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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의 메카 원주[Ⅱ]

by 장복산1 2014. 12. 10.

서울 송파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송파구청에서 지원하는 "지역단위 협동조합 네트워크강화를 위한 워크숍"에는 송파구청 담당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함께 했습니다. 송파구에서 일자리창출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임영천 주무관은 여러번 만나서 안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팀장님과 신입직원은 행사장에서 소개를 받았지만 솔직히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군요. 팀장님 이름이라도 확인하려고 송파구청 홈페이지에 들렸다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직원검색 메뉴에서 일자리담당 부서를 검색하다 조금 당황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구청직원들이 주민들의 일자리문제에 매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나라 일자리문제가 지금 이정도로 심각하다는 사실도 나는 미처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나는 구청에서 진행하는 협동조합 지하철광고지원사업 설명회에 참석한 일도 있습니다. 그래도 구청에서 이정도로 많은 인원이 주민들의 일자리지원업무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독립부서인 일자리지원담당관실에 무려 15명의 명단이 있습니다.

 

 

이번에 원주에서 1박2일로 진행한 "지역단위 협동조합 네트워크강화를 위한 워크숍"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일자리문제가 이제는 우리사회의 총체적 문제로 받아드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참여해서 토론하고 발표하는 일에 열심히 박수를 치고 하지만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일은 아닙니다. 누구나 1박2일간 모여서 토론하면 간단하게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하지 않을 사람이 없겠지요. 그렇다고 아무일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나는 60년 넘게 세상을 살면서 매 10년 주기로 세번이나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서 직업을 바꾸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경로석에 않을 수 있는 나이가 넘어서 네 번째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우리집 거실에는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사자성어가 담긴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 어떤 직업에서 어떤 일을 하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일해 왔습니다.

 

나는 사람의 능력은 무한하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했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어떤 일에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집중해서 하는 일과 건성건성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나는 신념처럼 가슴에 간직하고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항상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해서 어렵고 힘든 난관을 극복하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즐거움과 성취욕에 사로잡혀 세상을 살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거짓말 같은 파란만장한 자신의 삶을 나는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용기가 있어서라는 생각보다는 환경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이지만 나는 1970년대는 카메라도 없이 사진관을 차려서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쥐도 막다른 골목에서는 고양이를 물 수 있다고 하더군요. 나는 쥐가 고양이를 무는 심정으로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을 했습니다.

 

막연하게 손님도 없는 사진관을 지키고 있기 보다는 매월 어린아기들 자라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서 기록해 주자는 생각으로 40년전에 어린이 성장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카필모임이라는 조직을 만들고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최근 서울의 모 스튜디오에서 수년전에 내가하던 방식을 도입해서 아기성장엘범을 회원제로 운영하다가 부도를 내고 마는 바람에 사회적문제가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기사진 전문점을 70년대에 운영하면서 흑백사진이 칼라사진으로 바뀌는 시대적흐름을 타고 성공했습니다.

 

아기사진전문 사진관을 운영하던 인연을 살려서 단군이래 최고의 호황기였다고 하는 80년대는 유아의류와 유아용품을 판매하는 베비라전문점을 개업해서 새로운 직업영역에 도전했습니다. 베비라전문점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도 나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생각하면 타겟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마케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내가 판매하는 유아용제품을 구매할 대상을 찾아서 열심히 편지를 써서 보내고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 DM발송에 필요한 봉투를 출력할 목적으로 컴퓨터와 만나게 됩니다.

 

나는 운명처럼 만난 컴퓨터에 메료되어 90년대는 컴퓨터 컴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삼성컴퓨터 진해대리점을 다시 개업하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컴퓨터를 전공하거나 배우지 않았다는 문제에 크게 좌절하지 않고 도전해서 삼성전자 국내영업 자문위원이 되기까지 나는 마치 컴퓨터에 미친 것 같이 열심히 일하고 열정적으로 도전했습니다. 지금은 대통령후보까지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이 컴퓨터 백신프로그렘을 개발하고 해군대위로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 섭외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운영하던 컴퓨터매장에서 안철수 대위가 백신프로그렘에 대한 컴퓨터강의를 한 사실이 있습니다. 무모할 정도의 도전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나이가 70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협동조합의 협동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회사가 부도나고 파산한 베비라전문점 사장님들을 규합해서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서로 돕는 것을 협동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려면 우선 소통이 필요하고 신뢰가 필요할 것입니다. 나는 요즘 조합원들이 서로 소통은 어떻게 하고 신뢰를 어떻게 구축하느냐 하는 문제에 골몰해 있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조합원들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얼마 전 송파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새로 신축한 건물로 이전하는 행사에 베비라협동조합도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동참을 약속했지만 조합원들에게 배송할 신상품이 도착해서 분배하는 작업이 시작되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나라도 오차가 생기면 신뢰가 무너지는 문제라 혼신을 다해서 집중해야하는 작업입니다. 바쁜와중에 센터에서는 베비라협동조합에서 출품할 제품리스트를 제출해 달라는 전화가 반복되면서 짜증이 나 짜증을 부렸지요. 상대는 무척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내가 짜증내던 전화를 받았다는 송파센터 인턴사원이었던 박단비씨를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참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