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by 장복산1 2014. 6. 20.

내가 협동조합을 하겠다고 서울로 올라온지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며칠 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협동조합 모범사례집을 발간하겠다며 자료요청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나는 서울생활 1년이 넘는 동안  협동조합을 한다고 하면서 과연 무엇을 했으며 또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잠시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어사전은 협동조합 (協同組合)을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소비자, 농민, 중소기업자 등이 사업의 개선 및 권익 옹호 등을 위하여 조직한 협력 단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단순히 약자들의 사업개선 및 권익옹호의 차원으로 한정하는 문제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스마트폰의 출현은 현대인들의 생활페턴을 송두리체 바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주 단순한 생각의 차이겠지만 애플의 앱스토어(App Store)는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유통의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면서 스마트폰의 끝 없는 진화로 현대인들의 생활페턴까지 모두 바꾸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유통과정의 새로운 역활을 협동조합이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도 나의 뇌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애풀의 앱스토어가 애플리케이션 유통시장의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한 과정은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떡을 누가 자르고 누가 먼저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의 해결입니다. 나는 협동조합의 덖을 자르고 선택하는 권한을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아주 공평하게 돌려주는 방안을 찾으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경제민주화의 대안은 협동조합입니다. 지금은 협동조합에 길을 물어야 할 때 입니다.

 


 

소상공인 협동조합 모범사례집 발간자료

 

제출자: 베비라 협동조합

작성자: 이사장 이춘모

 

1, 베비라 협동조합 설립배경

 

추락하는 새에는 날개가 없다는 말이 있다. 베비라는 한 때 대한민국에서 유아복 유아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체인사업을 하면서 90년대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중견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회사를 합병하고 다시 분할해서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시세차익을 챙기는 M&A전문가들이 회사경영에 참여하면서 회사는 부도나고 날개 없는 새가되어 추락하고 말았다.

 

전국에서 전문점영업을 하던 300여개 대리점들이 연쇄부도를 맞으며 폐업이나 전업을 하고 회사에 제품을 생산해서 납품하던 150여개의 협력업체들도 온전하게 사업을 진행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전문점들과 생산업체, 그리고 회사에 남아있던 사원들은 당장 자신들의 생계문제에 한계를 느끼게 되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한다.

 

날개 없는 새의 둥지를 지키던 외롭고 어려운 사람들 끼리 서로 도와야 하고 힘을 합쳐야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기까지는 많은 고통과 번민의 연속이었다. 어려운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기에 진해베비라 전문점을 운영하던 이춘모 대표의 제안으로 전국베비라전문점협의회를 구성하고 납품업체를 대표해서 벨우드상사 백문흠 대표가 협력업체협의회를 구성한다.

 

회사에 잔류하던 직원과 전문점협의회와 협력업체협의회는 3자 합의각서를 작성하고 회사의 회생을 위한 법적절차를 진행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승인을 받아 관리인을 선임하고 회사의 회생절차를 개시하였으나 영업을 재개하고 미처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채권단의 회생절차동의 부결로 회사는 파산하고 말았다.

 

(주)베비라의 후신인 (주)올아이원 파산재단이 파사절차를 진행하면서 전문점협의회는 당장 채무문제와 재고자산의 처리문제가 전문점들의 생계문제보다 더 다급하게 전문점 대표들을 압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전문점 개설조건으로 회사에 제공한 담보를 해결할 방안도 찾기가 어려웠고 누적된 상거래 채무를 일시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수 십년 간 누적된 재고자산에 대한 처리문제는 전문점들에게 가장 심각하게 다가 온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다급한 현안들을 우선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한계를 느끼게 된 전문점 협의회는 이춘모 회장을 선두로 일치 단결하여 (주)올아이원 파산재단과 파산법원을 상대로 전문점들의 채무탕감 문제와 재고자산 해결방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 회사의 물류창고 재고자산을 전문점협의회가 인수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채무해결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는 일에 회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전문점협의회 회원들은 한 층 견고한 결속력으로 뭉치게 된다.

 

(주)올아이원 파산재단에 귀속된 상거래채권을 전국 베비라 전문점협의회가 회원들의 참여로 자금을 모아 인수하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경우라도 어려운 사람들이 서로 작은 힘들을 합치고 지혜를 모으면 더 큰 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뭉치게 되었다. 그러자 그러자 당장 다급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결성된 전문점들의 모임은 파산회사의 재고자산을 인수하고 상거래 채권을 인수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게 된다.

