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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북카페 다리에서 한 세수회

by 장복산1 2015. 7. 17.

송파 사회적경제단체 협의회가 매월 세번쩨 수요일 아침에 세수하고 모여서 같이 조찬을 하면서 진행하는 "세수회"가 벌써 한 해를 넘기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아침 북카페 다리에서 진행한 이번 세수회는 내가 이 단체의 대표를 맞고 처음 진행하는 세수회 모임이었습니다. 북카페 다리는 1970~80년대에 통기타 듀엣 '논두렁 밭두렁'으로 활약한 김은광씨의 부인인 윤설희 목사님이 운영하는 그룹홈 가정입니다.

 

 

사실은 나도 처음에는 "그룹홈"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해서 어리둥절 했습니다. 윤설희 목사님이 그룹홈 운영에 대한 설명을 합니다. 그룹홈(Group Home)은 97년부터 서울시에서 도입한 복지제도로 보호가 필요한 소년-소녀 가장들에겐 시설보호보다 가정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 한 명의 관리인과 아이들 4∼7명을 모아 가족처럼 살도록한 제도라고 합니다. 관리모는 아이들에게 부모 역할을 하고, 아이들이 가족과 같은 끈끈한 유대관계를 느끼며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하느군요.

 

북카페 다리에서는 남자 아이들은 "별빛내리는 마을" 여자 아이들은 " 봄채"라는 이름으로 7명씩 그룹으로 가정을 꾸리고 윤목사님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도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는 당장 내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이웃을 돌아 볼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윤설희 목사님같이 자신을 희생하고 이웃을 돌보며 세상을 사는 분도 계시는 군요. 그래도 나는 어제 하루도 바쁘게 세상을 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침일찍 서울을 출발해서 금산, 무주, 장계, 전주, 광주를 거쳐서 장흥까지 와서 하루 밤을 자고 아침에 숙소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별빛내리는 마을" "봄채"라는 이름도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카페 다리는 송파구 오금동 125-3 가락우정아파트 건너편에 있습니다. 2층에는 북카페가있고 4층에는 봄채, 5층에는 별빛내리는 마을이 있습니다. 세수회는 2층 북카페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북카페는 같이 생활하는 아이들이 공동으로 활용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평소에는 북카페, 커피숍, 소모임공간, 작은 음악회를 할 수 있는 다용도 공간입니다. 지역에 사시는 분들에게 공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Open공간으로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는 누구나 북카페, 작은 방, 무대, 커피숍을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는 지난 1년간 송파 사회적경제단체 협의회가 진행하는 세수회에 참석하면서 다방면의 사회적 기업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송파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최근 설립한 협동조합들을 비롯해서 마을기업, 사회적기업들이 모두 어려운 여건들을 힘겹게 이겨내며 사회적경제망을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윤목사님이 "그룹홈다리"에 대한 PT가 끝나고 송파지역에 산재한 사회적 경제단체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송파사회적경제단체협의회가 세수회를 진행하게 된 동기도 지역에 산재한 사회적기업들을 한 달에 한 기업씩 순방하면서 서로를 알고 서로 힘을 합하고 역량을 배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자는 의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간 베비라협동조합을 시작으로 세수회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알았고 우리가 서로 힘을 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으며 고민했습니다. 이와 같은 중심축에는 지자체인 송파구청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경제단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세수회 조찬은 그룹홈 다리에서 일상적으로 아이들이 하는 그룹홈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반찬도 아주 정갈하고 아침밥이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번 세수회를 진행하면서 세수회에 참석한 송파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태현 센터장님에게 송파지역 사회적경제단체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는 요청을 해 보았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번 이야기를 하던 내용입니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송파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를 희망합니다.

 

 

북카페 다리로 올가가는 계단에 게시한 섬/나/누/사 라는 표말이 가슴에 남습니다. 서로 섬기고 서로 나누며 서로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참 아름다운 세상일 것 입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꿈이고 희망이지만 인간의 간악한 욕심들은 온퉁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게 하고 있습니다. 남을 위한 배려에 인색하고 서로 나누지 못하는 근본은 조물주가 인간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인 욕심의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하고 욕심이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에게 욕심이 없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도전정신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발전도 없을 것 입니다. 어쩌면 욕심은 신이 준 가장 큰 선물인지 모릅니다.

 

논두렁 밭두렁 - 다락방 https://www.youtube.com/watch?v=rOdAoxDTZC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