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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과연 협동조합의 봄은 오는가?

by 장복산1 2014. 3. 27.

나에게 협동조합 하면 먼저 떠 오르는 정치인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입니다. 박시장은 정치에 입문하기 전 시민운동을 하면서 아름다운가게라는 사회공동체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협동조합 기본법이 규정하는 5인이상 소규모 협동조합 탄생의 불씨를 당긴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발의한 협동조합기본법은 정부안과 절충하는 과정을 거쳐 5인 이상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획기적인 협동조합기본법으로 탄생해서 2012년 말 발효되었습니다. 원래 협동조합은 산업혁명에 의하여 비약적으로 발전된 대기업의 압력에 대항하기 위해서 19세기 초에 형성된 것으로, 생산조합· 소비조합· 신용조합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농협이나 수협, 신협같은 협동조합들이 특별법에 의거 자리를 잡고 영리적 영업을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입니다. 그러나 특별법에 근거한 협동조합은 설립 자체에 매우 어려운 조건과 규제가 따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하여 설립하는 협동조합들도 일반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형협동조합 같이 다양한 형태로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법체계가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을 명확하게 나누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영리집단과  공익제고을 위한 비영리집단이 세법, 공정거래법 등 각종 부수적인 법률에서도 명확하게 구분되며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영리적 행위는 상행위를 규정하는「상법」에 따라 회사를 설립하고, 문화ㆍ예술ㆍ복지 등의 재단∙사단법인 등은 「민법」,「공익법인의설립·운영에관한법」에 따라 비영리법인 설립인가를 받아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이분법적인 구조에 담기지 않은 새로운 영역의 경제주체인 협동조합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은 경제활동을 하는 부분은 주식회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상행위를 통해 얻어진 수익을 처리하는 방법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소유주인 주주나 투자자들에게 배당의 형태로 수익을 돌려주는 주식회사와 달리, 협동조합은 주인인 조합원들의 권익을 증진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등의 공익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모델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이와 같은 새로운 경제ㆍ사회적인 수요를 고려하여, 영리와 비영리의 중간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시장경제에만 의존하던 신자유주의 물결이 국민들의 삶에 녹아들면서 자본주의 경제구조의 어떤 한계를 느끼는 시점에 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 정부와 국회에서 지난해에 협동조합기본법을 발효하고 5인 이상이면 이제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운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새로운 사회적 경제영역역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나는 협동조합이야 말로 최근 정치권의 화두로 떠 오른 “경제민주화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돈 놓고 돈 먹기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자본주의가 양산하는 우리사회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유일한 방안은 1인 1표로 경제적 권한을 분산하는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부를 나누는 방법으로 거론되는 사회복지제도 역시 경쟁을 통한 사회적 발전을 저해하는 또 다른 한계를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정당한 경쟁이 보장되는 가운데 자본의 구조와 가치를 평등한 권한으로 결정하는 협동조합이야 말로 경제민주화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나의 신념이 아직은 변하지 않을 것 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2013년은 협동조합의 전성기같이 우후죽순처럼 수 많은 새로운 협동조합들이 설립되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시에 무려 1천개가 넘는 협동조합들이 설립등기를 마쳤습니다. 강남구에 1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어제는 박원순 서울시장 주제로 강남3구의 협동조합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협동조합의 봄, 강남 3구 100인에게 듣다."라는 주제의 협동조합 청책토론회가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열렸습니다.

 

강남3구라는 말이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라고 하는 군요. 나는 강남3구라는 이야기도 처음 들어 보았고 SETEC도 처음 가 보는 장소입니다. "협동조합의 봄, 강남3구 100인에게 듣다." 정책토론회가 시작되고 조금 늦게 도착한 박원순 시장께서 표나게 앞 좌석으로 가지 않고 조용히 뒤에 있는 말석에 앉아서 토론과정을 열심히 듣고 수첩에 메모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무척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원래 높은분들이 오면 어수선하게 앞 자리로 나가는데 서울사람들은 시장님이 와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이미 이런 모습에 익숙해 있나 봅니다.

 

중간에 기회가 생겨서 누군가 박시장께 자리를 앞으로 옮기라고 권해도 극구 아니라고 사양합니디. 객석에서도 박원순시장님은 절대 앞으로 안 간다고 하면서 이내 권유를 포기합니다. 내가 시골사람이라 그런지 나에게는 이런 모습조차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사는 시골에는 기관장이 나타나면 하던 일도 멈추고 모두가 일어서서 높으신분을 맞이하고 악수하며 수선을 피워야 합니다.

