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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이춘모가 보는 세상 이야기

아직까지는 살만한 세상입니다.

by 장복산1 2019. 12. 22.

요즘 매스컴에서 30대 아버지가 10대 아들과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치다가 곧바로 적발되면서 현대판 장발장이라는 딱한 사연이 전해지자 차가운 겨울의 냉기라도 녹일 것 같은 훈훈한 훈풍이 온 세상에 불고 있습니다. "아침 점심도 다 굶었다고 부자가 그러니까요. 요즘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이런 사연을 이야기하다 눈믈을 훔치며 뒤로 돌아 서는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 이재익 경위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진입하면서 국가별 경제규모를 평가할때 자주 사용하는 통계지표인 GDP 순위 11위 국가입니다. 그러나 돈이 남는 데는 남고 모자라는 데는 모자란다는 불균형문제가 심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을 모아도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는 10억짜리 아파트들이 서울시내에는 즐비합니다. 온 인류를 구원하겠다는 종교도 결국은 돈의 노예가 되어 대형화하면서 부를 세습하는 문제까지 당당하고 정당하게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기독교는 누가 이웃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어, 삶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예수 본인을 직접 만난 것처럼 대하라고 가르쳤다. 고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왼쪽이 송파소방서 이강균 소장관이고 오른쪽이 성동소방서 허영준 소방관.>

                                                     <사진촬영에 열중하는 송파소방서 이강균 소방관>

                                        <입주식에서도 묵묵히 뒤처리만 하는 성동소방서 허영준 소방관>

화재현장에서 불을 끄면서 만난 사람들이나 화재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 만난 사람들의 딱한 사정들을 전하는 성동소방서 허영준 소방관과 송파소방서 이강균 소방관의 숨은 사연들도 세상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성동구 금호동 한 다가구 주택의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성동소방서 소방관들이 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워 화재진화작업을 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2층에서 불을 끈다고 소방호스로 많은 물을 뿌리다 보니 아래층까지 물이 넘쳐 흘러들어 갔습니다. 




다행히 불은 조기에 진화되었지만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뒤처리를 하는 과정에 성동소방서 허영준 소방관이 전해들은 화재발생 가정의 사정이 너무 딱하고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다가구 주택 2층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인 채연희씨 가족은 보일러실에서 발생한 화제원인으로 인해 세입자가 모두 변상을 하고 복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린손자들을 두 명이나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화재피해 복구비 3천여만 원은 고사하고 당장 살아 갈 방법조차 걱정해야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습니다.


                                                 <화재피해복구작업에 동참했던 성동의용소방대장>

    <시계방형으로 성동소방서 현장대응팀 김창섭단장,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이인규 과장, 성동구의회 양옥희, 은복실의원>

                               <화재피해복구완료 및 입주식에서 인사하는 사회적협동조합 기부천사 김순규 회장> 

서로 같거나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는 것을 말하는 유유상종 (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부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화재피해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성동소방서 허영준 소방관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화재 피해가정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결국은 송파소방서 이강균 소방관에게까지 화재피해 가정의 딱한 사연이 전달되었고, 송파소방서 이강균 소방관은 다시 송파 사회적협동조합 기부천사 김순규 회장이 화재피해복구에 나서도록 만들고 말았습니다.


두드리라 그러면 문은 열릴 것이다. 하는 생각으로 작정 없이 화재피해복구 작업을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도움의 손길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에스오일이 기업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하는 지원금 840여만 원이 도착 했습니다. 성동소방서도 119기금에서 2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하고, 성동소방서 의용소방대는 작업자들 식대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성동구청에서도 고려대 봉사동아리 '쿠홉' 을 연결해 주면서 도배· 장판 하는 일이 해결되었습니다. 그리고 소방관들이 모여 입주식도 했습니다.


                                      <화재건물 아래충 은호내집에 2중 창틀을 시공하는 기부천사 회원들>

이렇게 2층에서는 작은 용기가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아래층에서 벌어진 또 다른 딱한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위층에서 소화 작업을 하면서 흘러내린 물이 아래층으로 고스란히 흘러들면서 천장부터 아래층 전체가 홍수를 만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래층에 거주하는 세입자도 딱한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버지가 택배 일을 하면서 12년쩨 아들 은호의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는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송파소방서 이강균 소방관과 기부천사의 김순규 회장이 같이 움직이기 시작 했습니다.


아래층에 사는 은호는 생후 20일 만에 서울 아산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다가 뇌경색 증상으로 병명조차 생소한 안티스롬빈쓰리 결핍증이라는 이상한 병마와 싸우고 있다고 합니다. 생후 60일 만에 다시혈전제거 수술을 받고 12년쩨 재활치료를 하면서 가세도 기울고 이제는 아버지가 택배 일을 하면서 겨우 생활을 꾸려가고 있는 딱한 사정이지만 기초생활수급대상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딱한 사정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법과 현실의 냉혹한 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재활치료를 하고 있는 은호에게 기부천사가 매월 일정금액을 지원하겠다는 기증서 전달>

우선 급한 대로 성동구 의용소방대와 성동구청에 이와 같이 딱한 사정을 전하면서 지원을 요청해서 은호가 따듯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창문을 2중으로 시공하는 작업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송파사회적협동조합 기부천사가 매월 은호에게 일정금액을 전달하기로 약정하고 기증서를 전달했습니다. 유난히도 추울 것 같았던 올 겨울은 그래도 따듯한 온정의 바람들이 불면서 따스한 온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화재피해주택복구 완료 및 입주식에 함께 했던 성동소방서, 성동의용소방대, 성동구청, 성동구의원,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송파소방서, 송파사회적협동조합 기부천사 모두가 아직까지는 따듯하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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