 

전국 베비라 전문점협의회가 전국에 산재한 전문점들의 생계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인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전문점 협의회 이춘모 회장의 뇌리에 “우리가 살 길을 찾았다.” 는 영감이 스치며 베비라협동조합 설립문제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베비라 전문점 협의회를 조직하면서 가동하던 온라인 카페인 “베비라점주협의회” 게시판에는 “이춘모의 이생각 저생각” 이라는 글이 매일 아침 게시된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인 자본주의의 한계인 “빈익빈 부익부”(貧益貧富益富)현상은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욱 가난하고 부유한 사람일수록 더 큰 부자가 되는 자본의 쏠림현상을 해결할 방안이 없다. 그로 인하여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마저 선거이슈로 등장한 경제민주화라는 구호는 있으나 실체가 없다. “나는 경제민주화의 유일한 대안은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는 자신의 생각을 설파하는 이춘모 회장의 길고 지루한 글은 쉬지 않고 카페에 게시된다.

 

결국은 “이춘모의 이생각 저생각” 이라는 길고도 지루한 글들이 조합원들에게 하나 둘 읽혀지면서 조합원들의 생각은 차츰 바뀌게 된다. 전문점은 회사와의 “갑”과 “을”의 관계에서 “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던 생각들이 차츰 바뀌면서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조합의 주인이라는 주인인식을 조합원들이 공유하게 된다. 어떤 조직이나 조직을 구성하는 조직원들의 결속력은 조직의 운명을 좌우 한다. 조직원들의 적극적이 참여과 관심이 없는 조직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베비라협동조합은 2013년 3월 5일 종로에 있는 러닝스퀘어라는 장소에 창립조합원으로 전문점 대표 43명과 생산업체 대표 6명 등 50여명이 모여서 베비라협동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춘모 이사장은 협동조합은 “한 사람은 만인을 위하고 만인은 한 사람을 위한다.”는 협동조합의 기본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시작한다. 이춘모 이사장은 베비라 협동조합의 성공을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조합원들의 참여 없이는 협동조합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베비라 협동조합이 창립한 3월 5일을 기억하고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로 제정한다. 매월 5일은 서울에 있는 본점에 조합원들이 모두 모여서 각자의 능력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치열한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제품의 생산단계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조합원들의 토론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집행한다.

 

2, 베비라협동조합의 전반적인 사업소개

 

베비라협동조합은 출산준비물부터 유아복, 유아용품, 유아완구까지 어린 아기가 출산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우리 아기를 키우는 정성으로!!” 생산해서 “제품의 가격에 거품을 뺀 착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유아용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업체와 판매업체가 협업화사업으로 조합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2013년 3월 5일 설립한 이래 2013년 여름, 가을, 겨울시즌과 2014년 봄, 여름시즌 의류를 공동생산하거나 공동구매하는 방법으로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판매하고 있으며 한 시즌 평균 2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합에서 공동으로 생산한 제품은 출산용 배내저고리, 속싸보, 겉싸보, 이불세트, 포대기, 유아용 내의, 유아상하복, 유아원피스, 쓰리피스, 유아점퍼, 유아돕바, 손싸개, 토끼베개, 짱구베개, 힙시트 등을 공동으로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유통망 확충을 위해서 2013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협업화 사업 지원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하여 선정되어 홈페이지와 쇼핑몰 구축을 정부지원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마케팅지원 선정사업으로 진행한 조합소개 브르셔 및 발송용 대 봉투 7,000부와 카다로그 3,000부를 제작하여 전국 유아복, 유아용품 판매점에 조합의 출범을 알리는 D/M 발송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조합에서 정부지원 사업으로 진행한 D/M발송으로 그간 옥천베비라, 부산국제베비라, 대전 복수동베비라, 신탄진베비라, 대전 베이비아트, 역곡베비라 등의 새로운 거래선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그간 전문점 개설의 높은 벽을 허물고 누구나 자율적 판단으로 조합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아전문점 개설을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던 담보와 보증금제도의 벽을 허물고 담보와 보증금 없이 전문점개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조합원들의 총의로 결정하여 실행하고 있으며 전문점 개설에 필수적으로 요구하던 인테리어도 조합의 기본 안을 기준으로 자율적 판단으로 시설하는 방안을 강구하였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라는 협동조합의 기본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조합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운영하던 온라인 카페인 “베비라 점주협의회” 카페에서 조합운영에 관한 제반사항을 투명하게 시점으로 공개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의 온라인 토론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3, 조합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

 

베비라 협동조합은 조합의 운영자금이 준비되지 못한 상황에서 설립하여 조합원들의 선 입금으로 자금을 마련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분배하는 과정의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 300여개가 넘던 대리점들이 회사의 부도로 모두 연쇄부도나 전업으로 인하여 현재 45개의 전문점들이 영업을 지속하면서 조합과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에서 제품의 공동생산이나 공동구매에 필요한 최소 주문수량이 생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수량에 미치지 못하면서 제품생산시기에 차질이 생길 경우 판매기회 손실로 인한 피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영업망 확충을 위한 기동력 있는 영업전략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베비라 협동조합에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시행하는 2014년 협업화지원 프로그램의 공동설비, 공동브랜드 개발, 공동R&D 지원 사업 참여를 신청했다.

