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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불황탈출 영업일기 (제7일차 대구, 전주)

by 장복산1 2015. 2. 17.

대구에서 하루 밤을 묵고 아침 10시 반에 서대구 쎄스비매장에서 최대열 팀장을 만나기로 했다. 서대구 쎄스비 매장울 운영하는 사장님도 유아용품 유통업을 하다가 요즘은 대형단독매장을 복합매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만나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쎄스비 사장님이 최팀장과 고등하교 동창이라고 하니 좀 편하게 첯 인사를 나룰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유통업을 하던 사장님이라 그런지 매장 규모가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규모가 큰 매장이다.

 

 

대료변 상가에 있는 매장인데 완전 독립매장이고 규모는 40여평이 넘을 것 같다. 출산준비물, 유아복, 유아용품, 승용완구까지 출산준비에 필요한 제품이나 유아용제품들의 원스톱쇼핑이 가능한 매장이다. 그런데 진열된 의류를 살펴보니 큐비엔맘 의류가 걸려 있다. 어제 저녁에 들렸던 칠곡 에프랑매장은 내의와 의류는 오직 에프랑으로 진열했던 반면 서대구 쎄스비 매장은 말 그대로 복합매장 같은 느낌이다. 제품진열방식이 쎄스비 매장이라는 브랜드의 특성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장님은 별로 말이 없는 편이고 표정도 별로 변화가 없다. 본인이 이미 유아업계의 유통조직이나 업계흐름을 잘 알고 있으니 특별한 설명은 필요 없고 뭐 돈이 될만한 제품들이 있으면 제시해 보라는 느낌의 표정이다. 이런 경우는 너무 수다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감점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경우가 많다. 나도 대충 감을 잡았으니 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약속한 시간에 남자사장님이 다른 볼 일이 있어 조금 늦게 오는 동안 여자사장님에게 승합차에 가지고 간 제품들을 이미 보여 주었다. 여자사장님이 자신은 "시다바리"라고 하지만 쎄스비 사장님이 맞다. 여사장님이 사제품 가격에는 만족해 하면서 자기는 "시다바리"라서 제품사입문제에 대해서는 개입도 하지 않고 사입가를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아마 남자사장님이 유통을 하던 사람이라 제품사입에 일가견이 있다는 표현인 모양이다.

 

그리다 보니 남자사장님이 군림하고 여자사장님은 자신이 "시다바리"정도로 느끼는 모양이다. 물론 남편동창인 최팀장과 농담같이 하는 이야기지만 옆에서 듣는 나도 제미있게 들린다. 이제 서로 인사를 하고 소통했으니 기회가 되면 거래도 가능하리라 믿고 전주로 출발했다. 보통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며 인사조차 나누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팀장과 아침겸 점심을 먹고 전주로 출발했다.

 

전주 모 생산업체 공장 전경과 내부모습이다. 이 생산업체도 시간이 되면 관심을 가지고 한 번 살펴볼 연구대상이라는 생각이 드는 흥미있는 업체다.

 

이번에 새로 4층 건문을 매입해서 공장을 옮겼다고 하는대 공장 내부는 썰렁하기만 하다. 지난해 우리조합 여름제품을 생산할 때는 제법 활기차던 업체다.

 

그런대 자신이 약속한 납기를 수차례 어기며 어지간히 속을 썩이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지난해 우리가 생산한 원단이 남아있다고 내의라도 만들자고 제안해서 4가지 내의 디자인을 이업체에 발주했었다.

 

발주할 때는 원단도 있고 하니 시즌이 오기전에 미리 납품하겠다고 했다.그러나 정작 다른 업체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무두 납품을 완료할 때까지 이 업체 사장님이 또 납기를 어기고 있다. 전화조차 안 받는다.

 

도대체 이정도 신용상태로 어떻게 사업을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심지어 작년에 우리 제품을 생산하면서 사용한 부자제 대금을 아직도 받지 못했다고 부자제 업체에서 조합으로 연락이 오고 있는 실정이니 이분의 신용도를 알만하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이사하면서 같이 일하던 직원들도 함께따라 가지 않았던 모양이다. 썰렁한 공장에서 사장이 혼자 직접재단을 하고 있는 모습이 더욱 썰렁한 공장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서울서 내가 출발하기 전에는 10일까지 납기를 서로 약속했다. 그리고 9일 내가 전주에 갔을 때 사정을 하며 12일 오후 2시까지 생산을 완료하겠다고 해서 나는 12시까지 생산을 완료하면 내가 다시 전주로 와서 승합차에 직접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12일 오후 2시경 진안휴계소에 도착해서 업체로 전화를 했다. 그러나 역시 예상대로 아직 생산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답변이다. 그래도 내가 전주로 간 이유는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양보는 다하고 충분히 기다렸다는 명분을 쌓기 위해서다.

 

전주 공장에 들려 현장을 직접확인하니 상의는 외주를 주고 지하공장에서는 바지만 잔뜩 쌓놓고 미싱사 세명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 더 이상 이야기해 보아야 서로 언성만 높아지기 마련이다. 다시 24일까지 납품약속을 하며 사정을 해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어차피 생산계약서를 작성한 일도 없고 선금을 지급한 일도 없으니 납품이 되고 나면 잘잘못을 따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유리한 칼자루를 내가 잡는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저녁시간에 베비라 호남영업을 담당하던 이욱래팀장과 익산에서 쇼핑몰업체를 운영하는 황승현사장을 전주병원 근처에서 만나기로 했다. 차를 몰고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숙소를 정하고 차를 파킹한 다음에 같이 소주라도 한 잔하려고 찾아 들어간 모텔이 연어의 귀소본능인가 내가 3년전 보름동안 묵으며 전주물류창고에서 이월상품 분배작업을 할 때 묵었던 바로 그 모텔이다. 갑자기 입가에 알지못할 잔잔한 미소가 흐른다.

 

모텔에서 주는 키를 받아서 방으로 올라가니 3년전 내가 묵었던 바로 그방이라는 사실을 알고 소름이 끼친다. 참 우연치고는 신기한 우연이다. 근처에서 황사장과 이팀장을 만나 해물 한 판이라는 안주를 시켜서 소주를 한 잔 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를 마셨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선택한 해물 한 판이라는 안주가 내 평생 처음 병원에 입원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나는 지금수원 중앙병원 입원실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참 아이러니한 현실들이 연속되는 영업일기를 나는 오늘도 쉬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