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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불황탈출 영업일기 (제3일차 당진, 합덕, 홍성, 대전)

by 장복산1 2015. 2. 17.

당진에서 베비라를 하던 사장님이 모아방으로 브랜드를 바꾸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요즘 모아방에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문을 들어 알고있는 상황에서 당진모아방 사장님이 함덕베비라로 전화를 해서 조합에서 생산한 봄 상품을 보고싶다고 연락이 왔다고한다. 그래서 합덕사장님이 스마트폰으로 제품사진을 쵤영해서 전송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무래도 스마트폰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는 제품을 직접보는 것이 좋을 것 갔다는 생각이 들었고 홍성에서 베비라를 하다 알퐁소로 브랜드를 바꾼 홍성사장님도 합덕베비라로 전화를 해서 조합이 생산하는 제품에 관심을 표하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사무실만 지키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며칠 전에는 대전 도마동에서 모아베이비 사장님이 우리 쇼핑몰에 가입을 했다는 사실도 확인하고 해서 바로 당진, 합덕, 홍성, 대전을 순방하겠다는 계획으로 차를 몰아 출발했다.

 

당진모아방은 예전에 베비라전문점을 할 때 방문했던 기억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대 찾기가 쉽지 않다. 네비게이션이 지정하는 장소에 도착했지만 쉽게 찾기가 어렵다. 주변을 서너바퀴 돌고 합덕베비라에 전화를 하니 수협 옆이란다. 조금전에 내가 수협주변을 돌고 있었는대 하는 생각으로 다시 살피니 모아베이비 간판이 보인다. 내 눈에는 파란색 BABYRA 간판색깔만 익었던 터라 생소하게 느껴지는 모아베이비 간판은 눈에 잘 들어 오지 않았던 모양이다.

 

 

가개문을 열고 들어서니 그래도 예전에 베비라 전문점을 같이 하던 사이라 반갑게 맞아준다. 이리저리 점포가득하게 정리된 제품들을 보고 할 말이 없다. 사연을 들어보니 모아방에서 남아있던 이월상품들을 할인가로 공급한다고 해서 2천여만원이 넘는 이월상품을 받았다고 한다. 의류만 할인가격으로 2천만원어치를 받았다면 작은 점포에 차고넘칠만 하다. 그래도 신상품 없이 영업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합덕에 전화는 했는대 막상 제품을 더 사입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서로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대화는 길게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내가 방문했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거나 신경쓰지 말고 언제던지 필요한 제품이 있으면 편하게 가져다 팔았으면 좋겠다고 하고 합덕으로 향했다. 그래도 요즘같은 불경기에 합덕베비라는 만족할 수준의 매출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나 환경이라도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느냐 하는 차이는 분명히 언제라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며 그 노력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합덕에서 힙시트 두 개를 내려주고 홍성로 출발했다.

 

합덕사장님이 무언가 작은 박스를 하나 들고와서 내 손에 쥐어주려고 한다. 한사코 사양을 해도 과자라고 하면서 차창으로 밀어 넣는다. 그냥 정이라고 하지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어디를 가나 그냥 차 한 잔이면 충분하게 정을 나누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그래도 점심시간이 다 된 늦은시간에 사무실을 출발해서 당진가는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비빔밥 한 그릇으로 점심을 먹고 당진에서 함덕을 들려 홍성가는 길에 배가 출출했던지 과자박스로 손이간다. 예쁜 월빙빵을 맛있게 먹었다.

 

홍성알퐁소도 베비라전문점하던 자리에 간판만 바꾸어서 영업을 하고 있어 지난번 들렸던 기억을 더듬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차 한잔을 하며 나누는 대화속에 서로 활기가 없다. 요즘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불경기는 사람들의 대화마저 활기없게 하는 모양이다. 알퐁소도 점점 출산쪽은 제품라인을 줄이고 토들러쪽으로 제품의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저출산의 여파가 정말 심각할 정도로 유통구조마저 바꿔버리고 있다는 생각이다.

 

다시 홍성을 출발해서 대전 도마동 모아베이비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대로변에 워낙 매장이 크고 간판도 커서 바로 매장앞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갔다. 미리 전화통화를 해서 그런지 표정만 봐도 서로 상대를 알아보고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조금있으니 대전 중리 김이사도 모아베이비 매장에 도착해서 승합차에 싣고간 봄 신제품샘플들을 보여 주며 쉽게 주문서를 작성했다. 매장큐모가 크고 깨끗하고 정리정돈도 잘 된 매장이다. 첫 거래에 예상보단 많은 매출을 성사시켰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참 좋겠다. 우리의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이 팔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긴 설명도 없이 서로가 호의적인 생각으로 소통하고 바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에게 필요한 빈 공간을 같이 체워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세상은 누구나 혼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세상을 사는 방법은 모두가 자기중심으로 판단하고 세상을 재단하며 살지만 남의 도움이 없이 혼자서 세상을 살아 간다는 것은 실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냥 알게 모르게 서로 도우며 도움을 받아야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독불장군으로 세상을 살아 간다고 해도 결국은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다.

 

중리베비라로 와서 중리 김이사와 같이 좀 늦은 저녁을 먹고 서울로 다시 돌아 오는 길은 어둡고 컴컴한 밤길이다. 몸은 피로하지만 마음은 가볍다. 베비라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우리가 달려온 지난 2년은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기적같은 일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렵고 힘든 경기지만 서로가 힘을 합해서 선입금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조합을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기적이다.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기적같은 일을 우리는 지금 해 내고 있다. 나는 오늘도 몸은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힘든 가운대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을 안고 간다.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 사고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