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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버시/이춘모의 일기장

하황산에는 갈대가 흐드러지게 피고있었다.~

by 장복산1 2005. 10. 26.

 

 

 

 

지난 4월 부터다.~

찬바람을 이기려고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고
손에는 검은 장갑을 끼고 매일아침 제황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전에 나는 나이든 어른들이 산을 즐겨 오르는 것을 보고는
내가 저 나이가되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쩌면 나는 내눈에 저렇게 무료해 보이는
산행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해본적이있다.

그런데 어느세 내가 나이들고 무릅에 통증을 느끼면서
아침마다 제황산 산책로를 즐겨찾으면서 체중도 한5kg이 줄고
아침산책을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무척 가벼운기분으로 하루를 맞는다.

아침산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작은 언덕도 할딱거리고 넘어야 했는데
이제 한6~7개월이 흐르고는 제황산 오솔길을 한바퀴 돌아도
숨이 차다는 생각이나 힘든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상쾌하고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지난 여름을 지나면서 몆번이고 좀더 높은 산행을 생각 해 보았으나
솔직히 자신도 없었을 뿐더러 엄두가 나지 않는 차제에 이번에 그런 기회가 왔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칭구와 아침산책 이야기를 하다가 하왕산 이야기가 나왔던것이다.

하황산이라면 제법 오래전에 대학원동기회에서 한번 올라본 기억이있다.
그때는 내가 산행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별다른 운동도 하지 않던터라
하황산을 오르면서 무척 힘들어 했다는 기억과 동료들이 나를 기다려주던 기억~
그리고 마지막 옥천사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마셔본 막걸리맛이 아직 기억에 살아있을 뿐이다.

다시 찾은 하황산은 내 기억과 많은 차이가 나는 듯 했다.
당시에도 국림공원이었는지는 모르나 기억에 없는 국립곡원 간판이 보이고..
주차장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 모습도 기억에는 없던 모습이다.

오르는 길도~
한참을 걸어도 아스팔트가 깔리고 농산물 특판장이니..쉼터니 하면서
오르는 길목마다 집들이 들어선 모습도 낫설다.

왼쪽으로 흐르는 물길도 예전같이 자연스러운 맞은 사라지고
인공으로 조성한 폭포와 물길을 가로지르는 인공 다리들...
자연 휴양림을 핑계한 인공 조형물들과 각종 운동기구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통나무로 만든 계단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앙상한 쇄말뚝만 삐쭉삐쭉 나온 모습들이
흉물스럽기도 하지만 어쩌다 사람이 걸려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가쁜숨을 몰아쉬며 올라간 하황산 정상에는
하얀 갈대들이 흐드러지게 피면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산마루를 뒤업고 바람에 휘날리는 갈대의 모습은 변하지 않은듯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나 장이서게 마련인지~~?
여기도 넒은 공간마다 비닐장판이 깔리고 막걸리에 파전, 컵라면이 팔리고 있었다.

정상을 오르며 에너지를 소비한 탓도 있겠지만 점심시간도 가까워진 터라~
막걸리 한병에 파전하나가 유혹하는 손길을 뿌리키기 힘들었다.
막걸리를 마시는 동안 파전을 파는 아주머니가 외치는 소리가 무척 신경에 거슬린다.

더덕막걸리나..조껍데기막걸리 있습니다.~~하며 외치는데...
자꾸 내귀에는 x껍데기술이라고 들리는 이유는 무었일까~~? ㅎㅎㅎ

나는 오늘 조껍데기막걸리는 마시지 몬했지만~
더덕향이 풍기는 막걸리 한잔에~
마음씨 넉넉해 보이는 창녕아줌씨가 넉넉히 담아내는 미나리 파전을~
마음껏 먹고 마시며 하황산마루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갈대를 바라보며 하루를보넸다.

오늘 하황산에는 갈대가 흐드러지게 피고있었다.~~

그리고 그갈대밭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그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공급하는
판매망이 구축이 되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나도 내가 판매하는 제품들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그들은 지금 내가 접속 해 있는 on-Line의 어느 한 끝에서 나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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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일부터 3박4일간 일본여행을 떠난다.
아마 다음주가 시작이 되어야 다시 이 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