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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터키일주여행 (여행후기)

by 장복산1 2017. 3. 26.

나는 터키를 7박 9일간 여행하면서 과연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꼈는지 이번 여행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겨두고 오래오래 여행에 대한 좋은 기억과 즐거웠던 추억들을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여행일정은 날자별로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기록했지만 내가 여행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내용들은 기록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여행은 항상 나를 설례게 합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하는 여행들은 언제나 나를 더욱 성숙하게 합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내가 미처 알지 못하던 새로운 것들을 아주 많이 보고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인 것 같이 착각하고 세상을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을 믿는 사람들은 부처님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예수님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것 입니다. 사실 나는 특별히 어떤 종교를 믿거나 신앙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무신론자는 아니고 그냥 무교지요.

 

어쩌면 세상의 모든 종교나 국가란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좀 더 착하게 살아 가는 방법을 규율하는 방법으로 종교조직이나 국가라는 조직을 동원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정도를 하면서 무심하게 세상을 살았습니다. 내 인생의 전정기를 사업이라는 장사를 하면서 계산만 하고 따지며 세상을 살아 온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나에게 터키는 미지의 세상이었습니다. 이슬람문화도 나에게는 생소한 미지의 세상이었습니다.

 

터키 여행은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관광하면서, 로마의 성베드로성당을 관광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인생의 삶에 대한 의문들이 자꾸 떠 오르는 여행이었습니다.

 

도대체 종교란 인간에게 어떤 존재고, 국가란 어떤 존재인가? 이슬람교는 어떻게 나라를 지배했을까? 터키는 왜 우리를 형제의 나라라고 할까? 어렴풋이 짐작만하던 생각들이 구체적인 의문으로 다가 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슬람이라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중동국가들을 먼저 떠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터키를 여행하면서 터키의 작은 마을이나 산속마을에도 마치 우리나라 교회같이 이슬람사원들이 모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는 도시 이스탄불은 불루모스크와 성소피아성당이 마주보며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돌마바흐체궁전과 톱카프궁전이 같은 도시를 지키며 마치 더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더 큰 궁전을 건축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동양을 지배한 중국에 자금성이 있다면 서양을 지배했던 오스만제국에는 톱카프궁전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데렌구유 지하도시와 가파도키아 기암괘석들 속을 마치 벌집같이 파고 들어가 교회를 세우고 신앙생활을 했던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신앙이 인생의 전부였을지 모릅니다. 현지가이드인 이은경씨 설명은 이슬람문화권에서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나라는 터키가 유일하다고 하더군요. 중세유럽국가들은 기독교문화가 지배했다면 고대 동양의 문화는 불교와 유교문화가 지배하고 있었다는 생각은 했지만 종교가 국가를 지배한다는 사실은 상상못했던 내용이었습니다. 하기야 민주주의의 본산이라는 영국도 이직 여왕을 모시고 살지요.

 

성소피아성당 2층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이 아니고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 같이 바닥을 평평하게 해서 왕비들이 예배를 보는 2층으로 가마가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왕은 어떤 존재였기에 왕비는 가마를 타고, 백성들은 그 무거운 가마를 매고 2층까지 올라가 예배를 보고, 신은 어떤 존재였기에 왕이나 왕비가 예배를 드렸을까?

 

지금 생각해도 불가사의한 성전이나 궁전들을 건축하면서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죽어가고 피와 땀을 흘렸을까? 종교라는 조직의 힘이나 국가라는 조직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고 절대적이었을지 짐작이 갑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위대한 역사는 한 없이 약하고 어리석은 인간들이 만들어 낸 역사의 그림자라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지금 그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들은 집들이 모두 나즈막한 단층 목조건물에 집집마다 모시는 민간신앙의 신들이 다양하고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섬나라인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면서 자연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무수한 신들이 탄생하였고 지진으로 집이 자주 무너지는 폐단들 때문에 나즈막한 목조건물속에서 살게되었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우리도 신주단지가 있었습니다.

 

 

인간은 예수를 믿건 석가를 믿건 모하메트를 믿건 자신이 믿는 신에 의존하며 저마다 각기 다른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이어 왔을 것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여자들은 히잡을 쓰고, 남자들은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매일 메카를 향해서 절을 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연상하며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터키가 이슬람문화권의 국가라는 사실도 이번 여행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슬람종교가 전파된 것도 사실은 6,25전쟁에 터키군이 유엔군으로 참전하면서 포교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신의 뜻이라면' "inşallah"]          

 

터키사람들은 모든 일을 신의 뜻에 맞기고 세상을 산다고 합니다. '인쉘라'는 (희망을 기원함) 신이 원한다면! 입니다. 이슬람(Islam)이란 '순종'이란 의미로서 그들이 믿는 알라(Allah)에 대한 순종을 뜻하고, 그들 자신을 모슬렘(Moslems)이라 부르는데, 이것은 '복종하는 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내일 비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인간이 걱정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내일은 내일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신의 뜻에 따라 인간은 복종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이치인 것 같습니다.

 

 

이슬람종교는 자신의 수입 중 40분의 1은 자선행위를 해야하고, 신자는 생애 중 한번은 메카를 순례해야하는데 하지(Haji)라고 한답니다. 그들의 음력 9월을 라마단이라고 해서 한 달 동안 계속 금식을 하며 인간의 고통을 체험하는 의식이라고 합니다. 이스탄불 도심에도 개들이 배회하며 인간과 같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마치 새들이 자유롭게 인간과 공존하는 것 같이 개들을 구속하는 목줄은 없었습니다.

 

 

이와 같이 낭만적이고 평화로운 터키 사람들의 삶 속에서 IS자살테러라는 극단적 삶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종교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성향에서 출발해 경전을 절대적으로 준수하고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기독교 원리주의의 경우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것을 주장하고, 성경 내용을 역사적·과학적 사실로 인식해 진화론에 반대하거나 수혈 등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종교에서 원리주의 성향의 종파는 대개 개혁적인 변화에 반대하며 전통 유지를 중요시하게 되고, 그중에서도 엄격함이나 과격함의 정도가 심할 경우 극단주의(Extremism)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슬람의 극단적 사고가 자살테러까지 변질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인쉘라' 신이 원한다면!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 과연 종교나 신앙의 최종목표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평화롭게 인간이 주는 모이를 쫓는 저 갈메기 같이 세상을 살아 가는 모든 생명체들은 평화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신이 점지한 뜻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로 신은 인간에게 욕심이라는 굴레를 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인간은 어리석게 욕심을 쫓아 한 없이 도전하는 가운데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신은 증명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inşallah" 신의 뜻이라면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요. 내일은 내일 걱정하고 오늘을 즐겁게 사는 지혜가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PS

괄련 글 가기-->대당제국의 탄생 리뷰 | 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http://blog.daum.net/iidel/16078825

대당제국의 탄생 저자인 윤태옥 선생은 자신의 책을 통해 중국역사에서 흉노에 이어 등장한 북방민족인 선비족이 다싱안링 산맥 알선동에서 시작해서 후룬베이얼 초원을 거쳐 낙양과 장안까지 내려와서 중원을 제패하고 당나라가 탄생하기 까지의 여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돌궐(突厥)은 6세기 중기부터 알타이(Altai) 산맥 부근에서 일어나 약 2세기 동안 몽고고원에서 중앙아시아에 걸쳐 대제국(大帝國)을 세운 터키계 유목 민족 및 그 국가라고 합니다. 고구려와 돌궐이 형제국같이 살았다는 역사의 기록이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