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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풍기인삼을 캐는 날 인삼밭 체험기

by 장복산1 2017. 11. 6.

지난주에는 풍기인삼을 캐는 날 실제 인삼밭에서 인삼캐는 체험을 했습니다. 단단한 인삼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틈새가 벌어지는데만 꼬박 100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 동안 정성 껏 물을 주며 보살피며 싹을 틔우고도 또 6년의 기다림 끝에 깊은 땅속에 꽁꽁 감추어 놓았던 귀한 모습을 드러 내는 인삼캐는 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진해가면 자주 만나는 후배인 석종근씨가 풍기에서 인삼을 제배하고 가공해서 판매하는 박광신 선생하고 친분을 맺어 놓고 임삼캐는 날 초청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일요일 아침 7시에 진해에서 출발해 인삼밭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인삼밭 하나는 이미 반이 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더군요.




귀한 인삼들이 콤바인이 지날 때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시끄러운 기계음을 내며 콤바인이 지나 가고 나면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인삼들을 주어서 자루에 담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다른 한 편에서는 가림막을 치고 밭에서 수확한 인삼들을 크기와 종류를 구분해서 선별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또 무리를 지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인삼밭은 그냥 잔치분위기였습니다.






선별작업을 하는 그늘막 앞에는 모닥불도 피워 놓고 막걸리에 안주가 거하게 차려저 있었습니다. 인삼밭과 선별작업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시끄러운 콤바인의 기계음소리에 뒤섞여 서로 붐비면서 인삼을 수확하는 잔치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인삼씨를 뿌리고 무려 6년만에 수확하는 상황이니 잔치를 할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삼의 인공 재배는 자생 인삼인 산삼이 고갈됨에 따라 16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인삼의 뿌리는 원기둥 모양이며 도라지처럼 희고 비대한 다육질인데 땅속줄기는 주근(主根)과 지근(枝根) 등으로 되어 있고 무와 비슷하게 분기성(分岐性)이 강한 식물이라고 합니다. 인삼은 6년생이 되면 형태가 충실해지고 7년생이 되면 뿌리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껍질이 목질화되어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보통 6년생으로 수확하는데 6년근 인삼은 길이 7~10cm, 지름 2.5cm 안팎이고 무게는 80g 정도라고 하는군요. 매년 봄에 땅속줄기에서 싹이 나와 줄기가 1개씩 곧게 서서 자라며 가을에 잎과 줄기가 시들면서 땅속줄기에 해마다 나이의 흔적을 남기며 자란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인삼을 강장제로 사용할 경우 효능이 떨어지고 구토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인삼의 뇌두를 제거하는 것이 관습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뇌두에 신경흥분성 독성과 지혈작용이 있는 비단백태 아미노산이 주근(원뿌리)보다 많기 때문으로 특히 수삼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수삼(水蔘)은 갓 수확한 인삼을 말합니다. 백삼은 4~6년생 뿌리를 캐서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린 것인데, 곧은 형태로 말린 것을 직삼(直蔘), 구부려서 말린 것을 곡삼(曲蔘)이라고 합니다. 홍삼은 5~6년생 뿌리를 껍질째 수증기로 쪄서 말린 것을 홍삼이라고 합니다.


홍삼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열을 받은 당분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므로 홍삼 색깔은 갈색이 도는 붉은색을 띠는데 최근에는 홍삼을 가공해서 보관이나 먹기에 편하도록 많은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인삼의 뿌리를 고아서 만든 인삼농축액, 홍삼을 가루로 만든 홍삼분, 인삼가루를 캡슐에 넣은 인삼캡슐, 인삼가루를 접착성있는 식용 물질로 뭉친 인삼정, 인스턴트 차로 만든 인삼차, 인삼주까지 만들어 시판하고 있습니다.





인삼밭에서 갓 수확한 인삼을 크기별, 종류별로 선별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숙련도는 거의 기계가 하는 수준으로 무척 숙달되어 있습니다. 인삼을 구분하는 종류들도 다양해서 우리같은 사람은 옆에서 보고도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쉽게 구분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황왕왕대, 황별왕, 황덕대, 황왕대, 중삼계, 대삼계하는 식으로 구분을 해서 무게를 달아 가격을 책정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를 초청한 박광신 선생이 관리하는 인삼밭의 규모가 무려 20만평이라고 하더군요. 6년마다 한 번씩 수확을 하자니 땅도 참 많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선별작업장 앞에 차려진 점심밥도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모르겠습니다.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풍기인삼캐는 날 인삼밭에서 우리를 초청한 박광신 선생에게서 좋은 인삼을 고르는 유용한 팁을 하나 배웠습니다. 인삼은 주근(主根)과 지근(枝根)이 있는데 주근과 지근의 비율이 적정하게 자란 인삼이 상품으로 치는 인삼이라고 합니다.


주근이 길게 자라고 바로 잔뿌리가 있는 인삼은 먹기는 좋을지 모르나 인삼의 효능면에서는 추천하지 않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풍기인삼은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되어 타지방 어느곳 인삼보다 내용조직이 충실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아 신진대사의 기능에 효과가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나는 이번에 풍기인삼 캐는 날 인삼밭 체험을 하면서 이제는 농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농민들의 농사가 점점 규모화하고 사업화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농업도 이제는 농업의 규모화가 진행되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영농기술의 도입과 IT기술을 접목하는 영농기업들의 출현이 점점 늘어가리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