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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터키일주여행 (제4일차)

by 장복산1 2017. 3. 3.

토로스산맥을 넘어 지중해의 해안도로를 따라 2시간 넘게 달려서 밤 8시경에 안탈리아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로 가면서 가이드가 하는 이야기가 오늘 우리가 묵을 호텔은 위치나 규모면에서 5성급호텔 이상의 좋은 호텔인데 주인이 인테리어도 새로하고 했으면 참 좋겠는데 아쉽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어쩌면 별로 좋지 않은 호텔을 예약하고 미리 변명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했는데 실제 호텔 어디서나 지중해 해안이 보이는 위치나 전망이 참 좋은 호텔이었습니다. 동이 트기전 주변풍경들이 더욱 아름답고 좋았습니다.

 

 

 

아름다운 지중해 바닷가의 밤풍경에 이끌려 새벽공기를 마시며 호텔주변을 산책하는 기분은 전혀 다른 이국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기암괴석의 도시인 카파도키아를 출발해서 끝 없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아나톨리아 고원을 지나서 눈속에 험준한 토로스산맥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초여름 같은 날씨의 지중해 바닷가에서 야자수 사이로 비치는 달빛을 맞으며 걷고 있습니다. 오늘은 50유로를 주고라도 선택관광이라는 안탈리아유람선을 타야 하겠습니다. 안탈리아는 터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럽풍의 도시 같았습니다.

 

 

 

 

 

지중해 바다에서 유람선을 타고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과 도시 뒤에 펼처진 토로스산맥의 웅장한 모습이 조화를 이루면서 우리 일행은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하던 전혀 새로운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안탈리아 유람선관광은 해적선 모형의 유람선에 관광객을 태우고 해안을 한 바퀴돌면서 관광하는 코스였지만 선수에는 마치 타이타닉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 같은 무대장치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 간 것 같이 즐거워 하면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나폴리항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나 있지만 내가 느끼는 느낌은 안탈리아 항구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멋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은 나폴리에 갔을 때도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서 나폴리항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이나 찍고 와서 내가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거대한 토로스 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안탈리아 항구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은 유럽사람들이 여름이면 몰려오는 휴양도시라는 말이 사실같았습니다. 해안가 절벽을 따라 올라 가면 고대 유럽풍의 구 도심모습들이 잘 보존되어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보존하며 같이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터키에 와서 깜짝 놀란 것은 개나 고양이를 사람들이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사람들과 어우러저 살아 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마치 비둘기나 까치가 자연스럽게 사람들 주변을 맴돌며 어울려 살아 가는 것 같이 터키에서는 개나 고양이들도 자연스럽게 사람들 주변을 맴돌며 먹이도 얻어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목에 줄을 매거나 집에 가두는 일이 없이 길거리 어디를 가나 개들이 자연스럽게 돌아다닙니다.

 

 

 

터키를 여행하면서 또 하나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우리나라 작은 시골마을 어디를 가나 교회가 보이고 십자가가 보이는 것 같이 터키는 어디를 가나 이슬람 사원의 높고 뾰족한 탑이 보입니다. 이슬람권 국가들은 대부분 종교가 국가를 지배하는 구조라고 합니다. 그러나 터키는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을 수립하면서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 이슬람국가라고 하는 군요. 그러고 보니 모든 종교나 국가라는 경계와 틀들이 사실은 지배계층이 쉽게 사람들을 다스리고 지배하는 방편으로 만들어 놓은 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구 시가지를 나가는 통로라는 하드리아누스의 문을 지나 안탈이라 도심을 도보로 관광하고 올림프스산 케이불카 전망대로 출발했습니다. 올림프스산에 오라가는 케이불카를 타는데 80유로를 내라고 하는데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이번 선택관광은 포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나는 일행들과 떨어저서 케이불카를 탑승하는 자리 카페에서 현지 가이드인 오스만씨와 일행이 돌아 올 때 까지 서툰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오스만씨는 나이는 나보다 10살이나 적은 60세라고 하지만 얼굴은 나보다 늙어 보이고 행동은 나보다 빠를 것 같은 친절한 아저씨였습니다.

 

오스만씨는 자신이 오스만 제국의 후예라는 농담을 하면서 한국말도 제법하며 지난 해에 한국을 방문한 사실을 자랑하며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내 보이는 친한파 터키인이였습니다. 나에게도 항상 밝은 미소를 보이면서 친절하게 응대를 해 주었습니다. 그는 터키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불어까지 5개국어를 구사한다고 자랑을 하며 몇해 전에는 도울 김용욱교수를 자기가 가이드하며 터키여행을 안내했다는 자랑도 하더군요.  

 

 

케이불카를 타고 내려오는 일행들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표정으로 보아 80유로씩 내고 올라간 보람이 별로였다는 표정같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 와서 닭갈비살 요리라는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고 3시간 넘게 달려서 파묵깔레로 이동하는 일정이었습니다. 훈제로 요리한 것 같은 닭갈비살이 퍼석퍼석하지 않고 쫄기고 맛이 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이동하다 중간에 가이드가 오랜지 한 박스를 사서 올리며 케이불카관광이 미안하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내가 안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의 파묵칼레는 1988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기이한 장관을 이루고 예전에는 이곳을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의 히에라폴리스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하얀석회붕이 산허리를 덮고 있는 히에라폴리스는 2, 3세기에 가장 번성했던 도시라고 하나 지금은 지진으로 흔적만 남아있는 도시의 모습을 발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온천수가 올라오는 하얀 석회붕으로 가는 길에는 히에로폴리스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나딩굴고 있습니다. 산자락에는 허물어진 원형극장의 흔적도 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큰 도시가 번성했던 모양으로 마치 이테리 폼베이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온천수에 일정부분 섞여있는 화산성 물질인 유황 석화등이 원료가 되어 만들어진 순백색의 아름다운 석회붕은 자연이 만든 걸작품이었습니다. 지하에서 올라와 흐르는 따듯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하면서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리는 기분입니다. 그냥 모두가 즐거워 해지는줄 모르고 자리를 뜰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파묵깔레에 있는 온천호텔인 SPA Hotel 에서 온천을 하며 하루를 묵는다고 합니다. 호텔은 마치 부곡하와이한국관같은 대온천탕이 있는 온천호텔로 사람들이 무척 붐비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