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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한국 정당정치 변화의 바람이 부나

by 장복산1 2019. 7. 25.

얼마 전 나는 길을 가다 거리에 게시된 흥미있는 현수막을 하나 만났습니다. 현수막 자체 보다는 현수막에 게시한 글의 내용이 나의 관심을 끌고 있었습니다. 사회적경제와 일자리 만들기 정책토론회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옆에는 더불어민주당 송파갑지역위원장 조재희라는이름과 같이 사진도 게시했더군요. 이제는 한 정당의 지역위원회에서까지 사회적경에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토론을 한다는 사실이 신선한느낌으로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송파협동조합협의회에 단체로 참석할 것을 제안 했습니다. 



어렵사리 찾아간 송파나루역 3번출구 루미파에서는 실망스럽게도 사회적경제관련 정책토론회를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파갑위원회에서 평화학교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당원교육 과정의 강연회였습니다.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인 김종걸교수를 초청해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해서 같이 강의를 들었습니다.


김종걸 교수는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는 과정에 법의 기초를 설계하고 작성하는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한양대학교에서도 글로벌사회적경제학 전공인 것 같습니다. 나는 김교수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아직도 사회적경제에 대한 명확한 개념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사회적경제영역에서 활동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양대학교 구내식당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대학교 구내식당에서도 점심식사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학생이 먹고 난 식판을 다시 들고 가서 밥을 타다 먹는 일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의 제안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 대가로 식권을 받아서 당당하게 점심식사를 하지 못하던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도 식사를 하고 같이 즐겁게 식당에서 일하는 모습과 사회적경제라는 단어가 내 머리속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청년 일자리정책도 정책만 만들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무엇이며, 어떤 일자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청년일자리정책이 얼마나 많은지 공무원들 한 사람당 한 개씩은 청년일자리 정책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에 많은사람들이 고개를 끄떡이며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한 후배가 남인순국회의원 사무실에서도 성공회대학교 유창복 교수를 초청해서 사회적경제와 마을공동체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해서 참석한 일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송파병지구당 위원장인 남인순의원 사무실에서도 당원들이 모여서 솔뫼생활정치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벌써 7기가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창복 교수는 성미산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아주 제미있게 설명했습니다. 그냥 협동조합을 한다고 하면서 조합이 어서 돈을 벌어 자립하는 문제에만 골몰해 있던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음 날은 지하철을 타고 혼자서 성미산마을을 찾아 가 보았습니다. 내가 성미산마을까지 가게 된 계기는 한 정당의 생활정치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최근 나는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변한 것 같습니다. 사실 나는 정치와 특별한 관련도 없었지만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어쩌다 1996년 신한국당 진해지구당 선거대책위원회 기획실장이라는 직책을 맡아서 선거기획을 하면서 정치꾼들을 만났던 것이 정치에 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관심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선거철이 되면 낙하산 공천이 유행하고 공천을 받은 후보자를 따라 다니는 정치꾼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시절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꿈꾸던 정당정치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 보기 어려웠습니다. 정치에 대한 회의감 마져 들더군요.


그리고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20대 총선 때 나는 송파병지역에서 베비라협동조합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구 의원이던 남인순 의원이 민원인의 날을 운영한다는 현수막이 여지저기서 눈에 띄더군요.


그러자 자유한국당 김을동 의원도 경쟁하듯 민원인의 날을 운영한다는 현수막을 여기저기 내어 걸었습니다. 흔히 선거철 선거전략으로 하는 일시적, 전시적 행사라는 생각을 하고 그 때는 무심하게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끝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다 다음 총선을 앞두고 있는 요즘에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에서 진행하는 평화대학이나 솔뫼생활정치대학을 나는 지난 며칠 간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이번에도 선거철에 선거전략으로 하는 일시적, 전시적 행사일 것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생활정치대학에 참여하는 멤버들의 매우 진지한 모습을 보고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당원들이 참여하고 배우려는 열정도 보입니다. 그냥 단순히 얼굴이나 내 밀고 지구당에 눈도장이나 찍으려는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당원이 진정한 주인이되는 지구당위원회는 아직은 아닐 것 같습니다.


솔뫼 생활정치대학이 7기라면 제법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원들이 이렇게 평소에 서로 모이고 소통할 계기를 만들어 소통하면서 정당이 변하고 정치가 변하는 과정일지 모릅니다. 수준 높은 생활속 이야기들을 녹여 내면서 생활이 정치에 합류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생활이 정치고 정치가 우리의 삶을 지켜갈 것 입니다. 중앙당이라는 국회에서는 매일 박터지는 싸움질만 하고 있지만 그래도 지역에서는 당원들이 한 걸음씩 자기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대중매체의 발달과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참여민주주의의 확대, 시민사회운동의 활성화에 의한 환경변화로 정당을 통한 정책실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에 생활정치라는 실험을 통해서 한국 정당정치에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며칠 전에는 자유한국당 송파병지역의 구의원들이 공동으로 민원인이 날을 운영한다는 현수막도 내 걸었습니다. 그냥 선거운동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민원인의 날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려는 정치인들의 진심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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