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22년만의 외출 유럽여행 (1)

by 장복산1 2016. 10. 23.

[제1일차 인천 2016년 10월 22일 토요일]

 

오늘은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인천에어포트호텔 11층 다이어몬드룸에서 해외연수 사전교육을 받았습니다. 나는 이번에 중기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진행하는 2016년 해외 선진 협동조합 탐방 프로그램에 베비라협동조합이 선정되어 22년만에 6박8일의 유럽여행을 떠납니다. 22년 전에는 경남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영국옥스포드대학 단기연수를 핑계로 사실상 아내가 동행하는 관광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라의 세금이 들어가고 어려운사람들이 모여서 한다는 협동조합의 일을 하면서 하는 여행이라 그런지 여행이라는 생각보다는 연수라는 생각이 교육장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 같은 열정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나도 한 때는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지자체 공무원들이나 정치인들을 상대로 어지간이 따지고 비판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해외연수를 핑계로 국가예산을 축내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이 사실상 해외관광여행이 목적이었던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여정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스웨덴 스톡홀롬과 린셰핑을 거쳐 암스텔담의 협동조합과 관련기관들을 탐방하는 2개국 3개도시의 6박8일간 일정의 스케줄이 빈틈없이 짜여져 있습니다. 출발전 사전교육도 인천에서 1박을 하면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소장님을 초청해 협동조합정신과 연수에 눈여겨 보고 배워야할 사항들을 사전에 치밀하게 교육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예정한 교육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진지하고 열정적인 질문과 답변들이 이어집니다. 사실 나도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소장님의 강의를 처음 들어 보지만 그간 "거멀못"이라는 웹진을 전자메일로 받아 보면서 김소장님이 쓴 글이나 사진은 자주 보아 오면서 익혀 알고 있어서 그런지 낫설지 않았습니다. 김소장님이 강의하는 내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설명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지금 베비라협동조합의 현실을 설명하는 것 같은 착각에 뻐져 있었습니다. 

 

베비라협동조합은 2013년 3월 5일 설립하여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과정에 조합원들과 같이 좌충우돌하면서 어렵게 4년차 결산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나는 우리조합도 이제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대리점들이 거래하던 회사가 부도나고 파산하면서 살아나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똘똘뭉쳐서 가시밭길 같은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길을 개척하면서 보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조합원들과 조합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협동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김기태소장님의 강의가 마치 지난 3년간의 베비라협동조합이 격어 온 과정들을 설명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질문과 답변이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번 연수에 참가신청을 하면서 도대체 서구유럽의 협동조합들은 어떻게 조합과 조합원이 상충하는 이해관계의 매듭들을 풀어가는지 배우고 싶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치피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며 제단해서 세상을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협동의 가치도 사실은 따지고 보면 자기를 위한 하나의 삶의 방편이고 수단일지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서로 협동하고 힘을 합하면 더 큰 힘과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이론적 근거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실질적인 협동을 이끌어 내는 일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지금 베비라협동조합이사장 일을 하면서 직접 체험하며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의 연수과정을 안내할 티유여행사의 조성구전무와 김수미팀장이 해외여행에 필요한 상식들을 세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강의장밖으로 보이는 인천공항 인근은 아직도 새로운도시를 건설하는 공사가 한참입니다. 이렇게 세상은 쉬지않고 변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번 여행을 시작하면서 우리를 안내하는 티유여행사 직원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여행일정이 확정되자마자 카톡방을 개설하며 쉼없이 고객들과 소통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여행사 간부가 협동조합에 대한 지식에 협동조합을 하는 나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쉼 없이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일을 추진하고 진행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집 거실에는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는 글귀를 액자에 표구해 걸어놓았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70평생을 살면서 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항상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자신도 모르는 힘과 에너지가 넘치는 경험을 하며 세상을 살았습니다. 매 10년을 주기로 자신의 직업을 바꾸어 가면서 항상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살아 온 내 삶의 모습에 나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가 협동조합에 푹 빠져서 서울과 진해를 오가며 힘들게 3년이 넘도록 주말부부로 서울생활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는 1970년대에 카메라도 없이 사진관을 차리면서 내 인생의 도전은 시작되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나에게는 새로운 또 다른 유아복유통사업인 베비라전문점 운영에 도전했고, 1990년대에는 컴퓨터의 컴자도 모르던 사람이 컴퓨터유통업에 도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2000년대 새로 도전한 협동조합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욕심때문에 아직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 해외연수를 떠나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인천 에어포트호텔에서 교육을 받고 하루밤을 묵으면서 티유여행사 직원들의 열정에서 과거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느낌이 주는 감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이란 항상 사람들을 설례게 합니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나 환상이 존재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나는 사람이 태어나 세상을 살면서 인생의 짧은 여정이지만 최소한 서구문명의 발상지인 서구유럽과 신문명의 메카라고 하는 아메리카 대륙은 구경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22년 전인 1994년 7월 27일 수요일 아내와 같이 유럽여행을 떠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 기행문이라는 형식으로 내가 관여하던 '계간진해' 라는 책자에 연제하며 글을 남겼던 일을 지금 생각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난 다음에 나는 아내와 같이 한국전자신문사에서 진행하는 로스엔젤리스전자쇼에 참석을 핑계로 미국 서부지역을 여행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는 이무런 기록도 남기지 못한 것이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냥 아내와 같이 라스베거스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몇장과 헐리우드나 그랜드케년을 배경으로 촬영한 인증샷 같은 사진 몇장이 전부입니다. 그때 느끼던 감정이나 생각들은 모두 날라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노트북을 가지고 하는 여행이라 세계 어디서나 연결되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행복감에 젖어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내 블로그에 이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언제고 세월이 흐르고 지난 다음에는 오늘 새벽에 내가 쓰는 이글과 사진들이 또 다른 좋은 추억으로 나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지 모릅니다. 이제 날이 밝고 있습니다. 이번에 같이 여행하는 전국에 산재한 여러 협동조합 이사장님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을 여행의 길목에서 서로 체험하며 좋은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해외 선진 협동조합을 연수하는 과정에 베비라협동조합의 어떤 변화와 발전의 계기가 될만한 충분한 모우멘트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은 보일듯 보일듯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