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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제주여행 3박4일-제3일차

by 장복산1 2016. 5. 28.

제주여행 3박4일 제3일차 일정을 숙소 사장님에게 부탁했지만 우리 부탁이 별로 내키지 않던 모양입니다. 억지로 부탁할 일도 아니고 해서 오늘은 제2일차 여행이 끝난 장소에서 시작해 제주도를 한 바퀴도는 일정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정에 대한 갑론을박을 하던 끝에 일단은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마라도에 들려서 구경을 하고 제주도일주여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내가 아내와 같이 제주도여행을 한 것은 삼성의 이건희회장이 삼성신경영을 선언하며 마누라와 자식만 빼 놓고 모두 바꾸라고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나는 삼성영업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삼성임원들과 같이 서울과 제주 신라호텔에서 숙박하며 호텔의 서비스정신을 체험하는 프로그렘에 참여한다고 제주도에 왔던 일이 있습니다.

 

벌써 20여년이 넘었군요. 그 때 기억은 마라도 선착장의 모습이 지금과 달랐고, 지금은 섬을 방문하는 방문객들도 늘었고 섬에는 식당이며 시설들도 많이 늘어서 마라도가 많이 변한 것 갔습니다. 기억을 더듬으면 선착장부근 언덕에 작은 초등학교분교가 있었고 학교 옆에는 집이 한 두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섭게 가파른 바닷가 절벽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짜장면집이 있고 횟집도 여러개가 있군요,    

 

 

 

 

 

새로 조성한 것 같은 가파른 선착장 언덕을 오르며 오늘은 처가의 박자매들과 또 다른 추억을 만들기 위한 마라도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나는 여행하는 일행들이 서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도록 "박자매들 제주여행 체팅방"이라는 카톡방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사리도 시간에 여우가 생기면 시시때때로 "까똑 까똑"하며 카톡방에 사진 올라가는 소리들이 제미있게 들립니다. 오늘도 우리는 대한민국 최남단인 마라도에 왔다는 기념사진을 또 하나 남기고 떠나 갈 것 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기억할 수 있는 아름다운기억과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기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마라도에서 짜장면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중문관광단지에 와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중문관광단지는 유명한 여미지식물원이 있고 호텔거리가 있습니다. 여미지식물원은 우리가 어제 구경한 한림공원과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우선 점심식사를 할 장소를 물색해서 제주특산물이라는 칼치조림을 주문했다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제주도에 와서 제주칼치를 이렇게 먹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습니다. 명색이 한국전통음식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식당이었습니다. 시커먼 냄비에 시뻘건 고추장으로 범벅된 무와 양파쪼가리들 사이에서 겨우 찾아낸 칼치토막이 가소롭숩니다.

 

아무리 한 번 들렸다가 떠나가는 뜨네기 손님들이라고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한류바람을 타고 제주도까지 몰려든다는 중국관광객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래란 항상 내가 지불한 가치에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제주도 수학여행의 필수코스라고 하는 천지연폭포를 가는 길목에 있는 약천사에 들렸습니다. 약천사도 예전에 들렸던 기억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어디 다른여행지와 착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도 내 기억속의 약천사에는 주변에 검은 돌들이 있었고 계단이 바다로 연결되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웅전 뜰 아래로 내려가는 중앙계단의 모습과 양 옆으로 늘어서 있는 기와지붕들이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습니다. 천지연폭포 바로 위에는 서귀포시가지가 있습니다. 아마도 천지연폭포에서 쉬지않고 떨어지는 물들이 한라산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물이라면 어떻게 이런 많은 물들이 서귀포시가지를 지나서 왔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지연폭포나 정방폭포에서 흐르는 물들이 결코 작은 수량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번 여행이 끝나면 쉬지 않고 열심히 흐르는 물같이 열심히 흐르는 세월을 따라서 세상을 살아 갈 것입니다. 화...이...팅...!! 하면서~

 

 

 

    

정방폭포에서 성산일출붕까지는 30km가 넘는 거리입니다. 제한속도 50km라는 네비게이션의 빽빽거리는 소리가 가끔은 짜증날 정도로 자주 울리지만 4차선으로 잘 정돈된 도로는 신혼부부나 연인들의 드라이브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성산일출봉에 도착하니 살랑살랑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발빠른 우산장사가 우산을 내어 놓고 전을 폈다가 우산을 쓰기에는 호들갑스러워 보일 정도의 봄비에 머쓱해 하고 있군요. 

 

 

 

 

경노우대라는 명분으로 입장료도 내지 않고 입장하는 공원이라 그런지 아무도 성산일출봉정상을 올라 가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왠만한 공원들은 경노들에게는 입장료를 면제해 주는군요. 이번 여행을 하면서 경노 무료입장문제도 색다른 제미였습니다. 박자매들 중에 경로우대를 받지 못하는 한 사람의 입장권을 사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도 웃음꽃을 피웁니다. 한 사람의 입장료를 안 내고 경노들에게 뭍혀서 공짜로 입장하는 문제로 숨박꼭질하는 스릴에 모두가 파안 대소합니다. 모두가 추억으로 오래 남을 일입니다.

 

 

 

         

제주에 가면 꼭 먹고 오라는 전복죽은 막내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보내준 오조해녀의집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성산일출봉에서 전복죽을 먹고 용두암에 도착하니 이미 해는 지고 밤이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내 기억으로 예전에는 요두암에 올라 가서 사진도 찍고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주변을 정리하고 새로 조성한 데크위에서 용두암을 바라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주변이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길을 더듬어 애월읍 숙소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립니다. 뒷 좌석에서는 숙소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려서 삼겹살을 사야 한다고 하지만 어두운 밤길에 마트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은 여행을 떠나면서부터 준비하고 벼르던 제주도밤의 화려한 삼겹파티는 부도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올해 육순이 되는 처남의 댁과 칠순이 되는 나를 위해서 준비한 케이크를 자르면서 또 한 방탕 웃음을 만들어 내고 말았습니다. 케이크 하나 자르면서도 이렇게 큰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족인지 모릅니다. 지금도 박장대소하던 웃음소리가 동영상에서 계속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