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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정부에서 집행하는 나라 돈은 눈먼 돈인가?

by 장복산1 2014. 2. 8.

나는 내 인생의 황혼기라고 할 수 있는 나이가 60이 넘도록 지극히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판단과 생각으로 세상을 살았습니다. 주변에서는 나를 보수꼴통이라는 말을 하고 나 자신도 그런 평가에 익숙해서 세상을 살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떤 일에 집착하고 빠지게 되면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고 마는 못된 성격으로 자신을 지키고 지탱하며 세상을 살았다는 사실도 스스로 인정합니다.

 

나는 항상 어떤 문제건 나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일들이 항상 내가 바라는 대로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되는 경우를 나는 별로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대체로 내 판단같이 최선의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나는 다시 문제해결을 위한 차선의 방법을 찾습니다. 그리고 차선의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합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 나는 내가 동원할 수 있는 최악의 방법까지 동원하는 경우라도 반드시 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마는 통제불능의 집념과 고집이 나에게 있는지 모릅니다. 나는 60년을 넘게 평범하게 시장골목에서 장사나 하며 살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진해시청에서 재래시장을 살리겠다고 우리 골목에 차양막 공사를 시작하면서 내 인생은 전투적 시민운동가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정부에서 집행하는 예산은 눈먼 돈이라고 하지만 5억이 넘는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면서 차양막공사가 부실하기 그지 없습니다. 물론 우리 점포가 있는 골목을 나라돈으로 차양막공사를 해 준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나라 돈을 받고 공사를 하는 업자나 나라 돈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마치 "나라 돈은 눈먼 돈" 이라는 생각으로 나라 돈을 마구 집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일들이 공사현장 여기저기서 마구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진해시청에 차양막공사 내역을 공개하라는 "정보공개청구"를 시작하며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진해시장과 시의회 의장에게 헌법 제26조의 청원권을 발동하여 주민청원을 진행하면서 그만 전투적 시민운동가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계속되는 진해, 마산, 창원의 지자체 통합과정도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주민투표도 없이 강제통합을 진행하는 과정을 따지는 시민운동에 참여하면서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전투적 시민운동가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은 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시민운동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해시의원 13명 중 12명이 한나라당이고 민주당 비례대표 여성의원 1명이던 시의회 구조를 여당은 7명이 당선되고 야당과 무소속이 8명이나 당선되는 여소야대 지형을 만드는 시민혁명을 이끌어 내고 말았습니다. 마,창,진 지자체 통합을 주도하고 경남지사선거에 출마했던 이달곤 전 행자부장관까지 검찰에 고발하고 그는 결국 도지사선거에서 낙마하게 됩니다.

 

진해에서 3선의원으로 국회국방위원장까지 하던 막강한 김학송의원도 결국은 후보등록을 취소하고 김성찬 의원에게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게 된 계기는 시민들의 돌이키기 어려운 여론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 이런 나의 모습을 지켜보던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은 "이춘모 선생은 멀티 인간" 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아내가 30년 넘게 운영하던 체인점의 본사가 부도나면서 나는 서울에 와서 부도난 회사의 체인점들을 규합해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전국의 전문점사업자들이 재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본다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에서도 지난 2012년 말에 발효된 협동조합 기본법을 근거로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에서 협동조합의 설립을 지원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각종 예산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협동조합도 소상공인 진흥원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지난해 정부예산 6,700만원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또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우리조합 쇼핑몰과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용역계약을 한 X씨프라자라는 회사가 마치 진해 중앙시장 차양막공사를 수주했던 회사와 너무도 똑 같은 수단과 방법으로 정부예산을 눈먼돈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가 IT업계에 대한 상식이나 지식이 부족하고 영세한 소상공인들이거나 신생 협동조합들이라는 사실을 빌미로 이와 같은 상대의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정부예산만 축내고 일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 조합에서는 평범한 B2B와 B2C를 겸해서 운영하는 쇼핑몰과 홈페이지 그리고 모바일숑핑몰까지 연동하는 프로그램개발용역 비용으로 정부예산 2,400만원을 지원받아 시스템구축을 하기로 하고 X씨프라자라는 중기청 지정업체와 계약을 했습니다. 단지 우리 조합에서 특별히 요구한 사항이 있다면 제품을 출고할 시점에 스캐너로 바코드를 스캔해서 출고장을 출력하는 시스템구축을 요구한 사항외에는 별다른 요구를 한 사실이 없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무기로 소상공인진흥원에서 프로그램 개발업체로 선정되어 추천한 X씨프라자의 개발담당자는 바코드의 기본개념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제품출고를 바코드 스캐너로 읽어서 처리하는 시스템구축을 하려면 5천만원은 더 투자해야 한다는 황당하고 억지같은 주장을 합니다.

