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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2016년 해외 선진협동조합 탐방 (4)

by 장복산1 2016. 10. 26.

[제4일차 스톡홀롬 2016년 10월 25일 화요일]

 

오늘도 여기 날씨는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내리다 말다를 계속하며 흐리고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아침을 먹자 마자 우리는 스톡홀롬에 있는 수제초콜릿협동조합인 Cacaonorna 협동조합을 방문하기 위해 숙소를 떠났습니다. 마침 오늘 우리를 안내하는 티유여행사 김정수이사가 생일을 맞았다고 합니다. 전주한옥마을 오춘자 이사장이 우리가 묵던 호텔에서 뷔페식 아침식사를 하면서 눈치 껏 빵이며 과일을 가저다 만들었다는 순수수제케익 컷팅행사가 버스안에서 있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서로 친해질 수 있다는 것도 여행이 주는 선물입니다. 사람이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동안 하늘을 나는 비행기안에서 18시간의 사투를 벌리면서 스웨덴까지 와서 3일밤을 목었으나 이만한 정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수제초콜릿협동조합으로 가는 길목에는 노란단풍들이 대지에 내려앉아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나무와 잘가꾸어진 넓고 여유로운 잔디밭들로 어루러진 이국적인 풍경들이 우리들을 잠시라도 동심으로 돌아 가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Cacaobonrna 수제초콜릿협동조합은 스톡홀롬시내 어느 한적한 장소에 자리잡은 조그만 구멍가게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우리나라나 스웨덴이나 청년실업문제가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수제초콜릿협동조합은 20~30대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진 청년협동조합이라고 합니다.

 

수제초콜릿을 제조 및 판매하면서 초콜릿 제조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Cacaob onrna 수제초콜릿협동조합은 아주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 일반상점이었습니다. 매장 뒤켠에 있는 초콜릿을 만들고 배우는 작은 공간으로 우리를 반갑게 마지하여 안내하는 Cacaobonrna 수제초콜릿협동조합의 Martin Johansson은 언듯 보기에는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끔은 조금 수줍어하는 표정을 지어가며 자신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과정이나 조합을 운영하는 시스템을 설명하는 모습은 마치 이제 막 땅속을 혜집고 올라 오는 새순과 같이 맑고 깨끗한 청년의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스웨덴까지 수제초콜릿 제조공정이나 기술을 전수하러 온 것도 아니고 초콜릿 상점을 관광온 것도 아닙니다. 이들이 어떻게 무슨사연으로 수제초콜릿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어떻게 수입을 창출해서 청년실업문제에 대한 답변을 하는지 하는 것들이 더 궁금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서구사람들이나 동양사람들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 사고로 세상을 살기 마련이고 자기들의 삶을 보장할 수준의 최소한 수입이 보장되어야 직장으로 생각하고 협동조합을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작은 공간을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서로가 이 공간에서 만나서 초콜릿을 같이 만들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이 공간에 대한 서로의 애정과 정성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이들은 이 공간을 사랑하고 즐겁게 이 공간으로 모일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관심이 갑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고 소통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마음이 맞고 진심을 소통할 수 있다며 세상에 하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두 번쩨 우리가 방문한 곳은 Bonorna 라는 사회적협동합이었습니다. 스톡홀롬에 두 개의 작은 상점과 출장뷔페서비스를 제공하며 조합에서 운영하는 상점을 고용장소로 제공하여 직업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Bonorna 사회적협동조합도 도시인근의 한적한 장소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그렇게 크지 않은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우리를 마지하고 있었습니다.

 

 

 

Bonorna 라는 사회적협동합을 상징하는 글귀를 상점 오른쪽 상단에 예쁘게 걸어 놓았습니다. 우리를 마지한 조합의 Annika och Sabina 이사가 설명해 주는 것을 내 기억으로는 "야~ 월요일이다. 즐겁게 일하자!!" 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모두가 월요일이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부담으로 다가 오지만 자신에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나 직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운 것인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참 좋은 메시지인 것 같았습니다.

 

나는 스웨덴까지 온다고 18시간의 사투를 벌리며 와서 아주 작고 간단한 것 같지만 나에게는 매우 소중하고 의미있는 "야~ 월요일이다. 즐겁게 일하자!!" 라는 메시지를 가슴에 담아 갑니다. 우리 일행은 점심식사를 Bonorna 사회적협동합에서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Bonorna 사회적협동합에서 같이 일을 하는 직원이자 조합원들은 주변에 거주하는 중장년의 아주머니들 모습이었습니다. 분주하게 마련한 셀러드와 연어요리를 곁드린 점심식사를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후 일정은 각 조별로 나누어 협동조합현장을 조별방문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인원을 조별로 나누고 보니 내가 속한 제2조는 소상공인공단의 조과장님을 포함해서 전체가 6명에게 배정된 대형버스를 타고 조금은 어색하더군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여기는 EU연합이라는 특성상 보스니아나같은 인근 주변국에서 들어와 일하는 사람들을 이용하면 스웨덴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소형벤을 이영하는 경비보다 적은 경비로 대형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초대형버스를 6명이 타고 이동해서 돌아 본 협동조합이 운영한다는 슈퍼마켓은 동내의 중소형 슈퍼마켓모습니었습니다. 스웨덴 KF그룹의 소비자협동조합은 스웨덴 식료품시장의 21.5%를 점령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조가 방문하는 슈퍼마켓은 가장 낮은 단계의 규모인 COOP NARA라는 편의점에 가까운 형태라고 합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잠시 버스안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속한 제2조는 대체로 유통업이 중심업무인 협동조합 이사장님들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대형유통의 시스템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스웨덴 소비자협동조합은 매장의 규모에 따라서 COOP(대형 슈퍼마켓)가 제일 규모가 크고 COOP NARA(편의점정도의 규모), COOP KONSU(고 퀄리티 품질과 저렴한 가격의 신선제품), COOP FORUM(저렴한 가격의 대형슈퍼마켓), COOP Bagg(정원제품), COOP Daglive(슈퍼마켓)으로 구분된다고 하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 화근이었습니다.

우리조는 당연히 유통이 전문이고 대형유통시스템을 탐방하고 싶다는 의견을 강하게 요구하자 예정된 스케줄대로 운영하자는 공단의 조과장님과 조원들의 의견이 충돌하다 결국은 예정된 프로그램대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은 동내편의점 같은 슈퍼마켓을 탐방하는 시간은 짧았습니다. 나는 이번여행일정에서 같은 방을 쓰며 좋은 인연을 맺은 룸메이트인 양산의 최영운이사님과 추적추적 내리는 밤비를 맞으며 주변쇼핑센터를 탐방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다행이 베비라혐동조합과 동종의 제법 규모있는 상점인 유아복상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마음에 드는 샘플 몇개를 구입했습니다.

 

 

 

 

 

조별로 혜어저 탐방을 하고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남강회관이라는 한인식당을 찾아가 김치찌게에 연어회를 곁드려 한 병에 5만원 한다는 소주도 한 잔했습니다. 남강회관에서 만난 식당사장님도 젊은 시절에 스웨덴으로 유학을 왔다가 예쁜 현지 아가씨에게 빠저서 결혼을 해서 영주권을 받았지만 결국은 국제결혼생활이 만만치 않았던지 지금은 다시 결혼한 한국인 부인과 같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해병대 출신이라며 참 제미있게 이야기를 하는 식당사장님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숙소로 돌아 오늘도 하루를 이렇게 마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