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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협동조합 참 좋다.를 읽고

by 장복산1 2015. 12. 28.

김현대, 하종란, 차형석 세 명이 같이 쓴 책인 협동조합, 참 좋다는 경제를 바탕으로 사회적 연대를 꿈꾸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협동조합 사례를 직접 취재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을 시도하는 크고 작은 단체들이 어떻게 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할 것 인가하는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답변을 시도하고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미 협동조합으로 사회적 경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나라의 협동조합들은 사회적 연대를 넘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협동조합이 마치 거미줄처럼 사회적 경제연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의 경제 불록이 무너져도 자연스럽게 무너진 부록들이 자연스럽게 옆에서 다시 채워질 수 있는 사회적 경제시스템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 내용은 책의 190산악인의 협동정신이 산이 많은 캐나다를 깨우다.”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시도하는 베비라협동조합과 설립동기와 설립과정이 너무 비슷한 점들이 많으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책 읽던 일을 멈추고 베비라협동조합카페에 책에 있는 내용들을 옮겨 적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혼자서 읽기 보다는 조합원들이 같이 읽었으면 하는 내용들입니다.

 

최근에 내가 읽고 있는 "협동조합, 참 좋다."라는 책에서 어쩌면 우리와 비슷한 좋은 내용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책의 한 구절을 옮겨서 적어 봅니다.

 

"데이비드윈게이트, 롤랜드 버튼, 짐 바이어스, 람 부르스, 사라 올리버, 사라 골링, 최초 조합원인 여섯분의 비젼과 헌신, 그리고 정의로움에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함없는 조합원이고, 우리 사업에서 어떤 사사로운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첫 출자지분 5달러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서로 소송을 걸어 다툰적도 없습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연례 프레젠테이션에 함께 참석해, 집에서 싸온 음식을 나뭐 먹습니다."

 

엠이시 홈페이지의 회사소개 말미를 장식한 글이다. 짧고 함축적인 몇마디로 여섯명의 설립자에 대한 수백만 조합원의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았다. 엠이시는 아웃도어 장비를 판매하는 캐나다의 대규모 소매업체로, 협동조합기업이다. 조합원 수로는 케나다 최고다.

 

등산이 대중화 되지 않은 1970년 무렵이다. 케나다에서는 전문 등산장비점이 없어, 암벽장비 하나를 사려해도 미국 시에틀의 알이아이 매장을 찾아 국경을 넘어가야 했다.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산악부원들은 관세를 아끼기 위해 꾀를 냈다. 장비를 구입한 뒤 곧장 케나다로 돌아 오지 않고 며칠씩 미국쪽 로키산맥에서 바위를 타면서 일부러 장비에 흠집을 냈다. 국경 통과 때 케나다에서 쓰던 흔 장비라고 우기면, 관세를 적당히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이런 사실이 미국경찰에 전해 지면서 '탈세등반'도 끝이 났다.

 

그해 여름 벤쿠버근처 베이커산의 빙하자락에서 케나다협동조합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 "협동조합 방식이 실현가능한 경제적 대안이야, 협동조합을 해 보자," 짐 바이어스는 짧은 지식을 총 동원해 협동조합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탠트 안의 동료에게 설명했다. 대학 산악회 회원인 네 명의 바위꾼은 그 날 밤새 술을 마시며 협동조합을 토론했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주말에 다시 만나 벤쿠버에 아웃도오장비를 판매하는 소비자협동조합을 설립하자는 안을 체계화 해 나갔다. 소폭의 마진을 붙여 저렴하게 판매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한다는 웜칙을 세웠다. 시에틀의 단골가게인 알이아이 또한 앞서 간 협동조합이었기에, 이들이 협동조합으로 매장사업을 한다는 것이 전혀 낯 설지 않았다.

 

이듬해인 1971년 8월 여섯명의 최초 조합원들은 각각 5달러씩을 출자해 협동조합기업 엠이시를 설립했다. 엠이시는 40년만에 케나다 전체국민 10퍼센트를 웃도는 360만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거대 소비자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2011년 한 해 매출이 2억 7,000만달러에 이르고, 케나다 전역의 열다섯개 매장에서 1,540명의 직원이 일한다. 

 

벤쿠버 유비시대학의 학생회관 골방을 빌려 시작한 사업이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처음 3년 동안은 유급직원 하나 없이 전적으로 자원봉사에 의존했다 의견이 맞지않아 다투는 일이 많았고, 자금도 부족했다. 정찰가격보다 싸게 판매한다고, 장비공급을 중단하는 공급자도 생겨났다. 하지만 협동조합이라는 다른 방식으로 사업한다는 초기 조합원의 철학과 열정이 끊임없는 활력을 만들어 냈다. 속속 늘어나는 신규조합원도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 주었다. 1976년에는 사업잉여금을 조합원에게 배당하는 재무안정화단계로 접어들었다.

 

조합원의 충성심이 쌓이면서 이후 사업은 고속도로를 달렸다. 1977년에 기존의 케나다 산악협동조합을 인수 통합해 덩치를 키웠다. 1980년 들어서는 조합원 규모가 5만명을 넘어섰다. 기존의 조합원이 새 조합원을 연쇠적으로 불러 들이면서 1990년에 조합원이 인구의 1퍼센트인 25만명에 이르고, 1997년에는 100만명으로 올라섰다. 마침내 2009년에 300만명을 넘어, 케나다 인구의 10퍼센트 조합원 시대를 열었다. 엠이시는 대규모기업으로 상장한 뒤에도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을 충실히 지켜나가는 모범사례로 인정 받는다. ......김현대, 하종란, 차형석 지음 푸른지식 출판 "협동조합, 참 좋다, 중에서

 

MEC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mec.ca/AST/ContentPrimary/AboutMEC/AboutOurCoOp.jsp

 

베비라혀동조합과 엠이시는 목마른사람들이 우물파는 심정으로 조합원들이 절실하게 필요해서 설립한 조합들 입니다. 다른점이라면 엠이시는 대학교 산악인들의 산악장비 공동구매가 목적이었다면 부도난 회사의 대리점들인 베비라협동조합은 대리점들 계속하기 위해서 제품을 공동생산하고 공동구매하자는 모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조합을 처음부터 민주적으로 운영하거나 투명하게 공개하는 문제 어느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문제까지 모두가 닮았습니다.

 

또 한가지 다른점은 엠이시는 소비자협동조합이고 베비라협동조합은 사업자협동조합이라는 조합을 구성하는 조직의 성격이 다를 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1970년대가 아니라는 사실도 다를 수 있군요. 엠이시가 출범할 때와 상상하기 어려운 통신수단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유통구조의 탄생과 진일보한 시장경제의 마케팅기법에 대응하는 방법은 아직도 베비라협동조합이 쉽게 풀지못하는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서구유럽에서 협동조합이 새로운 사회적경제의 틀을 까고 있을 때 우리에게도 마을마다 마을에서 공동출자해서 공동으로 운영하던 구판장이라는 협동조합방식의 영업시스템이 가동하고 있었다는 기억이있습니다. 그리고 지역마다 사회적 경제연대를 꿈꾸며 결성했던 계조직이라는 사회연대은행도 자연발생적으로 흥행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적경제연대의 모든 틀은 무너지고 경쟁만이 살길이라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온통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