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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2030 대담한 미래2" 를 읽고

by 장복산1 2015. 12. 14.

나는 지난 추석에 미국 하버드법대 파산법 전문교수인 엘리자베스 워런이 약탈적금융계와 정계의 부패에 저항하며 미국의 소비자금융보호국이 설립되는데 중추적 역활을 했던 과정을 자신의 자서전형식으로 쓴 책인 "싸울기회"라는 책을 잠까지 설치면서 흥분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10여년의 시차를 두고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관련글:추석에 읽은 책 [싸울 기회] -->http://blog.daum.net/iidel/16078762

 

이번에 서울대학교 협동조합경영전문가 과정에서 개인별과제로 추천한 도서목록에 포함된 "2030 대담한 미래2"(최윤식 지음)를 읽으면서 막연하게 짐작하던 미래의 불안이 더욱 구체화되는 느낌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다중채무자들이 빚으로 사는세상 입니다. 실제 나는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조합원들이 회사와 거래에서 발생했던 채무문제와 부동산담보권을 해지하는 문제로 전국의 법원을 드나들면서 이제는 대한민국 가계부채문제가 도를 넘어 아주 심각한 단계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전국민이 깡통아파트에 살면서 한달내내 일해서 번 돈으로 2,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이자를 은행에 지불하고 나면 쓸 돈이 없어집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경제는 특별한 해답이 없는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의 먹구름들이 온통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미래학자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증거들과 함께 이와 같은 느낌들이 점점 현실로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쳐서 늙으면 병들어 세상을 떠나는 과정을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이라고 하지요. 제품에도 라이프 사이클이 있습니다. 상품은 신제품이 개발되면 도입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2030 대담한 미래2"의 저자는 경제문제도 성숙기와 쇠퇴기의 과정을 반목한다는 이론을 대입해서 대한민국은 2016년부터 쇠퇴기에 접어든다는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하게 미래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요즘 돌아 가는 대한민국의 경기상황을 보면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해답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방안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부동산문제가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지만 "먼저 강력한 구조조정을 하고 가계부채를 정리한 다음에 경기부양을 하고 그때 부동산도 부양해야 한다." 는 방법론에는 쉽게 동의하거나 수긍하기가 어려웠던 부분도 있습니다.

 

 

강력한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왠지 나에게는 조금 거북스럽게 들립니다. 구조조정을 선행해서 해야 한다는 주장은 결국 경제적 어려움을 힘 없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소한 미래학을 이야기하는 학자라면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해서 해답을 찾아 보는 노력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무궁무진한 인간의 능력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빠르게 진화하면서 불가능을 현실로 만드는 세상의 모습들을 보고 경험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해도 비행기가 하늘을 날라 다니고 인간이 우주를 횡단하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사람마다 스마트폰을 하나씩 들고 다니며 작은 화면에 정신이 빠질 것이라는 사실도 상상하지 못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모든 불가능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이 진화하는 세상의 모습이지요.

 

나는 며칠 전에 TED Talk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제는 쇼핑이 사라지고 새로운 디자인의 옷을 온라인으로 다운로드 받아서 3D프린터로 출력해서 입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강연을 들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또 다른 미지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저자도 책에서 미래는 구글과 애플의 플렛폼전쟁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부의 중심이 이동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평균수명 120세 시대의 미래 라이프스타일은 뇌신경공학 시대가 열리고, 입는 로봇시대가 열린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예측하는 3D프린터가 이끄는 제3차 산업혁명을 지나 로봇산업이 이끄는 제4차 산업혁명에는 기존 산업을 회생시킬 새로운 영역의 산업이 출현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경제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사실입니다.

 

엘리자베스 워런이 약탈적 금융에 항거하며 미국에 소비자금융보호국을 설립한 것 같이 대한민국의 다중채무자들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이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장치권이 경쟁적으로 내 세우던 경제민주화의 꿈은 국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자본주의의 피할 수 없는 폐단이라고 생각하는 빈부격차가 이제는 도를 넘어서 구조조정 대상자들은 어떻게 살아 남느냐 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 나도 사회적경제단체를 표방하고 설립한 베비라협동조합이 어떻게 살아남느냐 하는 문제를 고민하며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가장 빠를지도 모릅니다.

 

TED Talk 바로가기->http://durl.me/auzop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