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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의 메카 원주 [Ⅲ]

by 장복산1 2014. 12. 12.

나는 원주가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메카로 자리잡기까지 원주에서는 무슨일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송파구청에서 대형버스까지 대절해서 지역의 사회적경제단체에 관여하는 사람들과 원주까지 가서 1박2일의 일정으로 "지역단위 협동조합 네트워크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것은 원주에 무엇인지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단위 협동조합 네트워크강화를 위한 워크숍의 2일차 일정은 원주협동광장에 있는 원주시 협동조합 지원센터를 방문하고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기념관을 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원주시 협동조합 지원센터는 (산업관광)이라는 부제가 있습니다.

 

협동조합 지원센터에 산업관광이라는 부제를 달고 브리핑룸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협동조합을 공부하기 위해서 원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협동조합지원센터에서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김선기 사무국장의 브리핑과 설명이 있었습니다.

 

다음에 우리일행이 방문한 곳은 원주 중앙시장 인근에 에 있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기념관을 방문해서 원주 로컬푸드 사무국장님의 브리핑과 설명을 듣는 일정이 었습니다. 나는 원주 협동조합 지원센터와 무위당 기념관을 방문해서 설명을 들으면서 원주만의 아주 특별한 인맥이 협동조합의 모체가 되어 원주를 협동조합의 메카로 만들고 가꾸어 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방의 물이터니는 것도 아주 작은 구멍에서 물이세기 시작하면서 거대한 제방을 무너트리게 됩니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이치도 아주 작은 인연같지만 작은 인연이 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우리일행이 하루밤 묵으면서 워크숍을 진행한 토지문화관도 박경리라는 거목이 원주에 자리잡으면서 원주에서 선생님이 기거하시던 장소는 박경리문화공원이 조성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집필하신 「土地」라는 소설의 제목과 공사의 이름이 같다는 인연으로 토지공사의 지원으로 원주에 토지문화재단이 설립되고 토지문화관을 탄생시켰습니다.

 

 

토지문화관에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박경리 선생님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편하게 묵으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집필실이라는 공간이 여유있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박경리 선생님이 쓰시던 소박한 소품들이나 육필원고 같은 전시물을 보면서 선생님이 토지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쓰신 설립취지문의 진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고(思考)하는 것은 능동성의 근원이며 창조의 원천입니다. 그리고 능동성이야 말로 생명의 본질인 것입니다. 하여 능동적인 생명을 생명으로 있게 하기 위하여 작은 불씨, 작은 씨앗 하나가 되고자 하는 것이 <토지문화재단>설립의 뜻입니다.』 

 

 

 

작은 불씨, 작은 씨앗 하나가 모여서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작은 인연이나 작은 힘들이 모이는 것이 협동조합의 시작입니다. 나는 원주협동조합 지원센터와 무위당기념관에서 원주협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아주 특별한 인물들이 원주와 인연을 맺게된 사실도 알게 됩니다. 지학순 주교와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운명같은 만남은 원주에서 재해대책사업위원회, 가톨릭 농민회 운동, 신용협동조합 설립 등에 힘을 모으게 됩니다. 무위당은 내가 중학교 입학시험을 보고 포기했던 대성중, 고등학교를 설립한 이사장님이시군요. 나는 원주와 인연이 있지만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원주는 ‘5ㆍ16 장학회 부정부패 사건’,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을 거치면서 ‘70년대 원주, 80년대 광주’라고 할 정도로 1970년대 민주화 운동의 가장 강력한 진원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학순 주교와 무위당이 있었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은 1983년 도농 직거래 조직인 ‘한살림’을 출범합니다. 무위당과 원주캠프의 생명운동이 구체화된 것입니다. 조합원 36명이 낸 출자금 36만 원으로 시작한 한살림은 20여 년 만에 회원 15만 세대를 확보했고, 이제 한살림 운동은 시민ㆍ사회운동으로 발전해, 모든 사람이 함께 이루어 가는 공존공영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원주에는 이와 같이 특별한 인물들과 맺은 인연으로 협동조합의 싹을 티웠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작은 불씨가 퍼지면서 오늘의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됩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신자유주의 경쟁체제는 극심한 빈부격차를 양산하고 말았습니다. 민간영역에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경쟁사회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원주협동사회경제니트워크는 공공기관의 공공구매를 주목합니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안을 찾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로컬푸드운동은 지역 학교급식에 지역 농산물을 납품하는 문제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와같은 민간부분의 생각이나 판단에 지자체에서 무관심했다면 공공구매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주 지역에 뿌리내린 한살림, 의료생협,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민간조직들이 지자체와 소통하면서 지역경제니트워크를 구축합니다.

 

베비라협동조합도 설립 2년차를 맞아 이제는 공동생산, 공동구매, 공동판매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한정된 조합원들의 판매망으로 경쟁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나갈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업자 협동조합은 판로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취지로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도움을 준다고 해고 조합은 자력으로 지속적인 자립운영이 불가능합니다.

 

나는 이번 워크숍기간에 송파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태현 센터장과 송파구청직원들에게 베비라협동조합이 지자체 공공구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출산장려금 예산이나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예산에 베비라협동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을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영업경쟁력이 미약한 조합의 힘으로는 공공구매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길은 보지이만 아직 길을 찾지 못하고 헤메는 베비라협동조합이 빨리 길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