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제주여행 3박4일-제4일차

by 장복산1 2016. 6. 16.

제주여행 3박4일의 마지막 날 입니다. 제주공항에서 저녁 7시반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해서 한라산 정도는 구경을 하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주도까지 와서 한라산정도는 구경을 하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누구도 한라산을 등산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동차로 한라산을 올라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니 숙소 사장님이 추천하는 관음사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관음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아라동 한라산에 있는 사찰로 숙종 때 폐사되었다가 1912년 비구니 안봉려관스님에 의해 다시 창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주4·3사태로 전소되어 1968년 중창했다고 하는데 사찰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사찰이라고 하면 익숙하게 떠 오르는 산속의 고즈넉한 풍경보다는 마치 Temple stay 를 위해서 신축한 것 같은 현대식 건물들이 많습니다. 사찰입구는 마침 석탄일을 준비하는 오색등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한 참을 구경하다 불상앞에서 아내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촬영포즈를 취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당신 안경알 어디있어요?" 해서 보니 안경알 한 쪽이 없습니다. 사실 나는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눈병이 나서 썬그라스를 쓰고 다녔는데 안경알이 빠진줄도 모르고 다녔습니다. 아내가 안경알 빠진줄도 모르고 다닌다고 얼마를 웃었는지 모릅니다. 관음사 뜰에서 때 아닌 안경알찾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관음사 입구에는 해월굴이라는 토굴이 하나 있습니다. 한라산 관음사를 창건한‘비구니’ 안봉려관 스님은 제주시 화북리 자기집에서 불상을 봉안, 한라산 관음사 창건을 발원했으나 부락민들이 스님을 ‘요물’이라면서 핍박하는 바람에 한라산으로 피신, 1908년 해월굴에서 7일 동안 기도정진한 끝에 한라산 관음사를 창건했다고 합니다. 어두운 해월굴을 드려다 본다고 썬그라스를 벗었던 것이 안경알사건의 화근이었습니다.




관음사를 구경하고도 시간이 많이 남는군요. 다시 어제 지나온 길을 거슬러 만장굴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만장굴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동김녕리에 있는 용암동굴로 주굴(主窟)은 8,928m고 총길이 1만685m 중 현재 확인된 길이는 7,400여m의 천연기념물 제98호로 지정되어 있는 동굴입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만장굴 보다 동굴이 너무길고 멀다는 생각으로 나는 동굴을 절반정도 탐사하다 포기하고 돌아 왔습니다. 만장굴은 제주도 단체여행의 필수코스라 그런지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만장굴까지 관광하고 비행기 탑승수속에 지장 없이 공항근처에서 남는시간을 활용할 방법으로 제주시내에 있는 삼성혈을 관광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삼성혈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할만한 장소가 마땅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고기국수라는 특이한 이름의 국수 맛은 우리일행을 실망시키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우리 일행은 3박4일의 제주관광일정을 모두 무사히 마치고 감사한 마음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슴에 안고 제주공항을 출발했습니다. 조금은 힘겹고 어려운 일정이었지만 가족이라는 소중한 인연을 다시 한 번 가슴속 깊이 새기는 의미있고 소중한 기억을 오래 간직할 여행이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삶의 방식도 바뀌지만 가족이라는 절대불변의 가치는 사람이 세상을 사는 의미의 전부일지 모릅니다.


인류는 애초부터 부부라는 인연으로 한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기르며 삶의 터전인 가족이라는 새로운 울타리를 치고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갑니다. 그러나 과학문명이 발전하면서 인류는 100세 인생을 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가족을 구성하는 단위도 점점 핵가족화하다 이제는 혼자사는 1인가족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같이하고 함께하는 가치보다 혼자가 좋은 세상에서 세삼 가족의 소중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제주여행 3박4일이었습니다. 인생은 70부터라고 하지만 다시 이런기회를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삼성혈사당 기와지붕위에 쌓인 묵은 낙엽같이 제주여행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