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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터키일주여행 (제3일차)

by 장복산1 2017. 3. 1.

오늘은 새벽 4시에 기상해서 해가 뜨기 전에 열기구를 타고 터키 카파도키아고원의 일출을 감상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두 구룹으로 나누어서 열기구투어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미니버스를 타고 열기구투어장으로 갔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회사들이 여기 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열기구를 띄우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이동하는 동안 여러개의 열기구투어장들이 보입니다. 그동안 영화나 사진으로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 열기구를 타고 체험하기는 처음이라 그런지 모두가 가슴설레는 기대에 차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조는 12명이 한 바구니에 탑승하고 열기구를 조정하는 남자파일럿과 여자 승무원을 포함해서 풍선 하나에 14명이 탐승하고 하늘을 나를 것이라고 합니다. 풍선 하나에 14명이나 탑승할 수 있다니 풍선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주의할 점은 풍선이 지상으로 착지할 때 탑승바구니 안에 있는 줄을 잡고 머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기마자세로 서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풍선이 착지하는 순간에도 사진찰영을 한다고 안전바를 잡지 않고 있다가 튕겨 나와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열기구투어를 한 당일에도 어느 외국인 관광객 1명이 바구니에서 튕겨 나오면서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나중에 오브록한으로 가는 버스에서 들었습니다.

 

 

 

 

 

 

 

하늘에서 보는 카파도키아의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단순히 하늘에서 지상을 보는 풍경도 좋았지만 같은 시간에 동시다발적으로 풍선을 타고 떠 오르는 열기구들의 모습과 어우러진 카파도키아 계곡의 기암괴석들의 풍광은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기상상태도 좋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감상할 수 있는 행운이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승선했던 열기구는 사쁜하게 무사히 지상에 안착을 했습니다. 그러나 건너편에서 내리던 열기구 하나는 땅바닥에 한 번 튕기고 다시 올라 가면서 지상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열기구 바구니를 잡아당기며 끌고 하는 모습을 보니 지상에 착륙할 때 사고가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팀 바구니 앞에서는 열리구 파일럿과 터키인들이 무사안착을 축하하는 샴페인 파티를 준비하고 우리는 만세를 부르며 샴페인을 마셨습니다. 샴페인잔의 수량 만큼 1덜러짜리 팁도 쌓이더군요.

 

 

열기구투어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 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우리들의 길고 긴 여정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기착지인 안딸랴까지 가려면 무려 8시간을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강행군입니다. 물론 2시간 거리에 있는 오브룩한에 잠시 들린다고 하지만 말 그대로 잠시 들리는 정도 였습니다. 동서남북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아나톨리아 고원을 가로질러 가다가 잠시 들린 오브룩한은 13세기경 건축한 실크로드 시절의 낙타를 이용한 대상들이 고원을 지나다 묵고가는 숙소였다고 합니다. 외곽만 남아있는 숙소의 규모도 대단합니다.

 

 

 

잠시 화장실 다녀 오는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고원을 지나 첩첩산중의 토로스산맥을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토로스 산맥(Toros Dağları)은 터키 남부의 산맥으로 지중해 연안과 아나톨리아 고원을 나누는 거대한 산맥입니다. 서쪽의 에이르디르 호에서 동쪽의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상류까지 뻗어 있는 유라시아의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의 일부라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길고 깊은 산맥은 평생에 처음 경험합니다.

 

 

복잡한 도심인 이스탄불을 잠시 보고 달리는 차창으로 비치는 이국의 낮선 풍경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카파도키아지역은 어디를 가나 기암괴석과 민둥산들만 보입니다. 화산제가 쌓여서 조성된 척박한 지질이라 산에 나무가 자라지 못할 것이라는 나의 의견과 유목민들이 정착하면서 초원을 조성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질러서 산에 나무가 없다는 석종근씨와 잠시 입씨름을 하며 얼마를 가자 끝없는 아나톨리아 고원을 접하게 됩니다. 버스로 몇시간을 달려도 산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제 조성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 대규모의 공단지대가 있는 어느 도시에서 현지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출발해서 오르기 시작한 토로스산맥을 넘을 때는 온 천지가 눈으로 덮혀 있었습니다. 같은 나라에서 전혀 다른 계절을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무려 3시간을 넘게 버스를 타고 넘고 또 넘어도 산들이 앞을 가립니다. 해가지고 밤이 되어서야 시가지가 보이고 가로등불이 켜질 때 잠시 주유소에 들려서 공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버스만 타고 달렸던 기억입니다. 그러나 아시아와 유럽 대륙이 만나는 지점인 아나톨리아 고원의 끝 없는 지평과 토로스산맥의 깊은 산세를 쉼 없이 달리던 감동은 언제까지나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참 대단한 나라 터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