 

도대체 제품출고를 하면서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 값을 스캐너로 읽어 들이는 것과 키보드로 읽어 들이는 것에 차이가 뭐냐고 따지니 답변을 하지 못합니다. 바코드라는 것은 단순한 숫자를 기호로 표시하여 기계적 방식으로 읽어 들여서 다시 숫자로 변환한 데이터 값을 시스템 디비로 전송하는 것 외에는 다를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가 이런 시스템구조를 잘 모른다는 사실을 빌미로 너무도 황당하고 억지같은 주장으로 5천만원 운운하면서 상대의 기를 죽이려는 수작이 분명합니다. 솔직히 우리 조합에서 이번에 정부예산으로 구축하는 쇼핑몰이나 홈페이지 정도는 일반 시중에서 5~6백만원이면 충분하게 구축할 수 있는 수준의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정부예산으로 구축하는 시스템이고 어딘가 좋은점이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쇼핑몰 하나에 2,400만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으로 계약한 업체에서 개발한 쇼핑몰이라는 것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open source 를 활용한 쇼핑몰구축 솔루션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강력하게 항의를 했습니다.

 

더 황당한 사실은 이런 사실을 너무도 당연하고 당당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회사의 답변입니다. 프로그램 개발의 기본도 없고 회사의 명예나 자존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나는 이와 같은 황당한 사실을 지적하는 나에게 너무도 당당하게 답변하는 회사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바코드로 수용할 수 없는 데이터를 모두 수용하기 위해서 QR 코드까지 사용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개발담당자는 바코드생성 시스템이나 바코드 체계조차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저가의 핸드스캐너 하나를 들고 조합사무실을 찾아 와서 제품가격표택에 있는 바코드를 스캐너가 인식하는지 테스트하겠다고 덤비고 있습니다. 바코드는 스티커라벨을 판매하는 폼택이라는 회사에서 조차 스티커 판매를 목적으로 바코드생성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BarcodesInc 라는 회사에서도 5의 2 인터리브, 코드 39, 코드 128 A, B 또는 C의 바코드의 인쇄 및 스캔 가능한 바코드를 생성하기 위해 CGI 양식을 사용하는 무료서비스를 합니다. 이 무료 서비스는 개별 바코드를 생성하는 데 사용하거나 직접 문서에 인라인으로 PNG 또는 JPEG 이미지를 포함하는 URL를 통해 호출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이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도 나라돈은 눈먼 돈이라는 생각으로 생각 없이 프로그램 개발계약을 체결하고 적당하게 얼버무리고 넘어가자는 수작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나는 어제 이와 같은 사실을 증거하는 자료와 시중에서 520만원이면 쇼핑몰과 홈페이지 그리고 모바일쇼핑몰까지 구축이 가능하다는 프로그램 개발업체의 비교견적서를 받아서 첨부한 긴 내용증명우편물을 X씨프라자에 발송했습니다.

 

그리고 나라돈은 눈먼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들이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이들의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황당한 일들이 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나는 이해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이들은 우리 조합에 납품을 약속한 납품일정도 넘기고 한 차레 더 납품기간을 연장하는  “용역계약 이행 확약서”까지 작성하고 2,400만원이라는 돈은 이미 모두 챙기고 아직도 쇼핑몰구축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마치 "정부에서 집행하는 돈은 눈먼 돈" 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행동하는 양심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내가 또 다른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꾸 심기가 뒤틀리며 불편한 심사가 끓어 오르고 있습니다. 끝 없이 글을 쓰고 싶은 욕망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잠에서 깨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쓰면 쓸수록 더 화가 납니다. 그리고 잠자던 전투의식이 되 살아 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