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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괴산휴게소는 왜 중국산 옥수수를 팔까?

by 장복산1 2016. 8. 7.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보통 고속도로 휴게소같이 지나가는 손님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경우는 단골고객이라는 마케팅의 기본개념조차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해수욕장같은 관광지는 업주들이 바가지요금이라는 고질적인 악덕상술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지나가는 손님들을 상대로 하는 영업이다 보니 부실한 음식에 바가지요금 논쟁이 있었지만 독점적상권에서 영업하는 업주들은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여러분의 손으로 휴게소에 별을 달아주세요"하는 입간판이 휴게소에 등장하면서 휴게소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들의 평가로 휴게소를 바꾸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평가과정에 고객들의 자진참여가 저조했던 모양인지 휴게소직원들이 음료수를 들고 다니면서 평가를 부탁하는 모습들도 보이더군요.



그래도 이런 노력이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휴게소 대표음식이 선정되어 게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고속도로휴게소에서 식사를 하려면 메뉴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휴게소마다 맛도 다르고 조리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 주문하면 제대로 식사도 하지 못하고 입만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휴게소에서 추천하는 대표음식이 있다는 것 자체가 변화고 발전입니다. 가능하면 휴게소 대표음식은 해당 휴게소가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지역로컬푸드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고속도로휴게소가 변화하는 모습은 또 있었습니다. 휴게소공간에 청년창업이라는 간판들이 새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좀 아쉬운 것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창업하는 청년창업의 업종이 과연 청년들이 선택하기에 적정한 업종들인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대부분 하이꼬치, 어묵같은 간식들을 판매하는 점포가 청년들이 하는 창업이었습니다. 청년들이 도전하며 창업하는 꼬치장사 어묵장사는 청년들이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는 공간에 이미 기존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아이템으로 영업을 하던 업체들이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나는 며칠전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있는 괴산휴게소에서 참 이상한 일을 알았습니다. 여름철이면 나는 옥수수를 즐겨 먹습니다. 어쩌다 집에 갈 일이 있으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다 일삼아 괴산톨게이트를 빠저서 수안보톨게이트까지 국도로 가면서 괴산대학찰옥수수를 한 자루씩 꼭 사서 가지고 갑니다. 


괴산대학찰옥수수는 최봉호 전 충남대교수가 품종을 개량해서 괴산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쫄깃쫄깃한 맛이 참 일품입니다. 나는 옥수수를 먹을 때는 늘 어린시절 여름밤에 시원한 평상에 오손도손 누어서 먹던 시절 옥수수 맛이 되 살아 나는 것 같은 기분에 참 맛있게 먹습니다.


며칠전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괴산휴게소에서 옥수수를 하나 사려다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각으로는 당연히 괴산휴게소에는 괴산대학찰옥수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괴산휴게소 간식코너에는 괴산대학찰옥수수가 없고 원산지가 중국산으로 표기된 옥수수만 있었습니다. 왜 옥수수가 중국산이냐고 묻자 판매원은 사장님에게 물어보라고 하더군요.


아무리 글로벌화 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기사 요즘은 이쑤시개까지 중국산을 수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휴게소 간식코너도 장사기 때문에 어차피 이익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겠습니다. 그러나 괴산휴게소에서 왜 중국산 옥수수를 파는지 궁금한 것은 사실입니다. 옥수수 200g에 2,000원에 판매하는 군요. 옥수수 하나에 2,000원이면 괴산대학찰옥수수를 팔아도 업주에게 충분한 마진이 보장될 것 같은 생각이 쉽게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괴산대학찰옥수수 생물 30개들이 한 자루 시세는 보통 15,000원 정도합니다. 30개를 삶아서 2,000원씩 판매하면 60,000원이 된다는 계산정도는 초등학생도 쉽게할 수 있습니다.


나도 50여년 가까이 장사를 하며 세상을 살았지만 아무리 생물을 가공해서 판매하는 업종이라고 해도 이정도 마진이면 충분할 것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괴산휴게소에서 괴산대학찰옥수수를 판매하지 않고 중국산 옥수수를 판다는 것은 더 많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라는 생각 외에는 달리 이유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 중국산 옥수수 30개들이 한 자루는 과연 얼마나 싼지 그도 궁금합니다. 도대체 고속도로휴게소는 얼마의 마진을 취해야 적정한 마진인지 가늠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가능하면 고속도로휴게소는 마진보다는 그 지역의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를 판매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휴게소마다 로컬푸드행복장터를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로컬푸드가 아닌 타 지역의 상품들이나 중국산을 진열하고 판매하기도 합니다. 고객들에 대한 배신이고 기만이지요. 하기는 요즘 산중에 있는 사찰앞에서 할머니들이 광주리에 담아 놓고 판매하는 고사리들도 중국산이거나 북한산이더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로컬푸드만 팔아서 매출을 올리고 장사하기가 어렵다는 주장도 할지 모릅니다. 그래도 나는 괴산휴게소는 괴산대학찰옥수수를 판매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때문인지 괴산휴게소는 왜 중국산 옥수수를 팔까? 하는 의문이 아직 풀리지 않습니다. 


돈만 된다면 유전자를 변형한 수입GMO식품이건, 운송중 부패방지를 위해서 방부제를 뿌린 식품이건 상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먹는 장사를 한다면 결국은 자기 스스로를 학대하게 됩니다. 아무리 경쟁만이 유일한 수단이고 돈이면 최고인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도 우리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가치는 지켰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