 나는 과일의 생산지를 구분하는 이름정도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감의 종류를 보면서 감의 품종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내가 한 번이라도 들어본 것 같은 감의 이름은 부유, 청도반시, 안동쪽감, 의령반시, 꽃감,도근조생, 고욤, 산청단성시, 상주둥시 정도 입니다. 오늘 내가 처음 이름을 들어 보고 맛본 서초도 속이 검은색을 띠고 당도가 높은 내가 알지 못하던 품종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초도 내가 온라인으로 조사한 감의 품종 목록에 있는 "서촌조생"과 같은 동일한 품종인지 또 다른 품종인지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준현농장의 풍성한 단감밭을 둘더보고 단감선별장으로 갔습니다. 단감선별장 주변에는 준현농장에서 사용하는 농기구들이 즐비합니다. 이번에 박영수 사장님이 새로 구입했다는 단감운반용 차량은 차량가격이 무려 2천여만원이 넘는다고 하더군요. 바귀가 4륜구동에 앞 뒷바퀴가 동시에 방향조정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시범을 보여 주며 설명합니다. 이제는 농장을 운영하려면 이런 수 천만원 짜리 농기구들이 없이는 농장경영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발전하면서 농사가 기업과 융합하는 시대적 변환기를 맞은 것 같습니다. 어제 방문했던 두레박사슴단감농장도 이삼문 , 황해연 부부가 단감재배에서 가공공장 운영과 마케팅까지 두루 설렵해야 하는 만능엔터타인멘트가 되어야 했습니다. 오늘 방문한 준현농장의 박영수 사장님도 농기계 운전에서 단감선변기 운영까지 만능엔터타인멘트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감수확기에 준현농장에서 하루 인건비만 1백만원이 넘게 지출된다고 합니다. 규모의 경제면에서 이제는 농가가 왠만한 중소기업의 년간 매출을 상회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나는 넌지시 박영수 사장님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이정도 농장의 규모라면 농사일을 하면서 서구 유럽의 농장주들 같이 가끔은 골프라도 즐기는 삶의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 내가 아는분 한 분은 그렇게 사는분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그런 희망과 꿈을 가지고 열심히 농장을 가꾸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부디 준현농장 박영수 사장님의 꿈이 이루어 지기를 진심으로 기대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 농촌도 농사일에 얽메어 일생을 골병이 들 정도록 노동이나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농촌의 모습을 빨리 탈피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감의 종류를 보고 깜짝 놀란 사연만큼이나 다양한 농촌의 꿈들이 이제는 반드시 이루어 저야 합니다.

 

준현농장 연락처: 010-9303-2969

대표농부: 박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