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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환자도 진료기록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by 장복산1 2018. 6. 15.


[아래 내용은 내가 중앙보훈병원에 입원해서 15가지가 넘는 검사를 받는 과정에 겪었던 내용으로 환자는 없고 의사들 만 있는 것 같은 느낌에서 민원을 제기한 내용입니다. 수 많은 검사를 받고 정작 환자가 알 수 있었던 내용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진단결과 통보가 전부였습니다. 물론 진료기록 연랍신청이 가능하겠지만 일반 환자들이 진료기록으로 알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간의 생명체에 대한 무한하고 신비로운 비밀을 인간 스스로 파 해치는 문제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무리 인간의 과학문명이 발전해서 유전자를 복제하고, DNA를 분석해서 해석한다고 해도 인간스스로 인간의 신비하고 오묘한 생명체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다는 꿈은 인간이 영원히 이룰 수 없는 꿈으로 남아 있어야 인간의 존엄성은 유지됩니다.

   

인간이 스스로 인간의 생명체를 정복하고 의사가 인간의 생로병사를 좌지우지 한다면 어리석은 인간들은 인간이 하나의 생명체라는 가치기준을 무너트리게 되고 마치 인간도 기계의 부품처럼 찍어내면서 대량생산의 꿈을 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도 분명히 조물주는 인간이 생명체에 접근하는 문제에 한계를 설계했을 것이라는 사실이 내가 의학계가 아무리 좋은 장비를 동원해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있는 이유입니다.

   

나는 지난 519일 토요일 오후에 서울 중앙보훈명원 응급실을 찾아왔습니다. 이틀 전부터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면서 물체들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일어나서 어지러워 스스로 몸을 가누며 걷기가 어려웠습니다. 응급실에서 이불도 없고 베개마저 없는 간이침대에 누어 밤을 꼬박세우며 한 일은 엑스레이와 CT 촬영을 하고 MRI를 촬영한 다음에 입원절차를 밟기 위해서 5시간이 넘도록 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보호자를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서 소변검사와 대변검사를 시작으로 수차례 피를 뽑아 검사하고 매일 섭취하는 음식의 양과 배설 양까지 기록하면서 MRIMRA가 어떤 차이가 나는지도 모르고 찍자는 대로 불려 다니며 수차례 머리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심전도, 뇌파검사 등 이름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검사들을 대충계산해도 열다섯 가지가 넘게 했습니다. 직원들이나 담당 의사선생님들은 매우 친절했고 70평생 처음구경하는 의료장비들도 참 많았습니다.

   

내가 국가유공자라는 대우를 받으며 이렇게 좋은 시설들을 이용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국가에 감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열흘이 넘도록 입원해서 열다섯 가지가 넘는 검사를 해서 얻은 결론은 한 쪽 눈의 시신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경세포의 위치를 아직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뿐입니다. 자연치유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검사하고 인간의 온갖 지혜를 동원해도 인간이 풀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시작하는 논쟁에서 내가 무엇을 따지거나 책임추궁을 하자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내가 국가유공자혜택을 받아 진료비를 감면받아 지불하는 의료수가에도 분명히 내가 지불할 정당한 가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내가 감면받은 유공자 감면액은 국가가 나에게 보상할 정당한 의무를 집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내가 내용조차 알지도 못하고 검사를 받은 열다섯 가지가 넘는 검사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가치에 해당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검사를 받았다고 판단합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받은 검사들에 대해서 무슨 이유로 해당검사를 받았는지 검사를 받은 결과는 어떤지 대충이라도 설명 받을 환자의 권리주장은 당연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설명 받은 내용들은 짧은 회진시간에 잠시 지금까지 검사받은 내용에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연치유를 기대하기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척수검사를 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 담당레지던트선생님이 MRI 사진인지 MRA 사진인지 알 수 없지만 내 사진을 지나가듯 잠시 보여주어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전문의선생님들은 밀려드는 외래환자들을 차별 없이 공평하게 진료해야하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요구하는 수준은 레지던트선생님들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요구라고 판단합니다. 이번에 내가 입원했던 61병동은 간호간병서비스를 2만 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시범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쁘게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의 삶의 트랜드가 바뀌면서 늘어나는 간병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제도였습니다.

   

공동으로 운영하는 간병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실효적으로 간병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발되면 아주 좋은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지던트선생님들도 각자가 맞은 업무로 바쁘시겠지만 진심으로 환자를 위해서 환자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검사받은 내용들을 리스트업해서 환자들과 공유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나는 이번에 열흘 동안 보훈병원에 입원해서 열다섯 가지가 넘는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솔직하게 나는 지금까지 무슨 검사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그냥 MRA나 뇌파검사를 받고 매일 혈압을 체크하고 나중에는 혈당체크도 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데이터들을 수치화해서 환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환자들을 사후관리 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들의 진료이력을 DB로 구축해서 의사들이 공유하면서 진료효율 향상과 경비절감에 기여한 것과 같은 이치로 환자들도 자신의 기록을 공유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이글을 쓰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는 괜스레 이런 글 썼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면 나중에 급할 때 보훈병원에 입원도 하지 못할지 모른다고 말리더군요. 그냥 좋은 게 좋다고 남들이 사는 방법으로 살자고 충고합니다. 의사들만 사용하는 전문용어로 설명해야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괜스레 나서지 말라는 충고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의견들이 모여서 세상은 발전하기 마련입니다. 이제 전문분야들 간 경계도 점점 허물고 사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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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중앙보훈병원 민원상담실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하의 민원에 대하여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귀하의 소중한 의견을 경청하여 중앙보훈병원을 내원 하시는 국가유공자분들께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귀하께서 말씀하신데로 진료의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의료진들이 공유하며 환자분들께 자세한 설명을 드릴 수 있도록 검토하여 반영토록 하겠으며, 중앙보훈병원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