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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옛 육대터에서는 지금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by 장복산1 2018. 1. 16.

진해 옛 육군대학 터에는 수 년간 길고 높은 펜스(Fence)를 치고 안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진해, 창원, 마산을 강제통합하면서 통합창원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통합시청의 청사를 신축하기로 약속된 땅이었습니다. 진해사람들은 "진해, 마산, 창원 통준위는 격론 끝에 통합시청사를 마산 종합운동장·진해 옛 육군대학 터를 공동 1순위로 하고, 창원 39사단 터를 2순위로 하기로 했다." 는 정치판 이야기들을 믿고 마산종합운동장을 헐어내고 청사를 신축하기 보다는 옛 육대터에 통합시 청사를 신축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진해시가 사라지면서 기초자치단체를 다시 창원시라는 기초자치단체로 강제흡수통합을 하고 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옛 육대터에는 길고 높은 울타리만 치고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역주민들은 알수도 없고 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지역출신 국회의원인 김성찬의원의 2018년도 의정보고서에도 옛 육대터를 어떻게 한다는 말은 아예 빠지고 말았습니다. 국회의원이라 지역문제보다는 나라일이 더 중하다는 말인지 모르지만 의정보고서에는 용원 국민체육센터 준공이나 진해고등학교 다목적 강당을 리모델링한다는 이야기는 있어도 옛 육대터 이야기는 없습니다.


구, 육대부지는 도심지내 26만 4000㎡(8만 평) 규모의 대단위부지로 지난 8월 그린벨트지역에서 해제되었습니다. 진해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한 진해의 구 도심은 육군대학이전과 진해시청, 교육청, 경찰서 등 관공서들이 동부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진해 중앙시장 상인들은 옛 육대터에 창원시청을 신축하던지, 야구장을 건립하던지, 아니면 학생들이 버글거리는 대학교를 이전하던지, 그도 아니면 대단위 아파트단지라도 조성해서 진해 중앙시장의 경기가 다소라도 회복될 기회가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지만 모두가 꿈이였습니다. 꿈도 아주 기분나쁜 개꿈이었던 모양입니다. 며칠전 동네 목욕탕에서 만난 친구가 나에게 묻더군요. "어이 친구야! 육대자리에는 울타리치고 지금 뭐하노?" "나도 모르지~ 뭐 제료연구소가 온다고 하더라" "우리가 한 번 가보자"





옛 육대 터에는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여기 저기 울타리만 쳐 놓고 있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도심지내 26만 4000㎡(8만 평) 규모의 알짜배기 땅이 지난 8월에 그린벨트지역에서 해제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지 위쪽으로는 제료연구소가 이전하고 진해중학교와 진해여중의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통합중학교를 신축하고 남는 앞쪽으로는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이런 소문을 듣는 순간 나는 참 화가 많이 나더군요. 진해, 마산, 창원이 강제로 지자체통합을 할 때 나는 통합을 반대하는 입장의 선봉에 서서 강력하게 통합을 반대했던 기억 때문인지 모릅니다. 내가 지금까지도 강제 흡수통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통합과정의 절차상 문제가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주민투표도 없이 시의회 의결로 통합을 의결했다는 위법성의 문제도 있지만 2009년 11월 30일 전자문서 시스템을 통해 진해시 공무원 총 7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39명 가운데 86.4%가 '통합결정은 주민투표 절차를 밟아야 한다', 11.2%가 '시의회 의결로 결정한다'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시의회 의결과정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내용증명우편물로 통합반대를 약속했던 시의원들이 지역 정치권의 압력으로 하루만에 주민들과의 약속을 번복하고 말았습니다. 거의 막가파식 배신의 정치같았습니다. 그렇게 지자체 통합을 열열히 지지하며 육대부지에 통합시청이 오고 국비로 지원하는 통합인센티브 예산으로 진해발전을 장담하던 정치인들은 지금 모두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편가르기를 하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지자체가 통합을 하고 마산사람들과 진해사람들이 대응하는 방식이나 강도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느낍니다.


마산에서 정치를 하는 시,도의원들이나 국회의원들은 지역을 위해서 치열하게 싸움을 하면서도 지역의 이익을 지키려고 합니다.

주민들도 지역을 위해서 치열하게 토론회를 하고 공청회도 개최합니다. 진해주민들은 관심조차 없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산 구 도심인 창동지역은 도시재생사업으로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100억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전통시장지원 예산도 마산어시장이나 창동시장은 시장의 크기도 고려했겠지만 규모에 비례하면 진해 중앙시장을 지원하는 국비나 시비의 예산은 정말 초라한 수준입니다.


마산 김종대 창원시 부의장은 해양신도시 토론회도 개최합니다. 진해 김하용 창원시의회 의장은 구 도심의 알자배기 땅 8만평이 그린벨트에서 해제 되었다면  "구, 육대부지 활용방안"이라는 토론회 같은 것 한 번 주최하면 안 되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김성찬 국회의원도 의정보고서에 구, 육대부지의 "육"자도 없는 것으로 보아 그냥 창원시가 하는데로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제료연구소가 오고 나머지 땅은 공원으로 조성하더라도 최소한 주민들의 의사를 묻고 의견을 들어 보는 과정은 있었으면 합니다.


진해 구 도심은 육군대학이 이전하고 관공서들이 동부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시작한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시작한 불황의 늪에서 벗어날 기미도 없고 방법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혹시나 하며 창원시청이냐, 야구장이냐 하고 육대부지 개발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던 진해 중앙시장 상인들은 이제 제료연구소가 들어 오고 나머지 땅들은 공원을 조성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느끼는 실망감은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지역정치인들 마저 구, 육대부지에 대한 관심도 없고 언급도 없다는 사실이 중앙시장 상인들을 더욱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출마를 선언한 허성무 전경상남도정무부지사가 실시하는 여론조사 항목에 구, 육대부지를 어떻게 개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항목이 있었습니다. 제료연구소와 공원으로 구, 육대부지를 개발하는 것을 확정하느냐?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구, 육대부지를 개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나는 수년간 펜스를 치고 주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던 구, 육대부지의 8만평 알짜배기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민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지금이라도 구, 육대부지 토론회도하고 공청회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구, 육대부지는 진해시라는 기초자치단체의 이름까지 포기하고 통합창원시청 청사자리라는 영광과 바꾼땅이라는 생각때문입니다. 말도 많았던 야구장은 지금 마산야구장의 리모델링 공사가 한참입니다. 진해 주민들은 지자체통합과정에서 낙동강 오리알신세가 되고 말았다는 생각이 나혼자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들 때문에 나는 오늘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