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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2016년 해외 선진협동조합 탐방 (5)

by 장복산1 2016. 10. 28.

[제5일차 스톡홀롬, 암스텔담 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품성을 천성(天性)이라고 합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가지고 있는 천성은 쉽계 변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동안 내가 참고 인내하던 버럭병이 결국은 오늘 아침에 다시 도지고 말았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1인 미디어시대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IT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독립된 의사소통 수단들이 SNS나 블로그라는 수단을 통해서 날로 진화하며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어느 특정한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들이 독립언론으로 지칭하는 개인블로그를 통해서 사회에 미치는영향을 무시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나도 자신의 개인블로그를 통해서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내 개인블로그도 이제는 방문객이 30만명가까이 늘어나면서 고정독자들도 하나 둘 늘어나 철자 하나가 틀려도 댓글을 달아 질타하는 독자도 있습니다. 특별한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쓰던 글도 이제는 철자까지 신경쓰며 미리 사전을 찾아 보기도 하고 저작권문제같은 공적영역도 신경쓰이기 마련입니다.

 

 

그 만큼 이제는 자기책임하에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게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이번 여행일정을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겨보려는 생각에서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번갈라 가며 일행들의 시각에서는 조금은 유별나게 많은 사진을 쵤영하며 설치는 것 같은 모습이 화근이었던 모양입니다. 오늘도 오전 일정이 호텔로비에 모여서 분임토의를 해야 한다는 사실에 나는 기분이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나라 돈을 쓰며 스웨덴까지 와서 연수하고 탐방을 했다면 당연히 서로 토의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효과측정이나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별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법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18시간 넘게 사투에 가까운 지루함을 이기고 비행해서 스웨덴까지 와서 황금같은 시간에 호텔로비에 앉아 분임토의를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때문입니다. 어떤 새로운 장면이 연출되면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드려대는 것이 내 천성인가봅니다. 진지하게 분임토의들을 하며 이런저런 장면을 촬영하고 끝내려는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사직원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와 귀속말로 블로그에 아무 사진이나 함부로 게시하지 말라는 충고를 하는 순간 그동안 내가 어지간이 참고 인내하던 고질병인 버럭병이 그만 도지고 말았습니다. 호텔로비에 있는 사람들이 다 들을 수 있는 수준의 높은 톤이었습니다. 나는 함부로 그런 참견 하지 말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간 여러번 내가 사진촬영하는 문제에 제동이 걸렸던 일이 있습니다. 기관방문 때도 내가 사전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것까지 공단직원이 제동을 걸어 나는 비위장이 상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여행사직원까지 자기가 보고서용으로 촬영하는 카메라 앞에 내가 얼쩡거린다고 몇번을 불평하더니 결국은 내가 운영하는 개인블로그에 사진을 게시하는 문제까지 제동을 걸고 있다는 사실은 나를 무시하고 모독하는 행위가 분명했습니다. 나도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고 세상을 경험할만큼 경험하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진을 블로그에 게시해야 할지, 어떤 내용의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 하는 문제는 내 개인의 고유영역이고 내가 자기책임하에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입니다. 정말 기분이 상했고 화도 많이났습니다.

 

이번에 진행하는 2016년 선진협동조합 탐방 행사의 주인공은 협동조합이사장들입니다. 동행하는 공단직원이나 여행사 직원들은 사실상 협동조합이사장들이 원만하게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지원그룹입니다. 자신들이 사후보고에 필요한 보고서 작성이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협동조합대표들이 선진 외국에서는 과연 협동조합을 어떻게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해서 국내에 전파할 필요도 있고, 동행하지 못한 조합원들에게는 실제 현장감을 느낄수 있도록 사진도 촬영하고 동영상도 찍어서 상세하게 전달하고 보고하는 것이 가장 우선해서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창으로 비치는 이국적 풍경에 메료되어 상한기분을 달래며 호수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현지식인 미트볼로 점심식사를 하고 우리일행은 두 번쩨 방문국인 네델란드로 떠나야 합니다. 인천공항을 떠난지 불과 며칠 안 되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미트볼이 현지식으로 소개 되면서 중복제공되자 불평하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거기다 대체적으로 음식들이 짜다는 문제가 불평의 소지를 더하고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을 출국할 때는 지문인식자동화 보안검색시스템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출국장을 나섰습니다. 스톡홀롬공항에서는 고객들의 소화물을 고객이 직접 자동화시스템에서 탁송하는 또 다른 자동화시스템을 경험하며 전신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는 출입국자동화에 화물탁송까지 자동화 한다면 공항에 근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로봇이나 자동화시스탬에 밀리면서 자신들의 직업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컨디션변화의 기폭이 가장 크고 넓었던 하루였습니다. 3시간 가까이 비행해서 도착한 암스텔담공항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불과 20여년 전에 내가 대학원동기들과 부부동반으로 유럽여행을 마치고 암스텔담공항에서 우리 내외만 떨어져 베르린으로 갈 때는 암스텔담공항이 신축을 했던지 아주 깔끔하고 실내공간에 여유가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항입구 어딘가 둥근테이불의 안내데스크를 찾아가 서툰 영어로 길을 묻던 기억도 아직 생생합니다. 그런데 암스텔담공항이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한 것 같군요.

 

 

 

나는 오늘도 이렇게 국경을 오가면 미트볼과 중국음식으로 배를 체우고 새로운 도전에 가슴설레는 여행의 즐거움에 젖어 있습니다. 스톡홀롬공항에서 암스텔담공항으로 오는 비행기 창밖으로 만난 화련한 저녁노을이 나를 가슴설례게 합니다. 내일은 또 다른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입니다. 제품의 라이프싸이클이 가장 짧은 수준인 꽃을 가지고 전세계꽃시장의 70%이상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Flora Holland 원예협동조합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를 쉽게 잠들지 못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