 

또한 베비라 협동조합은 조합에서 공동으로 생산한 시즌상품이 시즌 아웃되면서 어쩔 수 없이 남게 되는 제고자산의 처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문제가 조합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의류 생산업체의 영원한 숙제로 남아있는 재고자산의 처리문제를 위해서 그간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전 재고자산을 조합에서 모아 공동할인판매 행사를 진행하는 문제와 온라인을 통해서 조합원들의 재고자산으로 공동으로 처분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하면서 지속적인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4, 베비라 협동조합의 사업전망 및 비전

 

베비라 협동조합은 철저하게 조합원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조합으로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과거 체인사업체의 본사가 취하던 모든 이익과 마진을 조합원들과 소비자들에게 돌려준다는 생각으로 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조합운영의 최고 가치로 하고 있다. 따라서 조합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조합운영에 필요한 최소경비를 제외하고 모두 조합원들의 판매마진을 보장하는 문제나 소비자가격을 착한가격으로 유지하는 문제에 집중할 것이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제품의 품질보증과 조합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퀄리티를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 필드에서 2~30년 이상 유아복, 유아용품을 판매하면서 쌓아 온 조합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에서 운영하는 협동조합의 날 모임에서는 치열한 토론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필드에서 직접 고객들과 대면판매를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통해서 수집되는 고객들의 모든 반응이나 정보들을 조합에서 취합, 가공해서 조합원들에게 재배포함으로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피드백 하는 가공된 정보를 조합원들이 공유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고민하며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통구조가 대형유통과 온라인유통, 전통시장 및 가두점 유통망으로 유통구조가 재편되면서 전문판매점들의 영업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인식한 정부에도 그간 전통시장 지원사업에 막대한 정부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소상공인들의 협업화 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베비라 협동조합은 가장 민주적 방법으로 협동조합의 기본이념에 충실하며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가 협업하는 공생의 사회 관계망을 구축하는 것을 조합의 최종 목표로 발전할 것이다.

 

이와 같은 조합의 목표달성의 가능성을 짐작하는 징조가 최근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과거 베비라 전성기에 디자인실장을 하던 디자이너가 프리렌서로 베비라 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제품의 디자인에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베비라를 다시 살려보겠다는 신념에서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느낌을 조합원 모두가 실감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과거 베비라 전문점 인테리어를 담당했다는 인테리어 업자가 베비라 협동조합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하고 싶다는 전자메일을 이사장이 접수한 경우도 있다. 과거 영업을 담당하던 영업팀장들도 조합운영에 참여할 의사를 타진하는가 하면 과거 베비라에 제품을 생산해서 납품하던 협력업체들도 하나 둘 조합운영에 관심을 표하며 모여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베비라 협동조합을 매우 희망적으로 평가할 가치 있는 상황들이다.

 

5,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베비라 협동조합은 매월 협동조합의 날에 조합 사무실에 조합원들이 모여서 제품의 생산기획에서부터 제품의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문제까지 조합원들의 참여로 토론과정을 거쳐서 의사결정을 하고 시행한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문제에 대한 토론은 항상 다람쥐 채바퀴 도는 것 같은 토론이 토론자들이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반복되고 있다.

 

조합에서 공동 생산하는 제품의 판매를 담당하는 조합원들은 어떻게 하던지 소비자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판매마진을 높여서 고객들에게 할인판매를 하며 조금이라도 쉽게 영업을 하려는 생각을 내려놓기가 어렵다. 그러나 조합의 입장에서는 가격의 거품을 뺀 착한 가격이라는 사실을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비자 판매가격 책정에 신중을 기하고 실제 소비자들이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판매가격을 표시하는 문제가 항상 토론과정에서 충돌하기 마련이다.

 

아주 어렵게 조합원들의 난상토론을 거쳐서 정리된 소비자가격 책정문제가 얼마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시 의제로 등장하고 똑 같은 갈등과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실을 한 참 토론이 진행된 다음에야 토론자 모두가 느끼게 되면서 토론을 주제하던 이사장도 한 참 토론이 진행된 다음에야 문제를 파악하고 이 문제는 이미 토론이 종결된 문제라는 선언을 하면 토론에 참가한 조합원 모두가 다람쥐가 채바퀴를 돌고 있다고 하면서 실소를 금치 못한다.

 

어쩌면 한 시즌이 지나고 다음 겨울상품을 기획하는 토론에서도 이 문제는 또 다시 반복될지 모른다. 그러나 베비라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누구도 어떤 불평도 없이 조합원들의 총의로 의사를 결정한 문제에 적극 동참하고 협동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도 조합원들의 힘과 지혜를 합쳐서 날개 없는 새가 추락하던 과거의 모습을 떨쳐 버리고 힘찬 날개 짓을 하며 다시 비상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