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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합천 황강레포츠축제(3)

by 장복산1 2015. 7. 29.

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모래사장이 있는 강변이나 해변을 얼마만에 밟았는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 대리고 여름이면 연례행사같이 바다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하기휴가를 잊어버리고 살아 온 세월이 족히 30여 년을 넘은 것 같습니다. 해딴에가 진행하는 합천 황강레포츠축제 팸투어 덕분에 올 여름은 제대로 하기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황강변은 백사장이 정말 여유있게 펼처저 있습니다.  내가 어릴 때 지금은 충주땜으로 수몰된 청풍강변에서 멱을 감던 생각이 납니다. 그냥 강가에서 놀다가 벌거벗고 물에 들어가서 퐁당거리며 놀았지요. 어쩌다 내려가는 뗏목을 만나면 뗏목 사공들에게 괜시리 시비를 걸던 생각도 납니다. 내가 살던 황석리 강변 청풍나루 윗편과 아래편에는 물줄기가 굽어지는 부분에 심한 여울이 있었습니다.  여울목을 뗏목이 지나가면 아이들이 ‘돼지우리나 지어라!’ 하고 욕을 해대곤 했는데 사공들은 ‘에이! 못된 놈들.’하고 야단을 쳤습니다.

 

 

강물이 흐르는 속도가 빠른 여울목에는 바위가 돌출되어 뗏목이 걸리면 여지없이 돼지우리를 지었는데 이는 뗏목의 이음새가 겹쳐지면서 토막들이 들고 일어나 삼각형으로 접혀지는 형상을 돼지우리로 본 것입니다. 사공들이 소리치며 상대를 하면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팔뚝질을 하면서 "느그 애미 담배쌈지 하나 사 와라.!!" 하곤 더 심한 욕을 하던 기억도 납니다. 뗏목이 마치 담배쌈지가 접히는 모양으로 앞에서 부터 접히면서 뗏목이 망가지라는 악담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기가 막히는 행동들을 아무 생각없이 깔깔대며 재미있어 했지요. 합천 황강변은 유속이 완만하고 모래사장도 마치 해변의 모래사장 같이 넓고 여유가 있습니다.

 

 

여유있는 강변에는 합천군에서 레포츠공원으로 조성해서 넓은 풀장과 각종 놀이 기구들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합천 황강레포츠축제에는 가족들과 같이 여름휴가를 겸해서 가는 것이 가장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넓은 풀장도 있고 강변 경사면에는 미끄럼틀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 기구들도 있군요.  두 사람이 둥근풍선안에 들어 가서 바다로 굴러가는 놀이기구도 신기했습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한 풍경들이 펼처집니다. 

 

 

 

 

나에게는 격세지감( 隔世之感)을 느끼게 하는 팸투어였습니다. 불과 반세기가 넘지 않은 기간에 세상이 변해도 너무 변했습니다. 그리고 참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내 기억속에는 아직도 '돼지우리 지어라.!!"하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자동차 타이어 속에 있던 튜브에 바람을 넣어 물놀이를 하던 시절도 있었지요. 자동차 타이어 튜브를 가지고 물놀이하던 아이라면 부자집 아이들이었습니다.

 

  <합사진/실비단안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