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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불황탈출 영업일기 (제6일차 김해, 밀양, 대구)

by 장복산1 2015. 2. 17.

진해에서 하루밤을 묵고 아침식사를 하며 시청하던 TV 프로그램 아침마당의 전국이야기대회-내말좀 들어봐에 출연한 전주비보이팀 이야기를 듣고 방송인 김혜영씨가 하는 이야기가 매우 감명깊게 가슴을 파고 든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게 되면 수 많은 변명과 이유가 생기지만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여러가지 방법과 요령이 생긴다." 는 이야기다. 아주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진리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주변에도 어떤 사람은 일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우선 불가능하다는 변명을 먼저 찾고 도전을 미리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는 모른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사람이 세상에 테어 나면서 어머니 배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요령을 배우고 테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테어나면 한국말을 배우고 영국에서 테어나면 영어를 배워서 내가 아직도 능숙하지 못한 영어를 아주 유창하게 구상한다. 사람이 태어 나서 세상을 살아 가며 끝없이 배우며 진화하는 과정은 배움과 도전의 연속일 것이다.

 

내 주변의 어떤 사람은 무모할 정도로 새로운 환경에 쉼없이 도전하며 끝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환경을 극복해서 적응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자신을 돌아 보면 60여년을 넘게 끝없이 도전하며 세상을 살아 온 기억들만 남아있다. 항상 남들은 불가능하다는 일에 도전했으며 남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내가 도전해서 극복할 때 느끼는 성취욕에 대한 쾌감은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였고 행복이었다. 나는 지금도 부도나고 파산한 베비라를 되살리는 일에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다.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무너진 전문점들을 복원하는 불가능한 영업에 도전하며 나는 오늘도 별로 가치도 없는 영업일기를 기록으로 남기려고 열심히 쓰고 있다. 오늘은 김해, 밀양을 거처 대구로 가는 일정을 잡았다. 김해삼계베비라는 조합을 설립할 때는 조합이사로 참여하기로 했는대 점포의 반을 갈라서 절반은 베비라전문점을 하고 절반은 알퐁소브랜드로 매장을 꾸며서 영업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이후에 서로 연락을 하지 못했다. 오후에는 베비라가 부도나기 직전까지 베비라 영남영업팀을 총괄하던 최대열팀장을 3시에 대구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진해를 출발했다. 김해삼계에는 아직 매장에 베비라간판이 걸려 있는 모습이 반갑게 시야에 들어 온다.

 

 

 

사장님이 예상보다 반갑게 나를 맞아준다. 김해삼계 베비라사장님은 일반유통도 하던 사람이다. 매장규모도 어느정도 되고 전에는 영남지역에서 사제품을 중간도매하는 형식으로 유통업을 하던 입장이라 아직도 유아용품생산공장들과 어느정도 연줄을 맺고 있다. 진주 탑마트에서는 아직 베비라매장를 자신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판단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에 주력상품으로 선택한 브랜드에 집중해서 영업해야 하고 우리는 그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동안 서로가 소통하지 못하고 소홀했던 문제들을 이야기하며 서로 협조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같이 노력해서 찾아 보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해 사장님이 즉석에서 과거 자신이 유통업을 할 때 거래하던 익산의 모업체로 전화를 한다. 그리고 그 업체가 생산하는 지퍼팩이나 면봉같은 유아용품에 대한 공급가를 리스트업해서 메일로 보내라고 한다. 나는 자료를 우리와 같이 검토해서 가격구조나 품질의 퀄리티가 맞으면 공동구매방법을 서로 의논하기로 했다.

 

 

김해에서 대구로 가는 길목에는 삼랑진읍이 있고 밀양이 있다. 물론 청도도 있고 경산도 있지만 오후 3시까지 대구에 도착하려면 삼랑진읍을 거쳐 밀양을 지나 대구로 가는 길을 선택해야 할 것 갔다. 삼랑진읍은 생각보다 아직은 유아복상권이 형성될 수 없는 상권이다. 읍내를 자동차로 한 바퀴돌아 보고 바로 밀양으로 향했다. 밀양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훨씬 넘었다. 혼자서 움직이며 가장 불편한 것은 사실 식사문제다. 혼자서 편하게 식사할 식당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찾는 것이 김밥집이나 국밥집을 찾게 된다. 오늘 점심도 밀양 김밥나라의 스페셜 정식으로 우선 배를 체웠다.

밀양시장을 모두 돌아볼 시간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유아브랜드 매장이 있는 부근상권에 유아매장들이 같이 몰려있기 마련다.

 

알퐁소 밀양점이 있는 상권을 돌아보니 밀양도 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고 이제서 시장의 차양막공사를 하고 있다. 이 정도면 나도 충분히 감은 잡았다.

 

 

대구에 도착해서 최팀장과 같이 먼저 찾아간 곳은 칠곡모아베이비 매장이다. 칠곡 모아베이비는 베비라전문점을 하다가 회사가 부도 나자 모아베이비로 브랜드를 갈아타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 모아베이비가 다시 과거 베비라의 전철을 밟고 있다. 모아베이비도 요즘 회사가 법정관리를 하며 봄상품을 생산하지 못했다는 소문이다. 그래도 칠곡 모아베이비는 베비라전문점을 십여년이상 하던 입장이고 최팀장과 꾸준히 소통하던 사이라 대화하기가 쉽다.

 

 

칠곡 모아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조합과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나는 가능하면 상대가 조합과 거래를 강제하려는 느낌을 받지않고 본인 스스로 필요하면 조합을 이용하고 조합과 협력하고 협동해서 서로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내가 승합차에 가지고 간 사제품들과 내의종류를 직접 보고 느끼는 칠곡모아베이비 사장님 표정으로 보아 문제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해서 인터넷인으로 주문하는 자체가 문제일 것 갔다.

 

인근에서 최팀장과 저녁을 먹고 칠곡 에프랑대리점을 방문했다. 칠곡에 이렇게 큰 유아매장들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그러고 보니 칠곡 인구가 20만명을 넘는다고 하니 진해보다 큰 도시다. 에프랑칠곡점 사장님도 과거에 유아용품유통업을 했다고 한다. 최팀장의 안면을 팔아 밤이 늦은 시간에 칠곡에프랑매장을 방문해서 조합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었다. 사장님 인상이 매우 좋고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 가는 모습이 예감이 좋다.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이지만 문제는 요즘경기문제가 발목을 잡는 것 갔다. 일단 조합쇼핑몰에 회원가입하는 절차를 현장에서 진행했다.

 

나는 지금 전혀 소통하지 못하던 그릅과 소통을 시작하고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당장 어떤 거래계약을 한다거나 제품을 주문하는 일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우선 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지금 내가할 수 있는 최고의 영업일지 모른다. 서로 소통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거래가 가능하다. 어느 일방만 이익이되는 "갑"과 "을"은 이제 아니다.

 

최대열팀장과 내일 오전에 서대구에 있는 쎄스비매장을 하나 더 방문해서 같이 상담하고 대구를 떠나기로 하고 나는 내가 하루밤을 묵을 숙소를 찾았다. 요즘은 모텔들도 영업이 잘 않 되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왠만한 모텔의 하루 숙박비가 4~5만원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대 오늘은 3만원을 요구하는 것이나 모텔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들의 숫자로 보아 밤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요란한 불빛을 밝히고 있는 모텔들도 경기볼황의 늪에서 혜어나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