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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송파구 송대협 워크숍 참관기

by 장복산1 2018. 2. 26.

송대협이란 "송파사회적기업대표자협의회"를 줄여서 부르는 단어입니다. 원래 서울 송파구에는 "송파구사회적경제단체협의회"라는 단체가 임의단체로 설립되어 송사회라는 약칭을 사용하면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매월 세번쩨 수요일 새벽에 세수하고 모여서 각 회원사들을 순회 방문하면서 업체들의 현황을 파악하자는 취지에서 "세수회"라는 조찬모임을 매월 진행하던 시기였습니다. 어쩌면 송사회와 구분하기 위해서 송대협이라는 명칭이 탄생했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그 송사회 대표로 송대협워크숍에 옵서버로 참석했습니다. 


사회적 기업 [社會的企業]의 사전적 의미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 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ㆍ판매 등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을 사회적기업이라고 합니다.


사회적기업의 범주에는 일반사회적기업은 물론, 마을기업이나 일반사업자협동조합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업자협동조합도 사회적기여도에 따라서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사용하며 구분을 하기도 합니다.


원래 협동조합 [協同組合]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소비자, 농민, 중소기업자 등이 사업의 개선 및 권익 옹호 등을 위하여 조직한 협력 단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는 서울와서 베비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무려 5년 가까이 서울과 진해를 오가면서 협동조합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협동조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실 말이 사회적기업이지 어떻게 지역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때문이었습니다. 영업 [營業]의 근본적 목적은 영리의 추구고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무한하고 치열한 경쟁만이 유일한 수단이고 방법입니다. 경쟁은 자본주의 세상이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하는 페단일지도 모릅니다. 재산상의 이익을 꾀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업이란 결국은 인간의 한 없는 욕심의 굴레에 얽매이기 마련이지요. 욕심도 없이 경쟁도 없이 영업을 한다는 사실은 불가항력입니다. 마치 사회적기업은 불가항력을 실현하려는 기업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너무 이야기가 장황해 지는 것 같군요. 어쩻거나 지금은 내가 송대협 워크숍에 옵서버로 참석하게 된 이야기를 해야하겠습니다.



내가 송대협 워크숍에 옵서버로 참석하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실은 송사협이건 송대협이건 단체를 창립하고 출발할 때는 모두가 부푼 꿈과 희망을 가지고 힘차게 출발했지만 세상일이란 모두가 그렇게 녹녹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오히려 사회적기업이라는 조금은 추상적 목적의식이 연대의 끈을 좀 더 야무지지 못하게 했다는 핑게를 만들어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어떤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차제에 서울시 협동조합협의회에서는 몇차레 송파구협동조합협의회를 구성해서 같이 힘을 합하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서울시협동조합협의회 행사에 몇차레 개인자격으로 초청받아서 베비라협동조합 설립과정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각 구청의 협동조합협의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도 초청을 받아서 같은 내용을 여러번 강의를 했습니다. 그런 저런 인연으로 나에게 송파구도 협동조합협의회를 구성했으면 좋겠다는 제안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송파구에는 명목상이라도 송사회와 송대협이라는 사회적경제단체가 2개나 존재하면서 또 다른 사회적경제단체인 협동조합협의회를 구성한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한 모양새 같았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해서 우선 송사회 사무국장이신 양우식선생과 송파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방문했고, 신수정센터장님과 송대협 한상무대표님을 만나서 전후사정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경제단체라는 조금은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목적의식보다는 협동조합이라는 제한적 목적을 매개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송파에서 협동조합을 설립한 200여개 가까운 전 조직의 의사를 물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원칙과 상식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사연과 목적으로 나는 송대협과 사경센터에 입주해 있는 협동조합들이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워크숍에 옵서버로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주시 금사면에 있는 황토와통나무펜션은 하얀 눈덮인 모습이 훨씬 아름다웠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눈은 녹아버리고 질퍽한 잔디밭에 탠트까지 치고 준비를 했더군요. 주변에 어둠이 내리면서 숯불에 구어내는 삼겹살이며 고구마에 가래떡까지 정말 배부르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밤이 깊어 12시가 넘도록 진행되는 놀이나 게임을 진행하는 순서때문에 잠자리에 일찍 들지 못했다는 것 말고는 별로 불편한줄 몰랐습니다. 아침에는 묵은지로 만든 김치찌개가 일품이었습니다.





상호 연수를 위하여 열리는 합동연구모임이라는 워크숍도 사실은 구성원간의 친목이 우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친목과 유대가 쌓이면 무슨 일이건 진행하기가 쉬워진다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닭이 탄생한 알이 먼저냐? 하는 인간이풀 수 없는 논쟁은 결국은 어리석고 부질 없는 논쟁으로 끝나기 마련이지요. 나는 그래도 혹시 워크숍과정에서 송파구협동조합협의회 설립문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진행된다면 과연 내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던 걱정은 그만 기우[杞憂]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면서 발전하건 세상은 항상 변하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