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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님께

by 장복산1 2014. 8. 13.

나는 어제 새벽에 일어 나서 아래와 같은 장문의 편지를 써서 오전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에게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가산디지털단지에서 "매출 100% 확대를 위한 스마트워크 활용비법" 이라는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수업 도중에 오전에 내가 편지를 발송했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담당직원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 내용은 담당직원과 내가 서로 의사소통이 원만하지 못해서 어쩌면 내가 새벽에 일어 나서 장문의 편지를 쓰는 소동이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나는 이런 소통의 문제를 기억하기 위해서 여기 기록을 남깁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일규 이사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이사장님이 게시한 인사말씀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과 새로운 유통구조의 출현 등으로 경영상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자금지원, 교육, 컨설팅, 협동조합 활성화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지혜롭게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우리 공단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든든한 성공파트너’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소상공인 여러분께서는 주저하지 마시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문을 두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하는 대목을 읽고 주저함 없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본인 등은 대한민국 유아의류, 유아용품을 제조 유통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던 중소기업인 ㈜베비라의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갑” “을” 관계의 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을 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갑”의 일방적 파산으로 생계수단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다가 모여서 서로 의지하며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2012년 말에 발효한 협동조합 기본법을 근거로 서둘러 법인을 설립하고 2013년 소상공인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참여해서 정부예산을 지원 받아 조합을 설립하고 출범하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 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정착하는 과정에 소상공인진흥원의 도움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조합설립 2차년도인 2014년에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지원하는 각종 교육, 컨설팅, 엮어주기 등 여러 사업에 참여하면서 협동조합의 기본이념을 차츰 이해하며 조합원들도 조합에 대한 신뢰가 쌓여가고 있습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설립이후 2013년 여름시즌부터시작해서 가을, 겨울시즌에 조합원들이 자금을 모아 제품을 생산하고 2014년 봄, 여름, 가을상품까지 공동생산해서 공동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2013년 3월 5일 창립총회를 개최한 이래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전국에서 대리점영업을 하는 조합원들이 서울까지 올아와 조합사무실에 모여서 치열한 토론을 하며 제품을 공동생산하고 공동판매하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모으면 자력으로 충분히 조합을 운영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조합원들의 자신감을 자산으로 조합원 모두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해서 지원하는 협업화 지원사업에 참여해서 다행히 2차 년도에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제 공단에서 지정하는 온라인교육을 조합원 80% 이상만 수료하면 되는 상황에 이런 장황한 글을 쓰게 되었군요.

 

이일규 이사장님.

정부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 가장 공정하고 공평하게 국민각자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고 정부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의 주된 임무라는 생각에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우리같이 장사나 하던 사람들이 감당하기에는 좀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각종 서류의 제출이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요구하는 현장실사평가나 소집평가에 성실하게 응했습니다. 그러나 베비라 협동조합의 입장에서는 이번이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하는 조합원 80% 이상의 온라인 교육에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공단의 판단은 2차년도 지원대상인 협동조합에는 다소 특혜를 준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6시간 교육으로 지정하는 규정을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 컴퓨터를 조금만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이라면 오프라인 집합교육보다 집에서 컴퓨터만 조작하면 가능한 온라인 교육이 훨씬 쉽고 편한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베비라 협동조합 조합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대리점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합원 대다수가 2~30년을 베비라 대리점을 운영하는 나이가 많은 여성들로 조합원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사장인 본인도 경남 진해 베비라 대리점을 아내와 같이 33년 운영하며 벌써 올해 68년의 세상을 살면서 나이가 들자 컴퓨터를 다루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조합원들과 유일한 소통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포털사이트인 “다음”에 온라인카페를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매월 5일 협동조합의 날”에는 조합원 모두가 서울 조합 사무실에 모여서 같이 컴퓨터 공부도 하면서 멀리 떨어져 영업을 하는 조합원들 간에 서로 소통하는 수단을 강구하는 문제를 조합원 모두가 고민해 왔습니다. 이제 겨우 온라인카페에서 댓글로 제품을 주문하고 댓글을 달아서 조합원들 간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과정에 와 있습니다.

 

이번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베비라 협동조합에 요구하는 조합원 80%이상의 온라인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 먼저 이사장인 본인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온라인교육을 받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계속 새로운 창을 열면서 메뉴조차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몇 번이나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해서 겨우 수강이 가능했습니다.

 

그래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밤을 새워 온라인 수강 안내서를 만들었습니다. 조합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에 이사장이 밤을 새워 만든 안내문을 게시하고 온라인교육수강을 요청했습니다. 조합원들은 벌써 온라인교육수강 요청 게시 글을 77회 읽었고 수강절차 설명서를 84회 읽었습니다. 그러나 수강이 가능한 조합원은 2~3명에 불과합니다.

 

조합원들이 온라인교육을 받으려고 컴퓨터만 드려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고 하소연하면서 차라리 서울가서 하루 교육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을 전화로 전해 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온라인 교육보다는 오프라인집합교육이 실질적인 교육효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공단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자며 공단에 전화를 해서 질문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의 공식적인 답변은 규정이 그러니 규정대로 하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존경하는 이일규 이사장님!! 본인은 규정을 만들었으면 규정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법을 만들 때도 입법취지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법관은 법을 판단할 때 입법취지에 맞게 판단하고 판결해야 하는 것은 상식입니다.

 

이사장님!!

공단에서 이런 규정을 만든 근본 취지는 정부예산을 지원하면서 조합원들이 최소한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개념이라도 공부를 하고 협동조합의 설립취지에 맞게 협동조합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조합원 80% 이상의 온라인교육 필수라는 조건을 규정한 것으로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조합원들 특성상 온라인 교육이 어려운 경우도 오프라인 집합교육은 규정상 불가능하고 온라인 교육을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것이 공단의 절대 불변의 원칙인지 공단 이사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저는 오늘 이렇게 길고 장구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본인이 밤을 새워가며 작성한 온라인교육 수강신청 설명서를 첨부합니다.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이사장이 노력을 해도 어려워서 온라인 수강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조합원들에게 조합이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조합 이사장이 전국순회를 하면서 조합원들과 같이 수강을 완료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이사장님의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8월 13일

베비라협동조합 이사장 이춘모

 


첨부하는 문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온라인교육 수강방법 설명서"  -(작성자 이춘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