 

 

토론의 주제를 발제하는 발제자들은 대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느냐 하는 협동조합의 양적인 팽창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았습니다. 그로나 플로어에서 토론에 참여하는 협동조합 임원들은 어떻게 살아남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더 비중을 투고 토론에 참여하는 것 같았습니다. 열기가 넘치고 하고싶은 말들이 너무도 많은 토론회였습니다. 나도 손을 들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본인은 베비라 협동조합 이사장 이춘모입니다.

평소 존경하는 박원순 서울시장님을 모시고 협동조합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어서 많은 기대를 하면서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원래 박시장께서는 함께하는 사회공동체 조직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아름다운 가게를 시작하시던 모습은 지금도 박시장님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협동조합의 매력에 푹 빠져서 진해 촌사람이 서울 와서 서울시민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내와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송파구에서 베비라 협동조합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대한민국 유아 업계의 선두를 달리며 건실하던 프렌차이즈업계의 중소기업이 기업사냥꾼들에 의해 부도나고 파산한 회사를 “을”의 입장에 있던 전문 대리점들이 힘을 모아 회사를 되살려 보려고 힘을 합해 협동조합을 설립한 조합입니다.

 

그러나 자금력이나 영업력에 분명한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조합설립년도에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 진흥원에서 신생협동조합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일부 사업에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건실한 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신생협동조합이 안고 있는 어려움을 시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호소하기 위해서 본인은 토론회에 발언을 요청했습니다.

 

먼저 신생현동조합들이 자립에 필요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시점까지는 정부나 지자체의 많은 관심과 지도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본인이 이사장직을 맡아 운영하는 베비라 협동조합의 가장 큰 애로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조합은 지금 20평 남짓한 사무실을 임대해서 사무실과 물류창고를 겸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정되고 독립된 협소한 공간에서 협동조합에 관한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조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송파구청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우리와 같은 협동조합들이 한 공간에서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동조합을 운영할 수 있는 보육시설 같은 시설을 건축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치 보금자리주택같이 자생력이 부족한 신생협동조합들을 보호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공동체 시설이 언제 어떻게 완공이 될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급한 생각에 얼마 전에는 가든5협동조합 우승남 이사장님과 같이 가든5 지하에 비어있는 공간들을 신생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임대해서 사용하는 문제를 고민하며 협의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자금력이 부족한 신생협동조합들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난제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저는 평소 존경하는 박원순 시장님을 모시고 협동조합의 봄 이라는 주제로 강남3구 100인에게 듣다. 라는 좋은 토론회에 참석해서 박시장님께서 통 큰 선물을 하나 주시고 이 자리를 떠나실 것을 간절히 요청합니다. 서울시내에 산재한 신생협동조합들이 같은 공간에서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며 자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까지 신생협동조합들의 보육시설과 같은 공익적 공간을 마련해 주신다면 신생협동조합들에게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합니다.

 

서울시내 협동조합들의 허브가 될 수 있는 공익적 공간이 신생 협동조합들에게는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장님에게 감히 신생 협동조합들을 위한 공익적 공간을 마련해 주실 것을 간절하게 청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적 공동체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원조격인 아름다운가게를 설립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역시 한 수 위의 고수였습니다. 협동조합의 가본은 자립이고 협동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는군요. 그러나 협동조합을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가든5 지하에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면 공동으로 저렴하게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반안을 찾아 보겠다는 시장님 답변에 나는 큰 기대를 하며 토론회를 마치고 돌아 와 오늘도 열심히 협동조합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강남3구 협동조합원들 "편한 공간 하나 있었으면"

청책토론회…판로 개척, 복잡한 설립 절차 등 고충 봇물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산업통상진흥원에서 100여명 협동조합원들이 '강남3구 협동조합 청책(聽策) 토론회-협동조합의 봄, 100인에게 듣다'라는 주제로 모여 머리를 맞댔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에 설립돼 운영 중인 협동조합원들이 앞으로 정책 수립에 대해 제언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날 청책 토론회에서는 현재 협동조합원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쏟아졌다. 특히 공간에 대한 어려움이 주를 이뤘다.


우승남 한국소상공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협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얼마전 발기인대회를 열고 모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편하게 모일 공간이 없다"며 "공간이 생기면 협동조합이 크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아용품 관련 협동조합의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토론자는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다 보니 한계가 많다"며 "자금이 없어 공간을 빌릴 수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보육센터'와 같은 개념의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커 나가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나가는 식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판로개척의 어려움도 제기됐다.


서울지역협동조합협의회 관계자는 "판로지원 관련조례가 통과됐으나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서울시에서 조례가 잘 지켜지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토론자 조진환씨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은 인내심이 강한 분"이라며 "협동조합을 만드는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서류를 많이 요구하기도 해 4개월20일만에 협동조합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며 "어떤 경우 73장의 서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과정을 지켜본 박원순 서울시장은 "'협동조합도시 서울'이란 비전을 선포했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지는 몰랐다"면서 "자주성과 자립성, 협동성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