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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 설립과정 특강을 마치고

by 장복산1 2014. 8. 7.

요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같이 조금은 생소한 용어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사실 나는 "협동조합"하면 같이 벌어서 같이 먹고 살자는 공산주의 협동농장이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나고 "사회적" 이라는 용어는 사회주의를 연상하는 용어로 들립니다. 그러나 나는 얼마전부터 협동조합에 흠뻑빠저 서울까지 올라 와서 좌충우돌하며 베비라 협동조합을 설립해서 조합원들과 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베비라 협동조합은 한 때 사회적 이슈로 떠 올랐던 "갑""을"관계의 대표적 기업인 체인사업을 하던 (주)베비라가 부도나고 파산하면서 "갑"에 대응할 겨를조차 없이 속수무책이었던 "을"들이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특별한 경험이나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시작한 베비라협동조합은 좌충우돌하며 한 해를 보넸습니다. 이런 우리 모습을 지켜보던 서울 송파사회적경제허브세터에서 이사장인 나에게 "2014년도 협동조합 맞춤형 아카데미과정"의 특강 요청이 있었습니다. 

 

특별하게 강의를 준비하고 시작한 일도 없지만 그간 내가 겪었던 협동조합 설립과정의 좌충우돌하던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정리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으로 송파사회적경제허브센터의 특강요청에 혼쾌히 응했습니다. 송파사회적경제허브센터(바로가기 http://www.songpase.org/ )는 지역사회에서 사회적기업 육성과 생태계조성은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통합을 이루는데 기여한다는 취지로 송파구의 지원을 받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공익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나는 체인사업을 하던 (주)베비라가 출산율 저하나 경영상의 문제로 부도가 났다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주)베비라는 M&A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사냥꾼들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멀쩡하던 중소기업이 부도나고 파산하는 과정을 보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을"의 입장에서 "을"들의 반란을 주도하며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 설립을 생각하게 된 중요한 계기는 2012년 말에 발효된 협동조합기본법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협동조합 기본법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협동조합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서로 돕고 협동해야 협동조합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제일 먼저했습니다. 서로돕고 협동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베비라 협동조합은 조합을 설립하고 창립총회를 한 2013년 3월 5일부터 우선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로 정하고 조합원 모두가 서울 조합사무실에서 만나는 일 부터 시작했습니다. 매월 모이고 만나서 같이 협동조합을 공부하고 우리가 살아갈 길을 찾아 치열하게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전국에서 베비라 대리점을 하는 처지라 매월 서울까지 올라 와서 회의를 하고 토론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월 5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잊어버리지 않고 1인 기업인 대리점 영업을 하루 포기하면서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토론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이어 갔습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문제는 조합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로 믿고 신뢰하려면 투명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온라인 카페인 베비라협동조합카페(http://cafe.daum.net/BBLOVE) 에는 조합에서 진행하는 모든 업무의 내용이나 회계문제를 실시간으로 철저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찾았습니다.

 

 

나는 4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진심으로 자신의 능력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간다면 세상에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과 자신을 가지고 베비라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이와 같은 나의 믿음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선 조합원들이 서로 믿고 신뢰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 하고 어떤 방법으로 조합원 각자의 능력과 지혜를 같이 모아갈 수 있는냐 하는 문제가 조합의 성공적 정착을 보장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조합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는 전국 베비라 대리점을 찾아 승용차로 전국투어를 하며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서로 소통하며 신뢰한다고 해도 조합원 각자에게 어떤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소통은 서로 좋아하는 정도의 우정이라는 범주이상으로 자신의 능력과 지혜를 조합으로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조합원들이 판매할 제품들을 공동생산, 공동구매하는 방법을 찾는 문제들도 매우 중요한 비중으로 나를 압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며 회상하면 우리 스스로 놀랄 정도로 조합원들이 서로 맏고 신뢰하는 바탕을 마련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조합원들의 능력과 지혜를 조합으로 모아 유아의류, 유아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제품을 공동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제품을 공동구매하는 방법으로 조합에서 최저가로 구매하여 공동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우리 아기를 키우는 정성으로!!" 제품을 생산합니다. 그리고 "가격의 거품을 뺀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오늘도 멈추지 않고 조합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조합의 일들을 상식에서 찾아 상식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베비라협동조합의 특별한 전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런 나의 강의에 박수를 보내주신 송파사회적기업인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